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도림에 위치한 레노버 VR 매직파크.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VR 게임 개발사 리얼리티매직이 ‘VR e스포츠’ 리그 운영에 앞장서고 있다. 

리얼리티매직은 23일 오후 신도림 테크노마트 레노버 VR 매직 파트에서 VR e스포츠 대회 ‘MVP CUP(Magic VR Player CUP)’의 결승전을 열었다. 리얼리티매직은 앞으로도 VR e스포츠 리그 운영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MVP CUP은 국내 최초로 지역별로 예선을 거쳐 열린 VR e스포츠 대회다. 대회 예선전은 앞서 청주(2월 9일), 부산(10일) 등 지방 지역과 서울 지역(17일)에서 열렸다. 이날은 토너먼트 형식의 결승전이 치러졌다.

경기 종목은 리얼리티매직이 개발한 인피니트파이어 아레나와 슈퍼퐁2다. 2명이 한 팀을 이루어 참가했으며 대회는 2대2 팀전으로 진행됐다. 이날 예선을 뚫고 온 팀은 서울 지역 대표 '따릉해 도연짱' 팀, 'VR 처음 해봐요' 팀, '침팬지' 팀, 'There Four You' 팀, 청주 지역 대표 '스플릿' 팀, 부산 대표 '다비', '이놈과 12년 팀' 등 7팀이었다.

이날 열린 경기는 트위치로 생중계됐고 경기 해설은 특별 게스트인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 에버모어(구교민) 선수와 캐스터 박건희, 리얼리티매직 주으뜸 이사 등이 맡았다. 에버모어는 이날 리얼리티매직의 개발진과 함께 이벤트 전에 참가하기도 했다. 

인피니트파이어 아레나는 제한시간 동안 경기가 진행되는 맵의 특정 포인트에서 여러 무기를 획득하고 상대팀을 공격하고 처치하는 FPS게임이다. VR FPS인 만큼 실제로 플레이어가 전후좌우를 돌아보고 앉아서 몸을 엄폐하는 등 활동성이 돋보인다.

슈퍼퐁2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VR 대전 스포츠다. 양손 모션 컨트롤러를 이용해서 공을 상대편 진영에 골인시키는 방식으로 플레이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하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다. 라운드마다 바뀌는 맵 특성에 따라서 공이 이동하는 변수가 생겨 재미를 더한다. 

게임은 한 경기에 5분씩 진행되며 최대 킬수나 득점을 기록한 팀이 승자로 결정됐다. 

▲ 레노버 VR 매직파크 인피니트파이어 경기장.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레노버 VR 매직파크 슈퍼퐁2 경기장.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하는 재미’ 잡은 듯… ‘보는 재미’는?

슈퍼퐁2 경기는 VR 게임이지만 보기 익숙한 편이었다. 참가 선수들은 마주 보고 서서 경기를 했고 서로 파이팅을 외치고 득점 순간에 환호했다. 게임 내 공의 움직임에 따라 몸을 좌우로 움직이고 모션컨트롤러를 들고 있는 양팔을 휘둘렀다. 경기 내용에 따라 관람석에서 환호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구기 스포츠를 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피니트파이어 아레나는 선수들이 경기 내에서 360도 모두를 커버하기 때문에 상하좌우를 모두 살피며 플레이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PC FPS 게임 선수들은 컴퓨터에 앉아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 것과 가장 대비되는 모습이다. VR e스포츠에서는 선수들이 실제 움직이는 모습과 경기 진행 화면을 함께 볼 수 있었다. 

두 게임에 참여한 선수들은 모두 긴장이 감도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경기를 지켜보던 60대 남성은 생소한 VR e스포츠의 모습에 “스포츠가 이런 식으로 변했네”라면서 신기해했다.

▲ 슈퍼퐁2를 플레이하는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인피니트파이어 경기를 하는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인피니트파이어 경기를 하는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다만 아쉬운 점도 보였다. VR 게임의 특성상 헤드셋을 착용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실제 주변을 볼 수 없다. 슈퍼퐁2의 경우 플레이어의 이동 거리가 조금 과해지면 사용자의 컨트롤러가 옆에 있는 벽과 부딪히는 장면이 한두 차례 연출됐다. 경기내용에 큰 지장은 없었지만 보기에 불안정한 모습이었다.

경기 생중계 모습에서 VR 게임의 차별점이 크게 발휘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실제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VR e스포츠 경험은 PC·모바일의 e스포츠 경험과는 확실히 다른 특별한 경험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 중계화면은 일반 e스포츠의 중계 화면과 큰 차별성을 주지 못했다. 관전자는 일반 e스포츠와 달리 플레이어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게임 상황을 보여주는 중계 화면은 기존 PC나 모바일 e스포츠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중계방송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리얼리티매직은 이런 한계점을 경기 종료 이후 비디오 편집 과정을 통해 해결할 방침이다. 사실상 이번 대회 자체도 직접 경기를 보러온 관객보다는 동영상을 통해 경기를 보게 될 관중에 좀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리얼리티매직은 이번 결승전을 위해 4채널 녹화를 준비했다. MR(혼합현실) 카메라, 온에어 카메라, 선수들을 찍는 메인 카메라, 게임 리플레이 편집을 위한 카메라 등이다. 경기 종료 후에는 크로마키 기법을 활용한 편집으로 실시간 중계방송과 직관에서보다 VR을 좀더 깊게 느낄 수 있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슈퍼퐁2에서는 부산지역의 ‘이놈과 12년’ 팀과 청주지역 예선을 뚫고 올라온 ‘스플릿’팀이 맞붙었고 스필팀이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스플릿팀은 아빠와 아들 부자지간의 호흡을 보여줘 이목을 끌었다. 인피니트파이어 아레나는 서울예선에서 올라온 ‘침팬치’팀과 부산지역 예선에서 올라온 ‘다비’팀이 결승에 진출했고 우승은 ‘침팬치’가 차지했다.

총상금은 500만원으로, 종목별 우승팀에게는 200만원, 준우승팀에게는 50만원이 주어졌다. 베스트 퍼포머상으로 55인치 TV 경품도 준비됐는데, 이 상은 서울지역 예선을 거친 '따릉해 도연짱' 팀이 차지했다.

리얼리티매직 김성균 대표는 이날 경기 종료 후 “참가자들이 모두 게임을 재미있게 즐겨줘서 개발자로서도 뿌듯한 날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게임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 슈퍼퐁2에서 '스플릿'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왼쪽은 리얼리티매직 김성균 대표.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인피니트파이어 아레나에서 '침팬지'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베스트 퍼포머에 '따릉해 도연짱'팀이 선정됐다. 왼쪽은 에버모어(구교민)선수.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VR e스포츠 리그 이어진다”

리얼리티매직은 이번 대회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적극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VR e스포츠 콘텐츠의 해외 지역 수출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대회엔 영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미국인 유튜버 ‘미친(미국친구) 알렉스’도 참여했다. 알렉스의 채널을 통해 공개되는 이번 VR e스포츠 참가 영상은 해외 유저들에게도 퍼질 것으로 기대된다.

‘VR e스포츠’ 장르 개척은 이어진다. 김성균 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앞으로도 매월 개발 게임들의 월별 예선전을 열 예정이다”면서 VR e스포츠 리그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결승전을 여는 횟수는 아직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