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뉴욕 주식시장에서 3대 주요지수는 21일(현지시각)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0%(103.81포인트) 내린 2만5850.63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35%(9.82포인트) 내린  2774.8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0.39%(29.36포인트) 내린 7459.7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11개 업종 중 4개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 필수소비재(0.28%), 부동산(0.14%), 기술(0.05%), 유틸리티(0.75%)가 상승했다. 소재(-0.41%), 금융(-0.45%), 산업(-0.41%), 에너지(-1.55%), 재량소비재(-0.20%), 헬스(-0.99%), 커뮤니케이션서비스(-0.063)는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미국 기술주의 대표 격인 ‘팡(FAANG)’주가 모두 하락했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1.55%, 아마존 주가는 0.16%, 애플은 0.56%,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1.46%, 넷플릭스는 0.82% 하락했다.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Nvidia)는 1.75% 하락했다. 인텔(Intel)은 0.039% 상승했다.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은 2.62%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2.11% 올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는 1.61% 상승했다.

자동차 제조기업 GM의 주가는 0.83% 하락했다. 수출에 영향을 크게 받는 보잉(Boeing)은 0.94%, 캐터필러(Caterpillar)는 1.02% 내렸다.

금융주인 JP모건체이스는 0.21% 내렸다. 보험회사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은 0.65% 하락했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주가는 0.68% 하락했다. 스위스계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Novartis)는 0.044% 내렸다. 글로벌 제약사 중 하나인 화이자(Pfizer)는 0.17% 하락했다. 마리화나 치료제 관련 기업인 틸레이(Tilray)는 2.34%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미 대학 농구계 유망주인 듀크대의 자이언 윌리엄스가 착용 중이던 나이키 농구화가 찢어져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여파로 나이키 주가가 1.0% 떨어졌다. 테슬라도 컨슈머 리포트가 모델3을 추천 목록에서 제외한다고 밝혀 3.7% 내렸다. 전날에는  데인 부친카스 법률 고문이 사임한다는 소식에 1% 하락했다.

이날 증시 참가자들은 연준의 주요 인사의 발언과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을 주시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지역 제조업 업황을 나타내는 지수가 마이너스(-) 4.1로 떨어졌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2016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12월 내구재 수주도 늘었으나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다. 특히 기업 투자 상황을 나타내는 국방·항공기 제외 자본재 수주가 감소하면서 투자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이밖에 1월 기존주택 판매,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줄줄이 부진했다. 앞서 나온 일본과 유럽의 제조업 PMI도 부진했다. 일본의 2월 제조업 PMI는 48.5에 그쳐, 3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 2월 제조업 PMI도 49.2로, 2013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발적인 지표 부진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 일각에서는 1월 말까지 이어진 미 정부의 부분폐쇄(셧다운) 여파로 지표가 일시적으로 부진했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는 여전했다. 양국이 현재 진행 중인 회담에서 양해각서(MOU) 작성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OU 초안에는 ▲기술이전 강요·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서비스 ▲환율 ▲농업 ▲비관세 무역장벽 등 6개 분야가 포함된다는 소식이다. 양국 협상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슈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연간 300억 달러 추가 구매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무역협상 MOU의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만큼 시장 반응도 아직은 제한적이다.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 외에도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대체로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율이지만,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 1.5% 증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기업 투자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12월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이로써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월 기존 주택판매(계절 조정치)가 전월보다 1.2% 감소한 494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3개월 연속 감소세이며, 2015년 11월 이후 가장 낮다. 시장이 예상한 0.6% 증가보다 크게 부진했다.

콘퍼런스보드는 지난 1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2월 미 제조업 PMI 예비치는(계절조정치) 전월 확정치 54.9에서 53.7로 하락했다. 17개월 내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 54.2에도 못 미쳤다.

반면 2월 미 서비스업 PMI 예비치(계절 조정치)는 전월 확정치 54.2에서 56.2로 높아졌다. 시장 예상 54.3도 웃돌았다. 또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에서 2만3000 명 줄어든 21만6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22만7000 명보다 적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과 자산축소 등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이 끝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기준금리도 높은 수준이라면서,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등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휴고 로저스 델틱 인터내셔널 그룹 수석 투자 전략가는 "경제 펀더멘털 지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향후 몇 분기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그때는 연준이 단지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행동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