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닌텐도 스위치. 출처=닌텐도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업체 닌텐도가 지난해 매우 큰 폭의 성장을 보이며 자사의 콘솔 기기 ‘닌텐도 스위치’ 파괴력을 입증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과 후속 기기의 흥행 실패가 맞물려 한때 적자를 기록하던 닌텐도가 재도약에 성공했다는 평이 나온다. 닌텐도 스위치의 성공 이유로는 닌텐도가 가지고 있는 인기 독점 IP의 퀄리티 높은 게임성과 스위치 기기 자체의 혁신성 등이 꼽힌다. 

“땡큐 스위치” 닌텐도, 2018년 ‘어닝 서프라이즈’ 

닌텐도 스위치는 지난 2017년 3월 전 세계에 출시했다. 우리나라에는 같은 해 12월에 출시됐다. 콘솔 기기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기는 여전히 PS4다. 수많은 서드·퍼스트파티 독점 트리플A 대작을 기반으로 견고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닌텐도 스위치의 기세가 매섭다. 시장조사업체 NPD 그룹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닌텐도 스위치의 판매량과 매출액은 PS4와 엑스박스원을 판매하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넘어섰다. NPD 그룹은 스위치의 2018년 판매액이 지난 2009년 12월 닌텐도 Wii 이후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디오게임 시장 조사 사이트 VGChartz에 따르면 올해 2월 2주 기준으로 닌텐도 스위치의 판매량은 25만586대를 기록하며 PS4(24만8882대), 엑스박스원(5만8798대)을 앞질렀다. 특히 미국지역과 일본지역에서 PS4 판매량을 압도했다.

스위치의 성공으로 닌텐도의 2018년 실적도 쑥쑥 성장했다. 닌텐도는 지난해 매출액 1조557억엔(한화 약 10조7000억원), 영업이익 1776억엔(한화 약 1조8000억엔)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보다 각각 116%, 505% 급증한 수치다. 닌텐도에 따르면 회사는 2018년 말까지 닌텐도 스위치를 3227만대, 스위치의 게임을 1억6361만장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5년 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던 걸 감안하면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다.

 
▲ 닌텐도 실적 추이. 단위: 백만엔. 출처=닌텐도

특히 2018년 4분기에 연말 세일 기간과 대작 타이틀 출시가 겹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닌텐도는 4분기 매출액 6083억엔(한화 약 6조2400억원), 영업이익 1586억엔(한화 약 1조6200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분기 게임 판매량은 100%, 기기 판매량은 19.5%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6%, 영업이익은 36% 늘었다. 닌텐도 후루카와 슌타로 대표는 10월과 12월까지 북미·유럽의 스위치 기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닌텐도는 같은 기간 ‘슈퍼스매시브라더스 얼티밋’, ‘포켓몬스터 레츠고!’, ‘슈퍼 마리오 파티’ 등 기대작을 연이어 출시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낚은 것으로 분석된다. 연말 할인 시즌 등이 겹쳐 매출 상승효과는 더욱 컸다.

2018년 많이 팔린 타이틀은 닌텐도의 IP를 활용한 최신 시리즈 작품인 슈퍼스매시브라더스 얼티밋(1208만장), 포켓몬스터 레츠고!(1000만장), 슈퍼마리오 파티(530만장) 등이 차지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마리오 카트8 디럭스(1502만장), 슈퍼마리오 오디세이(1376만장), 슈퍼스매시브라더스 얼티밋(1208만장), 젤다의전설 야생의숨결(1168만장) 등이 모두 1000만장 이상 팔리며 매출 호실적을 견인했다. 

▲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이미지. 출처=닌텐도 유튜브 갈무리
▲ 슈퍼마리오스매시브라더스 얼티밋 이미지. 출처=닌텐도 유튜브 갈무리

닌텐도 스위치 잘 나가는 이유?

사실 닌텐도는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발표해온 게임 플랫폼들을 보면 단순히 이전 게임 콘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식의 혁신적인 게임기기를 내놓아 시장의 환호를 받았다. 대표적 베스트셀러로 1억5402만대가 팔린 닌텐도 DS는 ‘매일매일 두뇌 트레이닝’처럼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게임기를 선보여 게임 인구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 닌텐도 Wii는 스포츠를 안방에서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몸으로 하는 실내 비디오 게임을 제시했다. 닌텐도DS의 후속작 닌텐도 3DS도 7484만대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닌텐도는 또 한 번의 혁신기기 닌텐도 스위치를 2017년 내놓았다. 스위치는 이용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 휴대용 게임기기가 될 수도 있고 거치형 게임 기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런 혁신성을 인정받아 닌텐도 스위치는 많은 게임 유저들의 선택을 받았다. 

▲ 닌텐도 휴대모드. 출처=닌텐도

닌텐도는 강력한 IP를 바탕으로 한 게임을 내놓으며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특히 ‘마리오’와 ‘젤다’ IP 게임은 해당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닌텐도 스위치를 사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했다. 실제로 2017년 3월 닌텐도 스위치 출시와 함께 공개된 ‘젤다의전설 야생의 숨결’은 메타크리틱 점수 100점 만점에 98점을 받으며 걸출한 트리플A 게임 사이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이 게임의 존재가 신작이 부족한 새로운 플랫폼인 닌텐도 스위치의 생명력을 지탱해줬다는 평이 나온다.

슈퍼마리오 IP 기반의 ‘슈퍼마리오 오디세이’ 또한 메타크리틱 점수 97점을 받으며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슈퍼마리오 시리즈의 독창성과 혁신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메타크리틱은 북미 최대 게임·영화·음악 등의 평론 사이트로, 가장 공신력 있는 평점으로 중 하나로 꼽히며 게임에 대한 점수는 전 세계 주요 전문 미디어의 평론 점수를 반영해 도출된다.

닌텐도 스위치가 최신 기기라는 점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었다. 다른 인기 콘솔기기인 PS4와 엑스박스원은 모두 지난 2013년 출시됐다. 닌텐도가 이들 게임기에 비해 가격이 좀 더 저렴하다는 평가도 내릴 수 있다. PS4와 엑스박스원의 가격과 눈에 띄는 차이는 없지만, 스위치를 사면 휴대용 기기와 설치용 기기를 동시에 갖게 되는 셈이기 때문에 더 가성비가 좋다고 볼 수도 있다.

게임 그래픽 부분에서 고유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HD 화질을 넘어 4K를 구현하는 다른 콘솔 기기와 다르게 닌텐도는 실사에 가까운 퍼포먼스보다는 개성 있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뿔났던 닌텐도 국내 유저도 점차 ‘만족’

닌텐도 스위치는 지난해 글로벌로 큰 호평을 받았지만 유독 국내 유저들에게는 혹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출시 1년이 넘도록 기기 OS에 한글화를 지원하지 않았고 주요 독점 타이틀을 국내에서 보기 힘들어 할 만한 게임이 없다는 평이 나왔기 때문이다.

닌텐도 측은 지난 1월 29일 닌텐도 스위치의 OS 한글화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한국어와 중국어가 언어에 추가됐다. 국내 유저들은 이를 반겼다.

국내의 신작 가뭄 현상도 지난 10월부터 누그러드는 모습이다. 10월 슈퍼마리오 파티, 11월 포켓 몬스터 레츠고! 피카츄, 문명6에이어 12월 슈퍼 스매시브라더스 얼티밋 등 닌텐도 스위치의 기대작이 연이어 나왔다.

올해 라인업도 발표됐다. 한국닌텐도는 지난 2월 14일 2019년 출시 라인업 게임으로 ‘슈퍼 마리오 메이커2’,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 ‘드래곤 퀘스트 XI S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 등 대작을 포함한 약 26개의 한국어를 지원하는 게임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닌텐도는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폭넓은 라인업의 소프트웨어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 출처=닌텐도
▲ 슈퍼 마리오 메이커 이미지. 출처=닌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