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오픈 이노베이션의 시대가 도래하며 이종 산업의 융합이 빨라지고 있다. 유통기업 신세계가 동물원과 놀이공원을 경쟁자로 삼고, PC방이 노트북과 스마트폰 충전을 제공하는 스타벅스와 경쟁하는 시대를 맞아 서로 다른 영역의 화학적 결합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각자의 영역에서 입지를 세운 집단은 새로운 시도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고, 무엇보다 이종 산업의 융합에 따라 자기의 주도권이 흔들릴까 걱정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복잡한 정치적 논란까지 개입되면 진정한 의미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1인 기업은 다르다. 각자의 영역에 입지를 세운 1인 기업은 거대 조직과 달리 가벼운 걸음으로 이종 산업의 융합에 나설 수 있다.

▲ 박성의 대표와 윤준탁 대표가 업무협약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 각 사

아마존 등이 포진한 이커머스 영역과 블록체인 전문 1인 기업인 에이블랩스와 리테일과 물류, 마케팅에 역량을 갖춘 쓰리알랩스는 22일 업무협약을 체결해 새로운 가능성 타진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1인 기업 특유의 몽골기병 속도전으로 주력 사업 관련 콘텐츠 공동 제작은 물론 커머스, 물류산업 및 블록체인 비즈니스, 소비자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종 산업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낸다는 각오다.

두 회사는 1인 기업이다. 에이블랩스의 윤준탁 대표는 한국IBM, SK하이닉스 등 유수의 ICT 기업에서 활동했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아마존, 이커머스, 블록체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 쏘카 VCNC 등 모빌리티 전략에도 관심이 많아 대중적 인지도도 높다는 평가다. 쓰리알랩스의 박성의 대표는 롯데마트와 11번가, GS홈쇼핑을 비롯해 소셜커머스 플랫폼 위메프, 물류 스타트업 원더스에 재직했으며 역시 대표적인 유통 물류 전문가로 꼽힌다.

두 회사는 앞으로 단순한 물리적 연대를 넘어 1인 기업 핵심역량 공유에 나선다. 여러 1인 기업의 연합체 구성을 통해 공동 연구, 공동 구매, 공동 사무실 운영은 물론 인사, 노무, 세무, 회계 등 공동 업무를 지원하는 연합체 구성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1인 기업의 특성 중 하나인 잡다한 업무의 공동 해결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는 “이번 협약은 단순히 양사간 콘텐츠 공유나 공동 연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1인 기업 연합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면서 “1인 기업은 핵심역량과 별도로 회사가 해야 하는 많은 업무에 치여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의 쓰리알랩스 대표는 “아마존과 블록체인에 정통한 에이블랩스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리테일의 미래와 블록체인의 실사용 부분에 대한 연구를 1차로 준비하고 있다. 1인 기업 대표가 당연한 것을 몰라서 생기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여러 모듈을 같이 고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