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경매 부동산 ‘귀한 몸’

#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자영업을 운영하는 김〇〇씨(56세)는 지난해 말 상가를 경매로 낙찰받았다. 경기 고양시 행신동에 위치한 1층 36㎡ 근린상가를 감정가 2억1000만원에서 1회 유찰한 후 1억87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 89%로 고가 낙찰이었다. 이유는 아파트 단지에서 인근 상권으로 이어지는 초입에 있어 입지여건이 뛰어나기 때문. 낙찰 후에 두 달 만에 미용실에 세를 줘 현재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65만원을 받고 있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수익률은 5%를 넘는 수준이다.

요즘 김 씨처럼 은퇴 전후의 중장년층들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을 시세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경매 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하지만 매달 월세 수익을 올리기는커녕, 임차인을 찾지 못하는 값싼 매물들을 낙찰받았다가 애를 먹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경매시장에서 수익형 부동산을 잘 골라 투자하는 노하우를 알아보자.

사실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서 은퇴 후에 월세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예전에도 많았다. 그러나 베이비부머가 늘고 고정수익을 바라는 젊은 층 수요마저 늘면서 현재는 갈수록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경매시장은 자금여력을 가진 중장년층들의 월세 받는 수익형 부동산 입찰에 대한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점차 위축되고 있지만 여전히 초저금리 시대로 유지되면서 오래 전부터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경매에 응찰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특히 자산 가치 상승과 임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경매 상가는 으뜸으로 대접받으면서 경매시장에서 최고의 귀한 몸으로 탈바꿈했다.

 

근린상가 기존 영업권 인수해 장점

수익형 경매 부동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량이 꾸준히 늘고 낙찰가율은 소폭 낮아져 투자자에게 유리한(?) 경매 통계를 보이고 있다. 근린상가의 경우 2018년 상반기 월평균 낙찰가율 69%, 물건수 매달 평균 900여건이던 것이 2019년 들어 매달 낙찰가율 62%, 물건수 1100여건으로 늘었다. 특히 경매 투자자들이 관심 갖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매물이 지난해 대비 5% 이상 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한 달이면 상가 등 경매 물량이 약 2000~3000건 입찰에 부쳐진다. 특히 30~50㎡의 소형 상가의 경우 매달 1000여건씩 입찰 진행된다. 다만 진짜 좋고 투자성 있는 경매 물건은 약 20~30% 안팎이라고 보면 된다. 경매에 부쳐지는 상가를 고를 때는 상권도 중요하지만 왜 경매 시장에 나왔는지 따져보고 직접 운영, 임대할 경우 장사가 잘될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상가 경매는 권리금 없이 기존 영업권을 인수한다는 이점도 있어서 투자 메리트가 높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젊은 층 생계형 창업자들이 근린 상가나 소형 중심상가를 찾아 꾸준하게 임대수요가 몰린다는 점도 근린상가의 인기를 높이고 있는 주요인이다.

우량 물건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위치 좋은 수익형 부동산들의 입찰 경쟁률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수익률을 중시하는 경매 투자자들이 늘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낙찰 경쟁률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19년 1월 기준 근린상가의 입찰경쟁률은 2.5대 1, 오피스텔 4.3대 1, 상가주택 3.1대 1 수준이다. 서울 도심 내 상가의 경우 10대 1을 넘어 고가 낙찰되는 상가의 비율도 23%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부 강남 등 인기지역은 낙찰가율이 90%에 육박하면서 매매시장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약해졌다. 경매 물건을 90%를 넘게 낙찰가율로 매입하면 시장에서 급매물을 구입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경매 입찰에 쏟는 시간과 노력, 기타 비용을 생각하면 매매시장에서 매입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어진다. 이럴 경우 투자자나 실수요자 모두 경매시장과 매매시장을 동시에 살펴봐야 할 필요 있다.

 

관심 지역 1회 이상 유찰 물건 찾아라

돈 되는 수익형 부동산을 잘 찾아 투자하려면 어떤 방법으로 검색하고 어떻게 찾아야 할까. 경매는 어떤 물건에 입찰하느냐에 따라 투자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대법원 경매’ 사이트나 ‘사설 경매’ 정보 사이트 등을 이용해 관심 지역 내 유찰한 물건을 꾸준히 찾아 현장을 방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수익성 있는 물건을 찾아 검색한 후에는 경매 물건 내역과 감정평가서, 물건명세서를 통해 현장 정보, 수익성 여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초기에는 자기가 가장 잘 아는 동네의 경매 물건부터 검색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 잘 아는 지역부터 살피면 입지와 상권분석이 쉽고, 시세 파악과 임대료 수준을 예측하기 쉽다. 또 유망 상권을 미리 점찍어 뒀다가 그 지역에서 경매로 나오는 물건을 잡는 방식이 좋다.

경매에 부쳐지는 상가의 수익성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으며 어떻게 분석을 해야 할까? 경매 상가들은 이미 경매에 나오기 전에 한 번 영업을 했기 때문에 수익성 여부의 판단이 쉬운 편이다. 기존의 세입자의 정보가 법원의 매각서류에 기재돼 있다. 매각물건명세서상에 임대보증금과 월세 등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입찰 전 개업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해 유사 매물의 상가 권리금, 임대료 수준, 임대 수요를 체크해 봐도 알 수 있다. 대체로 보증금보다 ‘월세’가 높은 곳이 수익성에서 유리하다. 특히 상가 물건은 권리분석보다 물건분석이 더 중요하다. 대략 시세를 예상할 수 있는 아파트와 달리 수익형 부동산은 같은 지역과 건물 내에서도 가격이 천차만별인 만큼 현장 답사는 기본이다.

 

초보자는 아파트 등 주택 매물 노려라

초보자는 우량 경매 물건 정보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우므로 평소 다양한 매물 정보를 습득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매 투자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투자자라면 저금리시대에 발맞춰 상가·아파트상가·근린상가·소형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이 유망하다. 초보 투자자는 접근하기 쉬운 소형 아파트, 다세대·연립, 원룸주택, 오피스텔 등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수익형 부동산은 위험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싸다고 무턱대고 경매에 참여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 유찰한 물건은 신중하게 입찰해야 한다. 상권이 죽어 임차인을 구할 수 없는 물건들이 경매에 많이 나온다. 따라서 시세 조사를 소홀히 해 비싸게 사는 것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 현장 주변 공인중개업소를 통해 시세, 급매 가격, 매도 물량, 매수 분위기 등을 파악해야 한다.

상가는 난이도가 가장 높은 물건인 만큼 다른 부동산보다 발품을 더 많이 팔아야 한다.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 분양됐던 상가, 쇼핑몰이나 스트리트 형식의 분양 상가가 경매에 나오는 경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상가는 매입 후 바로 수익을 거둘 수 있어야 유리하지만 상권이 활성화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권리관계, 임대료나 관리비 수준 등을 반드시 현장 조사를 통해 직접 확인해야 한다.

 

분양가·급매가보다 20% 싸게 낙찰받아야

수익형 부동산은 보이지 않는 비용이나 세금 문제 등도 따져봐야 한다. 경매 낙찰 후에 추가비용으로 명도 비용과 수리비뿐 아니라 입주지연으로 인한 손해와 세금 등 감안해야 한다. 통상 낙찰금액의 10% 안팎의 추가금액이 들어가기 때문에 낙찰받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는 이익을 낼 수 있는 낙찰가 범위를 산정해 그 금액 한도 내에서 낙찰을 받아야 한다.

합리적인 낙찰가를 산정해 최초 분양가 또는 최근 거래되는 부동산의 시세보다 최소 20% 정도는 싸게 매입해야 경매로 인한 수익 창출을 거둘 수 있다. 이왕 입찰했으니 무조건 낙찰받겠다고 고집했다가는 후회하기 쉽다. 최저가나 물건의 가치를 무시하고 무조건 낙찰을 받으려다가 추가 비용이나 경매 사고가 생기기 쉬운 것이 수익형 경매부동산 투자의 함정이다.

앞으로 수익형 부동산 경매 투자의 전망은 매우 밝다. 은퇴 전후 중장년층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대표적인 블루오션 시장이다. 저금리가 이어지는 한 월세 받는 수익형 경매 시장은 입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목 좋은 도심 상가나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 같은 인기 부동산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