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018년 실적에서 어닝 쇼크를 기록해 주목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판매 중인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제품 모습. 출처=셀트리온헬스케어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018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이 급감하고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하는 등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유럽 파트너사가 2017년 확보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초도물량 판매 후 지난해에 2019년 판매용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파트너사와의 재계약 등을 목표로 공급 조절을 하고 있어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어 주목된다.

셀트레온헬스케어 ‘램시마’ 재고 조절…‘트룩시마’ 비중 감소?

2018년을 기준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유통하는 제품의 비중은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58%,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트주맙)’ 24%, 트룩시마 16%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 매출의 약 22%를 미국에서 확보하고 있다. 미국에서 램시마 주문은 2017년 3분기부터 2018년 2분기까지 약 1년 동안 없었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램시마 매출이 발생하면서 2016년 파트너사의 초도물량 확보로 발생한 재고는 소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의 영향에 따른 과도한 변동대가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의 램시마 가격은 유럽보다 비싸므로 미국에서 판매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이익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 유통에서 초도물량이 급격히 발생한 후 줄어드는 이유로는 유럽 바이오의약품 시장 특성이 꼽힌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등을 판매하는 방법은 대개 입찰경쟁을 통한 것”이라면서 “입찰기관은 경쟁에 뛰어든 기업이 확보하고 있는 안전재고 물량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유럽 파트너사는 유럽입찰 기준에 맞춰 9~12개월 동안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의 재고 물량을 유지하고 있었다.

▲ 램시마 유럽 주요국 시장점유율(단위 %). 출처=셀트리온헬스케어, 아이큐비아(IQVIA)
▲ 레미케이드와 램시마 유럽 시장점유율(단위 %). 출처=아이큐비아(IQVIA) 유럽 28개국 기준.

램시마 재고 물량이 많다는 논란은 이전부터 지속됐다. 이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램시마를 공급하는 셀트리온 제1공장이 증설을 위해 램시마 생산 일부를 중단하면서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은 제1공장은 2019년 상반기까지 일부분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은 약 1조6969억원으로 전년 1조5748억원에 비해 약 122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 2, 3분기 모두 재고자산이 증가했으나 4분기에는 542억원 감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증가한 재고는 주로 트룩시마와 허쥬마다.

램시마는 3분기부터 공급이 중단되면서 약 2000억원 규모의 재고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램시마 재고감소는 원가율 감소로 이어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이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려했던 램시마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영업익 감소, 재고자산 평가손실에 따른 것 아냐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018년 영업이익 감소가 재고자산 평가손실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 파트너사와 재고 조정을 하면서 매출채권 회수 기일을 늘리는 등 조건부 변경에 따라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파트너 유통기업들이 램시마 등 제품을 갖고 있을 때 값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납입해야 하는 기간은 늘려주고, 대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물건 가격을 높여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기존에 현금흐름이 중요했다. 빨리 빨리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데 초점을 뒀던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는 램시마, 트룩시마 등이 유럽 시장에 자리를 잡고, 허쥬마도 계획대로 시장에 잘 진입했으므로, 현금을 조속히 회수하기 보다는 수익성을 높이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자산 추이(왼쪽)과 지역별, 제품별 매출액. 출처=셀트리온헬스케어, 하나금융투자

다른 시장 분석가는 “파트너사들이 2018년도 4분기에 재고조정을 했으므로 다시 올해에 셀트리온헬스케어로부터 제품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으로부터 원료의약품 수준을 구매, 가공해서 최종 완제의약품으로 만들어서 파트너사에 넘기므로 제품 재고는 얼마 안 된다. 완제품 재고자산은 약 149억원 규모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한 원료의약품의 유통기한은 약 4~7년으로 이를 다시 완제의약품으로 제조할 시 유통기한 약 3~5년이 늘어난다. 최대 약 10년까지 제품을 유통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는 “제품 재고를 약 10년 동안 조정‧관리할 수 있는데, 이번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영업이익 감소가 재고자산 평가손실 때문이라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면서 “이렇게 크게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일어나면 공시 의무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영업이익 감소는 공시한대로 시장가격 인하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파트너사 재고조정에 따른 일시적인 매출 감소,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 직판을 위한 해외법인 설립과 허쥬마, 트룩시마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판매관리비가 증가한 것에 따른 것”이라면서 “램시마 SC 직판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유통망을 확대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올해 저력 보여주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트룩시마는 다른 경쟁기업이 아직 없어 램시마와 유사한 급격한 가격하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업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8년 3분기를 기준으로 트룩시마는 유럽 시장에서 약 35% 비중을 확보했다.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트룩시마는 올해 50% 이상 시장 점유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참고로 오리지널 제품인 로슈 ‘리툭산’의 유럽 매출은 전년대비 약 49%로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트룩시마의 미국시장 진출은 올해 하반기를 기다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 트룩시마 유럽 시장 점유율(단위 %). 출처=셀트리온헬스케어
▲ 트룩시마 유럽 주요국 시장 점유율(단위 %). 출처=셀트리온헬스케어

경쟁 제품과 유사한 시기에 출시된 허쥬마는 유럽시장에서 경쟁 제품 대비 시장 점유율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선 애널리스트는 “허쥬마는 국가별로 차이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가격이 낮고 물량이 많은 영국에서의 점유율이 3%로 다소 미미한 수준이다”면서 “유럽에서의 허쥬마 평균 점유율은 약 6%로 추정된다. 최근 프랑스에서 대규모 입찰을 따내면서 4분기부터 시장 점유율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허쥬마 오리지네이터인 ‘허셉틴’이 SC제형을 출시, SC제형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시장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증가했고, IV제형인 퍼제타(성분명 퍼투주맙)와의 병용이 표준요법이 되면서 허셉틴 SC 제형 경쟁력이 약화돼 허쥬마는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아시아-중남미 성과와 특이사항. 출처=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시장 확대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지만, 기타 다른 국가들에서도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단일 국가로 미국 다음으로 시장규모가 큰 일본에서 관찰임상, 병원기부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램시마 시장 점유율을 지속해서 확대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램시마 점유율은 올해 1월을 기준으로 약 10%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국가들은 국가 입찰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페루,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에서는 독점 입찰계약을 체결해 시장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또 올해 대만과 중동 국가들로도 진출, 오리지네이터의 고가 정책으로 시장 확대가 제한적이었던 이머징 국가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해 전체 시장파이를 확대하면서 이를 점유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