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미래에셋대우는 해외사업을 확대함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의 실적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지표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2월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미래에셋대우의 신용등급을 AA,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평가 근거로 ▲국내 최상위권의 시장지위 ▲사업구조 및 지역적 다각화 ▲이익 변동성 확대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구(舊)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으로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과 함께 초대형 IB에 오른 증권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 64조5000억원, 자기자본 8조2000억원으로 총자산과 자기자본 기준으로 증권사 중 국내 1위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기업의 자기자본 중위 값은 4조4000억원이다. 2위인 NH투자증권과 비교했을 때도 3조2000억원 정도 차이가 난다.

압도적 자기자본 규모는 증권사 주요 사업부문의 시장점유율 1위와 연결된다. 증권사의 주 사업부문은 ▲위탁매매(Brokerage) ▲자산관리(Asset Management) ▲투자은행(Invest Bank) ▲자산운용(Trading)이다.

위탁매매 주요 지표인 수탁수수료 시장 점유율은 11.6%로 1위다. 자산관리 부문의 시장점유율은 17.4, IB 부문은 10.1%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 미래에셋대우 주요 사업 부문 성과. 출처=한국신용평가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IB부문은 M&A 자문, IPO 등 장기간 축적해온 구 대우증권의 업무경험과 확대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지위 강화가 예상된다”며 “특히 자본 규모에 따른 차등적인 업무확대를 허용하는 초대형IB 육성정책에서 자본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이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필연적 선택, 해외진출

파이를 나눠먹는 한국 증권시장 특성상 자산운용(Trading) 부문을 제외한 3개 사업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더라도 자산의 효율적 운영은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초대형 IB와 비교한 ROA, ROE로 나타난다. 두 지표는 총자산 혹은 자기자본과 이익을 비교한다. 이익은 분자, 총자산(혹은 자기자본)은 분모다. 미래에셋증권은 비교 대상 중 ROA·ROE 모두 꼴찌다. 어쩔 수 없다. 국내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 초대형 IB의 주요 지표. 출처= 한국신용평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미국▲영국▲브라질▲중국▲홍콩▲싱가포르▲인도네시아▲베트남▲몽골▲인도 등 10개국에 진출해있다.

위탁매매(Brokerage), IB, PBS(Prime Brokerage Service) 등 증권사 본연의 사업 부문을 해외 법인에서도 운영 중이다. 추가적으로 해외국채와 부동산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국내에 공급해 네트워크 효과도 누리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의 해외 영업이익 중 75%를 미래에셋대우가 냈다.

지난해 10월 유의동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해외 진출 국내 증권 15개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6607만달러(약 734억원)로 조사됐다. 이 중 미래에셋대우가 497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투자를 하면 바로 가시적인 효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다만 금융도 수출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격적 투자 속 리스크 관리
 

나이스신평은 지난해 12월 27일 미래에셋대우의 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췄다. ▲해외사업 확대로 인한 지표 하락 ▲공격적인 투자성향으로 재무부담 확대 ▲이익창출력 차별화 미흡을 언급했다.

해외사업 확대는 영업용 순자본 감소를 야기한다. 영업용 순자본은 자기자본에서 고정자산을 뺀 금액이다. 건물, 토지, 비품 등을 투자하면 고정자산이 증가, 영업용 순자본은 감소한다. 즉, 고정자산 매입은 영업용 순자본 차감과 이어진다.

해외사업 등을 위해 고정자산을 투자한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용 순자본 차감항목은 2016년 말 3.5조원에서 지난해 9월 말 5.8조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영업용순자산 비율(NCR)의 차감으로 이어졌다. 별도 기준 지난해 9월 말 미래에셋대우의 NCR은 474.6%로 2016년 말 1702.4%보다 크게 하락했다.

영업용 순자본 비율(NCR)은 소위 ‘증권사판 BIS비율’로 불린다. 영업용 순자본(분자)을 총위험액(분모)으로 나눈 비율이다.

IMF 이후 부실증권사 퇴출·정리를 위한 지표로 활용됐다. 대표적인 증권사 재무건전성 지표다. 현재 증권사는 금융감독당국의 권고 비율인 NCR 500%의 완화를 금융당국 측에 요구 중이다.

우발채무 등 총 위험액 관리는 하락 속도 조절을 이끌고 있다. 역사적 산물인 NCR 비율을 존중하는 가운데 해외 사업을 확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험 관리는 발생 부분의 조기 비용화와 발생 가능성 조기 차단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인 요주의 이하 여신 중 비용화(충당금)하지 않은 비율은 2016년 말과 비교해 1/16으로 줄었다. 후자인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37.9%로 업계평균인 63.7%보다 크게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 미래에셋대우의 요주의이하여신-충당금 대비 자기자본 비율. 출처= 한국신용평가
▲ 미래에셋대우의 우발채무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