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Wealth-X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은 무엇에 관심이 있을까? 그렇게 돈이 많은 사람들은 누굴까? 도대체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나왔을까?

전세계 부자들을 추적하는 회사인 웰스-X(Wealth-X)의 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세계 슈퍼 부자들의 수와 그들의 재산 총액이 모두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는 세계적으로 고액 순자산(그 기준은 아래 참조)을 보유한 사람의 수는 2300만 명이었으며 그들의 재산 순자산 총합은 62조 달러(7경원)에 달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며, 40%는 미국에 살고 있다.

하지만 부자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다. 그들 중에서도 보통 부자(high-net-worth)와 슈퍼 부자(ultra-high-net-worth)가 있다.

웰스-X는 자산 100만 달러(11.2억원)에서 3000만 달러(340억원) 사이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을 보통 부자로 분류하고 이들의 자산을 추적한다. 이들 중 자산 10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 사이의 부자들이 하위 90%에 뭉쳐 있다.

웰스-X는 30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사람을 슈퍼 부자로 분류한다.

그들은 어디에 돈을 쓸까?

최고 부자들은 기부에 관심이 많다.

박애주의적 기부는 이들 부자들 중 36%를 차지하는 슈퍼 부자들이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용처다. 슈퍼 부자들 중 57%는 자선 기부가 그들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부자들이 기부를 우선시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잠시 주춤했던 자선 기부는 이후 경제 회복과 함께 다시 회복됐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액 대 기부액 비율로 따질 경우, 여전히 부자들의 기부율은 보통 사람들의 기부율보다는 훨씬 적다.

물론 지난 해에도 슈퍼 부자들의 기부 중에는 세간의 이목을 끄는 엄청난 기부도 몇 건 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이혼한) 제프와 매킨지 베조스 부부는 노숙자들을 돕는 데이원 펀드(Day One Fund)에 20억 달러(2조 2500억원)를 기부했고,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모교인 존스홉킨스대(Johns Hopkins University)에 18억 달러(2조원)를 기부했다.

그러나 미국 최고 부자들의 경우, 경제 침체 우려와 2017년 연방개정세법(Tax Cuts and Jobs Act)의 영향으로 인해 기부가 둔화될 수도 있다. 이 법안은 표준 공제액을 늘리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미 국세청에 따르면, 자선 기부 공제로 인한 세금 환급 건수는 이 법이 시행되기 전에 3700만 건이었으나, 법이 시행된 2018년에는 약 1600만 건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출처= Wealth-X

지난 해 부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선 활동에는 교육, 사회봉사, 예술과 문화, 건강을 지원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러나 세계 최고 부자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그들의 사업이다. 그 다음 관심사가 기부였고, 그 다음이 투자, 그 다음이 스포츠와 옥외 활동이었다.

그들이 즐기는 스포츠 활동으로는 골프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축구, 스키, 농구, 야구가 그 뒤를 이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가족, 정치, 동물, 언어는 상위 20개 관심사 중 맨 하위권이었다.

어떤 사람들이 최고 부자일까?

부자들 중 남자의 수는 압도적이다. 부자들 중 16%만이 여성이었다. 슈퍼 부자들 중에서는 14%만이 여성이었다.

세계 부자들 중 40% 이상이 북아메리카에 살고 있고, 25%가 유럽, 또 나머지 25%가 아시아에 살고 있다. 부자들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었고, 다음으로 중국, 일본, 독일, 영국이 그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국이 전 세계 부자 인구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도시 별로는, 뉴욕에 가장 많은 부자들이 살고 있었다. 뉴욕에는 약 100만 명의 부자들이 살고 있는데, 이는 2위인 일본 도쿄보다 65%나 더 많은 숫자다.

그러나 슈퍼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는 홍콩이었다. 홍콩은 지난 해 뉴욕을 따돌리고 세계 최초로 슈퍼 부자 1만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2018년에, 미·중 간 무역 불안에 홍콩과 중국의 주식 시장이 하락하면서 홍콩의 부자 인구는 11% 이상 감소했다.

향후 5년간 부자 인구가 가장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는 나이지리아, 이집트,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이다.

▲ 출처= Wealth-X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나?

세계 부자들 중 상속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웰스-X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부자들은 그들 스스로 자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일궈냈다.

부자들 중 84%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했으며, 자산의 전부를 상속받은 부자는 5%에 불과했다. 12%는 상속받은 재산과 스스로 일군 부가 섞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슈퍼 부자들 중에는 30%가 자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상속받았고 70%가량이 자수 성가한 것으로 나타나, 상속받은 부자의 비율이 높았다.

보고서는, 최근 수십 년간 불평등이 심해졌지만, 지난 몇 세기에 걸쳐 재산을 물려받은 부자들이 감소했고 자수성가한 부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자들이 종사하는 산업은 금융, 상업, 투자업이 주를 이루었고, 제조업, 기술, 서비스, 건설업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