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태영건설의 총차입금은 4년 사이 1조1713억 증가했지만 금융비용은 거의 그대로다. 토목 사업에서 주택 사업 위주로 매출 형태가 바뀌며 자본화된 차입원가가 17배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 금융비용과 총차입금. 출처=DART

지난해 3분기말 태영건설의 차입금은 1조7895억원이다.  2014년말 6182억원보다 1조1713억 증가했다. 하지만 금융비용은 양상이 정반대다. 같은 기간 금융비용은 285억원에서 294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적격자산의 원가에 포함된 금액'(차입원가 자본화)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2014년 말 17억이던 자본화 차입원가는 2018년 3분기 133억으로 7.82배 올랐다.

▲ 태영건설 금융비용. 출처=DART

자본화 차입원가는 회계상 수익과 비용을 대응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금융비용을 바로 비용처리하지 않고, 자산화시킨 후 향후 감가상각 혹은 매출원가로 비용화하는 회계기법이다. 적격자산은 의도된 용도로 사용하거나 판매가능한 상태에 이르게 하는 데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하는 자산을 말한다. 

류종화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골프장 사업, 개발 사업, 종속회인 블루원의 워터파크 사업, 용지 매입 등을 할 때 차입원가 자본화가 발생 중"이라고 말했다.  

▲ 재무안정성 추이. 출처=DART

다만, 이자보상배율 증가는 실적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2015년말 1.3배에서에서 12.3배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6.36배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은 금융비용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 호남고속도로. 출처=태영건설 홈페이지

재무구조 변화의 원인, 토목→주택 사업  

태영건설은 태영그룹의 최상위 지배기업으로서 주택과 토목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지난 22일 공시된 태광건설의 2018년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4635억, 당기순이익은 2441억원으로 전년(2017년)보다 48.98%, 98.05% 각각 증가했다. 증가 배경에는 태영건설이 큰 몫을 차지했다.

류 연구원은 "이번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증가에 태영건설과 자회사 중 사업 관련성이 높은 회사들이 크게 기여했다"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태영건설 실적 호조의 원인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이 주택으로 이동한 점을 지목했다. 공공부문의 수주환경이 저하되면서 사업 비중에 변화를 준 것이다. 2016년 엇비슷했던 주택사업과 토목사업 비중은 2018년이 되자 주택사업으로 크게 기울었다.

이 같은 변화는 재고자산회전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3분기 기준 재고자산 회전율은 2.8회다. 반면 2014년 말 재고자산 회전율은 19.2회다. 6.8배가량 증가한 이유는 재고량 증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18년 3분기 기준 재고자산은 1조로 2014년말 기준 769억보다 9301억증가했다.

1조원 규모의 재고재산 중 토지(이하 용지 등) 성격 부문은  7882억원 규모다. 용지 등은 주택사업과 연관된 부분이다. 토목사업과 달리 주택사업은 용지매입이 필요하다. 이는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구성비율'의 급등도 가져왔다. 해당 지표는 2014년 말 2.67%에서 2018년 3분기 말 21.04%로 올랐다.

류 연구원은 "용지 매입 등에 의해 재고자산 회전율이 급락한 부분은 사업 구성이 달라졌다는 의미"라며 "예를 들어 LH와 공동으로 사업하는 과천지식정보센터, 양산사송, 대구도남 3개 사업체는 택지 조성부터 주택 공급까지 투입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 단계에서 용지 선급금, 용지 등이 재고 자산으로 잡혀 재고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재고자산회전율 추이. 출처=DART

매번 증액 발행 회사채 이번에도?

태영건설은 오는 26일까지 500억 규모의 65회차 3년물 무보증사채의 수요예측에 나선다. 공모 방식으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까지 증액 발행될 수 있다.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모두 ' A-/긍정적'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금리를 민간 채권 평가 회사 수익률을 산술평균한 이자율에 (-)0.35%P부터 0.00%P까지 차가감한다. 가산 금리가 없는 이유는 태영건설의 민평 수익률이 동일등급보다 0.843%p 낮은 수준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태영건설의 민평수익률 평균은 4.028%이고, A-등급의 평균 민평수익률은 3.185%다. 가장 최근에 공모한 63회차 역시 같은 금리 밴드를 뒀고 민평금리에서 30%p차감된 권면이자율로 결정됐다. 62회차의 경우 36%p가 차감된 권면이자율로 결정된 바 있다.   

또 63회차는 당초 계획인  500억원보다 300억원 증액된 800억원, 62회차는 600억원보다 200억원 증액된 800억원을 각각 발행됐다.
 
주관업무는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한다. 조달자금은 모두 운영자금으로 쓰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