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20일(현지시간) 애플의 심장부인 미국에서 갤럭시S10과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를 전격 공개했다. 갤럭시S10은 보급형과 5G 단말기 라인업이 모두 등장한 가운데 내장형 센서와 인피니티O, 블록체인 지갑 등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갤럭시S10과 등장한 삼성전자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도 큰 화제다. 구부렸다 펴는 중국의 폴더블 스마트폰과 달리 디스플레이 자체를 완전히 접는 힌지 기술을 비롯해 6개의 카메라와 빠른 멀티 태스킹, 앱 분할 기술력으로 현장을 압도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자체의 가능성을 변화시키며 차세대 모바일 혁신의 역사를 열어가는 중”이라며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폴드는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으로 기존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 넘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고동진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기술 완성도 “예상 뛰어넘는다”

삼성전자가 2018년 개발자 회의를 통해 처음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했을 당시, 업계에서는 디자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예상보다 폼팩터가 두까운데다 ‘왜 접어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공개된 갤럭시 폴드는 이러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접으면 4.6인치, 펼치면 7.3인치를 지원하는 갤럭시 폴드는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를 탑재한 상태에서 컴팩트한 스마트폰으로 탄생했다는 평가다.

컴팩트함을 유지하면서 단말기를 완전히 접는 기술도 눈길을 끈다. 중국의 제조사들이 단말기를 단순하게 구부리는 방향성으로 폴더블을 규정했다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힌지의 기술력 자체가 강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치 책과 같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화면을 펼칠 수 있으며 화면을 접을 때도, 평평하고 얇은 형태를 유지해준다.

삼성전자는 기술적으로 어렵지만 가장 직관적인 동작인 ‘접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를 개발해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보다 약 50% 정도 얇은 디스플레이를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 갤럭시 폴드의 힌지 기술력이 보인다. 출처=갈무리

사용자 경험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스마트폰을 접거나 펼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가운데, 갤럭시 폴드는 세밀한 부분까지 편리한 기기 배치와 설계 능력을 증명했다. 단말기를 잡은 상태에서 엄지 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지문인식센서를 지원하고 펼쳤을 때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터리와 스마트폰의 부품을 균형적으로 배치했다.

내부 구동 프로세스도 인상적이다. 갤럭시 폴드를 접었을 때 모든 기능을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본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가운데 멀티 액티브 윈도우(Multi-Active Window)’와 ‘앱 연결 사용성(App Continuity)’ 사용자 경험도 탑재했다.

앱 사용자 경험에 있어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액티브 윈도우는 화면을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화면을 분할해 멀티 태스킹을 지원하며, 이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사용자 경험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앱 연결 사용성도 중요한 기능이다. 폼팩터 자체가 다양함을 자랑하는 가운데 앱의 기능을 연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앞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의 기본기로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을 접었다 폈을 때 혹은 반대 상황에서도 사용자가 사용하고 있는 앱을 커버 디스플레이와 내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끊김없이, 자동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삼성 덱스(Samsung DeX)와 인텔리전스 플랫폼 빅스비(Bixby), 모바일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Samsung Knox), 모바일 결제 플랫폼 삼성페이(Samsung Pay), 종합 건강 관리 앱 삼성 헬스(Samsung Health)도 모두 지원한다. 색상은 스페이스 실버(Space Silver)와 코스모스 블랙(Cosmos Black), 마션 그린(Martian Green), 아스트로 블루(Astro Blue)를 지원한다.

▲ 갤럭시 폴드의 멀티 태스킹이 보인다. 출처=갈무리

5G 시대, 아이폰 살 필요 있나?

올해 국내 통신업계의 화두는 5G 상용화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지난해 12월 B2B 전용 5G 전파를 송출했으며 3월부터 본격적인 B2C 전략도 가동될 전망이다.

5G 먹거리로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가 물망에 오른 가운데 가장 현실성이 있는 먹거리가 바로 미디어다. 추후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등의 발전으로 나아가는 5G 플랫폼 전략의 핵심은 현재의 미디어 콘텐츠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옥수수를 통해 지상파 OTT인 푹과 만나고,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협력하는 한편 CJ헬로 인수를 타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갤럭시 폴드의 가치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5G 전용으로 출시되는 가운데 ‘접었다 펼치는’ 사용가 경험은 미디어, 나아가 실감형 미디어 시장을 이끄는 5G 전성시대의 핵심 플랫폼이 될 개연성이 크다. 다이내믹 AMOLED 디스플레이와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음향 기술로 완성한 스테레오 스피커도 이러한 완성도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갤럭시 폴드가 대화면 스마트폰 트렌드인 패블릿과 별도 기기로 여겨지는 태블릿의 사용자 경험을 모두 확보하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스마트폰의 최근 역사는 디스플레이가 점점 커지는 패블릿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는 태블릿과의 시장 교집합을 의미한다. 그 연장선에서 갤럭시 폴드는 패블릿과 태블릿이 정면으로 만나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는 평가다.

갤럭시 폴드가 스마트폰+태블릿으로 정의되는 순간 일종의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말이 나온다. 현 상황에서 갤럭시 폴드의 출고가는 200만원대 초중반으로 예상되며, 단독 기기로 보면 비싸다고 볼 수 있으나 태블릿 수요를 고려하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평가다. 당분간 5G를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아이폰 최고가격이 200만원인 상황에서 이를 압도하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의 등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