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의 2019년 e스포츠 계획을 발표했다. 출처=에픽게임즈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의 2019년 e스포츠 대회 상금 규모로 1억달러(한화 약 1120억원)을 내걸면서 e스포츠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가장 많은 상금 규모를 기록한 게임은 밸브에서 개발한 ‘도타2’로, 2018년 한 해 4126만달러(약 463억원)를 기록했다. 포트나이트는 1996만달러(약 252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상금 규모가 5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에픽게임즈가 판을 키우며 포트나이트로의 프로·아마추어 유입자가 증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솔로 우승 상금 33억 '로또 경기' 포트나이트 월드컵

에픽게임즈가 올해 메인 대회로 내세운 건 '포트나이트 월드컵'이다. 그 외에 파트너사와 함께 여는 크고 작은 여러 번의 대회를 연다. 포트나이트 월드컵은 에픽게임즈가 직접 여는 대회로, 4월 13일부터 6월 16일까지 총 10차례의 주간 온라인 매치를 거친다. 이 기간 동안 매주 100만달러(약 1억2000만원)의 상금이 분배된다. 눈여겨볼 점은 참가에 제한이 없어 프로 선수가 아니어도 누구나 나이 등 요건을 충족하면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트나이트가 전세계 약 2억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많은 유저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에픽게임즈 측은 “충분한 서버를 운영해 엄청난 숫자의 참가자들을 수용하도록 준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온라인 예선을 통해 솔로 플레이어 부문에서 상위 100명과 듀오 부문 상위 50팀을 뽑는다. 총 200명의 플레이어가 결승에 진출한다. 결승전은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다. 총상금은 3000만달러(약 336억원) 규모로, 이례적이다. 이 단일 대회는 웬만한 주요 e스포츠 종목의 연간 총상금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에픽게임즈는 월드컵 솔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300만달러(약 33억6000만원)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로또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승전에 진출한 모든 플레이어는 최소 5만달러(약 5600만원)를 획득하게 된다. 듀오 부문 상금은 아직 발표된 바 없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월드컵에서 '배틀로얄' 모드가 아닌 다른 모드의 이벤트 경기도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e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올해 말까지 매주 100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토너먼트가 열릴 예정이다. 이 같은 대회에는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이 이루어진다. 에픽게임즈는 올해 다양한 방식으로 e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올해 말까지 매주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토너먼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토너먼트에는 배틀로얄 모드를 비롯한 다양한 모드와 형식이 도입된다. 또한, 에픽게임즈는 선정된 파트너사에 토너먼트 운영툴과 상금을 지원하여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포트나이트 e스포츠 경기를 진행할 계획이다.

모든 포트나이트 경쟁전에는 13세 이상, 또는 상금을 획득할 수 있는 국가별 법정 나이 이상의 플레이어만 참가할 수 있으며, 청소년 참가자들은 부모 또는 법적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에픽게임즈 측은 대회를 진행할 플랫폼에 대해서는 확답을 주지 않았다. 포트나이트는 PC, 콘솔, 모바일 등의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하다. 다만 경기력은 PC 플랫폼에서 가장 극대화 되는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주력은 PC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포트나이트 상금 규모, 2019년 단숨에 1위 될 듯

 
▲ 2018년 글로벌 e스포츠 상금 규모. 출처=The Esports Observer

e스포츠 분석 사이트 더 e스포츠 옵저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상금 규모를 기록한 종목은 도타2였다. 2위인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2247만달러)와의 격차가 꽤 큰 편이다. 포트나이트는 1996만달러로 집계되며 지난해 세 번째로 많은 상금 규모를 기록했다. 포트나이트는 2018년 스트리머와 유명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며 크게 흥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에픽게임즈는 큰 규모의 e스포츠 대회를 열 수 있었다.

국내 유저들에게 익숙한 리그오브레전드는 2017년 대비 2018년 상금 규모를 키워 총상금 규모는 1412만달러(158억원)를 기록했다. 배틀로얄 장르에서 경쟁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는 673만달러(약 75억원)로 집계됐다. 펍지는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대회인 PGI 2018에서 총상금 200만달러를 내걸며 주목받았다.

오버워치의 상금 규모는 670만달러(75억원)로 집계됐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오버워치의 상금 규모를 전년 대비 거의 2배로 올렸다. 오버워치리그(OWL 2018)는 350만달러 규모로 대회를 열었다. 스타크래프트2의 지난해 상금 규모는 453만달러(51억원)로 기록됐다. 10만달러 규모의 대회가 12개 정도 있었고 블리자드가 운영하는 스타크래프트2 월드챔피언십 규모는 140만달러 수준이었다. 

주요 e스포츠 게임들의 지난해 상금 규모를 보면 에픽게임즈가 올해 발표한 포트나이트 대회의 상금 규모가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에픽게임즈가 지난해 1억달러 규모의 상금을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이를 준비해 프로 구단을 창단한 곳도 있다. 

국내 포트나이트 영향력 커질까?

국내에서 '포트나이트'라는 게임의 입지는 아직 크지 않다. 일반 유저에게도, 프로판에도 그렇다. 에픽게임즈가 지난해 말 PC방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한 이후에도 유저의 이렇다 할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포트나이트 프로팀 현황도 미미하다. 국내에선 스틸에잇, 클라우드9, 오피게이밍, 루나틱하이 정도가 있다. 게임이 출시된 지 아직 2년이 채 되지 않은 데다가 우리나라에선 비슷한 장르 게임인 배틀그라운드가 활약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포트나이트에 도전할만한 매력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면 전망은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번에 발표한 포트나이트 대회는 전세계 누구든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프로 지망생뿐만 아니라 일반 유저들의 유입 증가도 기대해볼 만하다. 

국내 게이머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에픽게임즈가 2018년 주최한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에서 한국의 정신우 선수(신우)는 '포트나이트 프로암' 등의 대회에 출전했던 글로벌 랭커들을 누르고 솔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정신우 선수는 PC방 예선을 통해 대회에 참가했다. 2위와 3위도 각각 한국인 선수인 ‘밀피’ 이학준 선수와 3위 ‘피터팬’ 이종수 선수가 차지하며 국내 선수들의 실력을 증명했다. 

e스포츠 업계 한 관계자는 에픽게임즈의 대회 계획 발표로 국내 포트나이트 프로게이머가 많아질지에 대해 "아직까지는 국내에 포트나이트 프로 지망생이 많지 않고 FPS 장르에선 주로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에 몰리고 있다"면서 "최근엔 에이펙스 레전드로도 선수들이 옮겨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회 규모가 이례적으로 큰 만큼, 게이머 풀이 많아질 수 있는 계기는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회에 프로와 아마추어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종목의 월드컵은 잘하는 프로팀에 시드를 배정하고 본선으로 가는 시스템인데, 포트나이트 월드컵은 공정성에 좀더 초점을 맞춰 실력 있는 사람이 예선을 뚫고 올라올 수 있는 구조인 것 같다"면서 "다만 올해 대회가 흥하고 스타 플레이어와 팀이 생겨나면 내년엔 시드 배정을 통한 방법도 추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