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삼성생명이 지난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으로 신용리스크가 3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올해 주주환원 비율도 높아진 동시에 지급여력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자본정책 방향성에서도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가 부진으로 신용리스크가 높아졌지만 삼성전자 지분 1%대 매각으로 1년간 3000억원의 리스크가 줄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2018년 말 삼성생명은 금리 인상기조로 유가증권 평가손익이 감소했지만 RBC비율은 4%포인트 줄어든 314%를 기록했다. 신용리스크는 보험사의 건전성 기준인 지급여력(RBC) 비율에서 요구자본에 해당한다.

◇ 삼성생명, 전자지분 매각으로 세후 7900억원 이익 생겨…주주환원도 강화

삼성생명은 전자지분 매각으로 세후 7900억원의 이익에 더해 일회성이익이 증가했다. 지분 매각 배경은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10%이상(금산분리법 규정) 높아질 우려가 있어 그 비율만큼 매각한 것이다.

 

삼성생명과 함께 삼성화재도 삼성전자 소유 주식을 일부 매각했지만 추가 처분 가능성도 열려있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대를 보유 중이지만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IFRS17)에 따른 자본확충과 향후 금융그룹 통합감독규정 시행 및 보험업 개정으로 삼성전자 지분 추가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지난해 삼성생명 순이익 1조6640억원 중 삼성전자 주식 매각이익은 세후금액으로 7900억원 발생했다. 부동산매각이익이 1970억원을 기록하는 등 1년간 일회성이익으로만 9870억원에 달했다.

삼성생명은 이러한 비경상적인 이익을 이사회에서 주주환원에 쓰기로 했다. 올해 배당재원으로 전자지분(7900억원)과 경상이익에서 발생한 이익잉여금을 토대로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특히 주가 안정을 위해 전자 지분 매각 이익을 모두 환원하지 않고 3년에 걸쳐 분할하기로 했다. 이에 30%는 올해 주주환원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2년에 걸쳐 분할지급한다.

◇ 보험금 지급여력비율 314%로 건전성 자신감 확보…올해 자본정책 방향은?

삼성생명의 현재 지급여력비율은 314%로 생명보험사 평균 272.05%를 크게 웃돈다. 자본총계는 30조5054억원으로 2017년 결산 31조1215억원 대비 2% 하락했지만 지급여력은 충분하다.

▲ 출처=삼성생명

삼성생명은 이러한 지급여력을 바탕으로 올해 회계기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22년 도입되는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시스템을 2020년에 미리 오픈한다. 중·소 보험사들이 자본여력이 부족해 준비에 매진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또한 보장성보험 신계약 판매를 통해 이익을 지속 확보하고 장기채권 매입을 지속 매입해 자산-부채 듀레이션갭을 축소할 예정이다. IFRS17 도입에 앞서 투자부문에서는 장기채 확보를, 보험영업에서는 보장성 집중에 현재의 자본여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여기에 경상이익의 50% 범위 내에 배당을 하고 이후에도 글로벌 선진기업 수준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업계가 2022년 회계기준 도입에 앞서 현재 이익잉여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상황과 달리 삼성생명은 보유한 이익잉여금(15조5479억원)으로 배당을 지급하겠다는 자신감을 표출한 셈이다.

삼성생명 측은 올해 자본정책 방향성에 대해 “2022년 신지급여력기준(K-ICS) 도입 시 충분한 자본여력을 보유하는 게 목표”라면서 “2020년 중에 IFRS17시스템도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