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지도를 넓힌 사람들> 박상주 지음, 예미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저자는 지난 7년간 중동과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등지를 돌아다니며 이른바 ‘지구촌 순례기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는 현지에서 만난 ‘코리안 디아스포라’들에게 주목했는데, 본래 디아스포라(Diaspora)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도 유대인의 관습과 규범을 지키는 유대인들을 뜻하는 말이다. 그 의미가 확장돼 현재는 타국에 정착해서 자기의 일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을 뜻하는데, 저자는 “지구촌 어느 구석을 가든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채 살고 있는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서 특히 인상 깊었던 일부 코리안 디아스포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 인구의 15%가 넘는 750만명의 사람들이 총 175개국에 진출해 자리를 잡고 있다. 중국은 130개국, 유대인이 100개국에 진출해 있는 것에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카리브해 연안국에서 5개의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최상민 사장은 미국의 명문대를 졸업한 뒤, 보장되어 있던 월스트리트의 금융전문가의 삶 대신 “도미니카 시장바닥에서 사업가가 되겠다”라는 결심을 실행으로 옮겼다. 그는 아이티 대지진 당시 암흑으로 변했던 아이티에 들어가 전력을 복구하는 데 앞장서서 일하는 등 선행에도 적극적이다. 작은 발전기 부품회사로 시작했지만, 그는 현재 에스파뇰라 섬의 전력공급을 책임지는 전력 사업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멕시코의 3대 특수화물 물류기업을 이끌고 있는 홍금표 사장은 멕시코에 가기 전, 스페인어를 전공했다는 것 외에는 어떤 점도 내세울 것이 없었다. 이른바 ‘설악산 산골소년’에 불과했다는 그는 멕시코의 산업 인프라를 바꾸는 굵직한 사업에서 대형화물 운송을 맡고 있다. 대형 트레일러 3대를 끌고 중남미의 험준한 산택을 넘으며 발전설비를 이동시키는 그가 움직이는 거리는 무려 1580킬로미터다.

책에는 이외에도 미처 상상할 수 없는 이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저자는 “놀라운 개척정신과 끈질긴 생명력”을 한국인의 특징으로 꼽고 있는데, 이를 통해 세계무대에서 꿈을 펼치고 싶은 청년이나, 새로운 기회를 찾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중장년층에게 기회를 엿볼 것을 귀띔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