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제지사업의 누적적자로 현금흐름 악화가 지속된 페이퍼코리아의 자본잠식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제지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생산 설비가 넘치는 탓이다.

수차례 유상증자를 했지만 재무구조는 악화되고 있다. 전환사채(CB)를 발행하지만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지개발 사업이 원활히 진행된다면 재무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토지가치 하락과 경기 둔화로 이 또한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 제지사업의 누적적자로 현금흐름 악화가 지속된 페이퍼코리아의 자본잠식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21일 한국기업평에 따르면 페이퍼코리아는 토지 매각과 수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페이퍼코리아는 2016년 1월 21일 발행한 제106회 신주인수권부사채(300억원, 만기 2021년 1월 21일)에 대해 2017년 21일을 기한으로 한 조기상환요청과 관련해 이를 기한 내에 이행하지 못함에 따라 신용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연합자산관리(주)의 자회사인 유엔아이대부(유)를 통해 300억원을 조달해 조기상환이 미청구된 일부 사채를 제외한 청구 채권 전액을 상환했다.

페이퍼코리아는 2017년 467억원, 2018년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충했으나 재무구조는 크게 악화됐다.

순차입금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나투라페이퍼 인수와 공장 이전과 같은 대규모 투자도 차입금 규모를 늘렸다. 2018년 9월말 별도기준 순차입금이 3594억원이다. 전년말 보다 902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 1년 내 만기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이 46%(1,683억원)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유 현금성자산이 65억원에 불과해 재무 유동성은 열위한 수준이다.  

▲ 페이퍼코리아는 1년 내 만기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이 46%(1,683억원)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유 현금성자산이 65억원에 불과해 재무 유동성은 열위한 수준이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페이퍼코리아는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금융비용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2018년 원재료인 고지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100%를 상회한 매출원가율은 96%로 하락했다. 그러나 판관비율이 높게 유지되면서 3분기 누계영업이익률은 4%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외손실 규모도 여전히 크게 나타나면서 대규모 세전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차입규모 확대로 금융비용이 늘어나고 있고 유형자산처분손실과 폐기손실 등으로 기타비용도 크게 증가했다. 2018년 3분기 누계기준 세전순손실 규모는 419억원에 이른다.

▲ 페이퍼코리아는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금융비용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대규모 순손실이 지속되면서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 자본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2018년 9월말 별도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1617%, 80%다. 전년말 보다 각각 1088%p, 18%p 오른 것이다.

페이퍼코리아는 기존 생산시설이 있는 군산시 조촌동이 도시면적 확대로 신흥 주거단지 등이 밀집하게 돼 지자체 주도하에 공장부지 매각과 이전을 추진했다. 2015년 중 기존 공장 부지 일부 매각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1단계 부지 약 13만㎡ 매각했다. 그러나 해당 매각대금은 공장이전비용으로 충당되고 전주페이퍼가 운영해 온 청주공장을 인수하는 등 전반적인 현금흐름 개선이 크지 않았다.

페이퍼코리아는 앞으로도 자체적으로 설립한 시행사를 통해 주거, 상업용지 등을 순차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사업도 군산지역의 경기 둔화로 지연되고 있다. 본원적인 현금창출력이 미흡하고 추가적인 담보여력도 제한적이라 향후 부지 매각 여하에 따라 상환여력이 좌우 될 가능성이 크다.

▲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페이퍼코리아가 단기간 내 재무안정성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해 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페이퍼코리아가 단기간 내 재무안정성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해 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페이퍼코리아는 2014년 이후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한 영업현금창출능력을 보이고 있다. 한기평은 부지매각, 주주의 증자 등을 통해 현금유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유동성위험이 확대될 위험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