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교보생명이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가운데 금리 등 관련 변수가 늘고 있다. 유보금을 감안해도 최대 6조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이 오는 9월 IPO를 목표로 상장 주관사를 선정해 놓은 상황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부채적정성평가(LAT)와 이차역마진 규모, 자회사 실적 등에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이 곧 증자를 의미하기 때문에 교보생명이 각종 위험요소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는 후문이다.

◇ 금리상승에 금리확정형상품 결손규모 감소…이차역마진은 증가 전망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교보생명은 1990년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고금리의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을 판매하면서 해당 상품을 보유한 고객에게 현재까지 높은 이율을 보장 중이다. 하지만 저금리 장기화로 보증이율보다 투자이익률이 낮아져 해당 상품의 책임준비금 결손이 장기화되고 있다.

금융 당국은 매년 상·하반기에 실시하는 부채적정성평가(LAT)를 통해 금리확정형상품과 변액보험 등에 책임준비금 규모를 산정해 추가 준비금 적립 규모를 파악한다. 교보생명은 과거 저축성보험과 연금 판매 비중이 높아 해당 책임준비금 결손(추가적립)금이 2017년 2분기까지 확대됐다.

금리가 오를수록 과거에 팔았던 고금리상품 보증이율 차는 좁혀진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금리 인상으로 이러한 금리 역마진이 다소 해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 상반기에 책임준비금 결손금이 8조9427억원에 달했으나 하반기는 5조7000억원대로 줄었다.

교보생명은 금리인상 시기에 최대한 금리확정형 상품의 결손금이 축소되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보험업계는 LAT평가에서 발생한 결손금이 다른 상품의 잉여금과 상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회사가 책임준비금을 추가 적립하지 않아도 되지만 새로운 회계기준(IFRS17)에서는 불가능하다. 새 기준이 도입되는 2022년이면 모든 보험사가 세부 상품별로 발생한 결손금을 추가 적립해야 한다. 교보생명도 상장 전 결손금 추가 적립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

향후 미국 정책금리 인상이 멈추거나 인하 기조로 돌아선다면 예상보다 책임준비금 결손 규모가 높아질 수 있어 자본확충 금액을 유동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이차역마진에 따른 지급여력(RBC)비율 하락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보생명은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앞서 2017년 하반기에 만기보유금융자산으로 설정된 채권 29억7000만원을 매입·매각이 자유로운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재분류해 평가 위험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기조로 채권평가손실액이 증가하면서 자본총계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교보생명의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 규모는 3215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업계 2위인 한화생명의 채권 평가손실 2739억원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해 장기채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차역마진이 증가도 증자규모에 반영될 전망이다.

교보생명을 포함해 대부분의 생명보험회사는 지난해 장기채권 확보를 위해 해외유가증권 비중을 크게 높였다. 교보생명 지난해 11월까지 확보한 해외유가증권은 15조1224억원으로 업계에서 한화생명(24조2460억원) 다음으로 많이 보유했는데 이 과정에서 환 헷지 위험도 발생한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통화 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실액이 3132억원으로 전년 289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아 교보생명도 향후 결산실적에서 시장금리 변동이 반영될 것으로 예측된다.

교보생명은 금리 인상 시점에 지난해 자본확충을 한 차례 유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교보생명은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해외 발행을 추진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향후 추가 발행과 관련해 교보생명 측은 “해외발행을 추진했으나 현재로서는 IPO에 집중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 현재 내부유보금이 6조원에 달하지만 책임준비금 결손금과 향후 금리변동에 따른 증자 규모를 감안할 때 최대 6조원 이상 필요한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