[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인공지능(AI)은 저비용 예측 및 발견의 기술이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보원인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탐구해 패턴을 파악하고 예측한다. 오늘날 AI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예측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어떤 제품을 추천할 것인지, 어떤 광고를 보여 줄 것인지, 그 사진 속의 어떤 이미지인지, 그 다음에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 이 모든 것이 자동화된 예측이다.

인공지능이 우리를 어디로, 어떤 속도로, 어떤 궤적을 따라 데려갈 지는 불확실하다. 물론 이 기술이 일자리, 사생활, 심지어 정치에까지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AI는 농업부터 예술까지 사실상 거의 모든 분야 속으로 힘차게 행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다섯 가지 산업을 예로 들었다.

▲ 네덜란드 마크탈 로테르담(Markthal Rotterdam)에 있는 코네(KONE)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는 인공지능으로 실시간 운영 데이터를 제공해 관리자들이 유지보수 및 수리 작업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출처= KONE

중장비

전세계 60개 이상의 국가에서 약 10억 명의 사람들이 매일 핀란드의 코네(KONE)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에 이용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형 탑승 장비는 중장비를 제작하고 서비스하는 회사에서 AI가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핀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다국적 기업은, IBM의 왓슨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회사가 만든 장비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저비용 센서, 무선 통신, 클라우드 컴퓨팅, AI 소프트웨어 같은 기술적 요소들이 결합돼 오늘날의 변화를 가능케 했다.

코네가 만드는 새 기계들은 각종 센서와 무선 링크를 사용해 제작되고 있으며, 기존에 설치된 구형 장비도 새 기술을 장착해 개조하고 있다. 회사의 모든 장비는, 진동, 수평 조정, 제동, 온도, 도어 열림, 화물 중량 등을 측정해 이 모든 데이터를 매초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한다. 

기계가 보내는 모든 데이터가 AI 소프트웨어에 입력되면, AI는 기계가 고장 나기 전에 유지보수 또는 새 부품이 필요하다는 예고 신호를 찾아낸다. 코네의 래리 워시 부사장은 고장 신고가 들어오면(또는 정비 일정에 따라) 출동하는 수동적 서비스에서 사전에 고장 및 수리 신호를 받아 고장을 예측하는 능동적 서비스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술을 적용한 엘리베이터의 시험 결과는 고무적이다. 전통적으로 정비 일정에 따라 정비되는 엘리베이터보다 고장 발생 건수가 25%, 고객 불만 신고 건수가 60% 줄었다.

▲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스타트업 루트 보험(Root Insurance)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우량 운전자의 보험료를 깎아준다.   출처= Root Insurance

보험

오하이오주 콜럼버스(Columbus)의 스타트업 루트 보험(Root Insurance)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자동차 보험의 가격을 보다 정확하게 산출한다. 이 회사의 알렉스 팀 최고경영자(CEO)는 (사고를 덜 내는) 우량 운전자들은 그들이 내야 할 돈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사고에 책임이 있는, 전체 운전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불량 운전자들에게 더 많은 보험금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팀 CEO는 현대 기술을 이용하면, 우량 운전자들에게는 한 달에 최고 100달러까지 자동차 보험료를 감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루트를 창업했다. 실제로 회사는 이 방식을 채택하고도 아직까지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 루트의 자동차 보험 앱은 2016년 가을에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미 전역 20개주로 확산되었다.

루트는 스마트폰의 센서를 이용해 자동차의 위치, 가속, 제동, 회전 등을 일일이 측정한다.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똑똑한 AI 소프트웨어가 운전자가 무리하게 차선을 변경하는지, 앞차와의 안전 거리를 무시하는지, 심지어는 운전 중 문자를 보낸다든지 하는 위험한 운전 행동을 분석한다.

고객은 루트 앱을 다운로드 받고 보통 2, 3주 동안 테스트 드라이브 기간 동안 모니터링 된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알고리즘적이 이 운전자가 안전 운전자인지 여부를 판단한다.

팀 CEO는 "우리 알고리즘은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사고를 훨씬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 CEO는 “회사는 자체 위험 분석을 위해서만 데이터를 수집한다. 지금까지도 데이터를 외부에 유출하거나 팔아 넘긴 적도 없거니와, 앞으로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AI 아티스트 진 코간은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웹에 있는 수 많은 사진을 학습한 후 이 사진들을 자체 버전으로 재정렬했다. 그는 "사물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이미지화하는 것이 신경망"이라고 설명한다.   출처= Gene Kogan

예술

지난 2015년 유튜브에 연에인 얼굴이 강아지 얼굴로 기묘하게 모핑(morphing, 컴퓨터 그래픽스로 화면을 차례로 변형시키는 특수 촬영 기술)되는 동영상이 게재돼 디지털 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환각적 이미지가 뛰어났을 뿐 아니라, AI 프로그램인 구글의 딥 드림(Deep Dream)의 소행이었기 때문이다.

딥 드림은 소위 신경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수백만 개의 이미지를 소화하고, 시각적 패턴을 파악한 다음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데, 이는 일종의 심미적 예측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많은 컴퓨터 아티스트들이 AI를 사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쌍방향 시각적 경험을 설계하며, 기계 지능을 탐구한다. 그들의 작품은 컴퓨터 과학자들과 예술가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공유되는 풍부한 AI 소프트웨어 덕분에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AI 아티스트 진 코간은 자신의 프로젝트인 '딥 제네레이터 네트워크의 실험들’(Experiments with Deep Gener ator Networks)'에서,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웹에 있는 수 많은 사진을 학습한 후 이 사진들을 정원의 정자(亭子), 언덕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한 다음 자체 버전으로 재제작했다.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의 상주학자인 코간은 "정자나 언덕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이미지화하는 것이 신경망"이라고 설명한다.

컴퓨터 예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존재해 왔다. 우리는 헐리우드 영화의 특수 효과나 디지털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경이롭고 환상적인 기적 같은 이미지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소프트웨어가 강력한 기능을 가진 연필이나 붓 역할을 하지만, 여전히 (스스로의 학습이라기 보다는) 인간 예술가에 의해 확고하게 통제되는 컴퓨터 보조 디자인에 더 가깝다.

현대 AI는 그것과는 다르다. 카네기 멜론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전자 예술을 가르치는 골란 레빈 교수는 “오늘날 우리는, 인간의 지식과 지능과 너무나 흡사한 도구를 가지고 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