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국제유가가 26일(현지시각) 급락에서 선회해 소폭 상승했다. 전거래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한 ‘석유수출국기구(OECD) 유가 인하’ 압박 효과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OPEC은 아랑곳 않고 4월 이후로도 감산 정책을 이어나갈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0.05%(0.02달러) 상승한 배럴당 55.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0.91%(0.59달러) 상승한 65.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OPEC이 유가를 인상하고 있다고 비판한 전거래일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너무 많이 오르고 있다. OPEC은 제발 진정하라”면서 “세계는 높은 유가를 감당할 수 없는 취약한 상태”라고 말했고, 이에 따라 전거래일 유가는 3%대로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TI가 70달러 선을 넘는 등 급등을 보인 지난해 유가에 대해서도 OPEC을 압박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기준으로 “미국의 압박이 이어지더라도 OPEC의 감산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시장의 진정을 예견했다.

반면 OPEC은 기존의 감산 정책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OPEC 관계자는 원유공급 증가,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현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4월 이후로도 감산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OPEC과 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OPEC+(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당시 올해 6월까지 감산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오는 4월에는 그 이후의 감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현재 OPEC의 공급 정책을 바꿀 만한 요인이 없다”면서 유가의 상승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을 좌우하는 상황 또한 지속해서 연출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전날 전문가들은 일부 국가와 기업에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의 추가 면제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고, 그 근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밥 야거 미즈호 증권 선물부문 이사는 유가 하락에 트럼프 발언의 영향력이 지대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