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 제약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더마코스메틱’과 ‘코스메슈티컬’ 분야에 진출하고 있어 주목된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의 합성어로 피부 과학 전문성을 더한 화장품을 말한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기능성 화장품에 의약품 성분을 더한 제품이다. 코스메슈티컬은 일종의 더마코스메틱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분야는 화장품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시장 확대 이끈다

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규모는 2017년을 기준으로 약 47조원으로 추정된다. 전체 화장품 시장과 비교하면 이 시장은 약 25% 규모로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8.9%다.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이유로는 성형·미용시술 이후 보조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고, 고령화에 따른 항노화(안티에이징) 시장이 형성된 것 등이 꼽힌다.

▲ 세계 안티에이징 시장 규모(단위 억달러). 출처=시온 마켓 리서치

글로벌 항노화 시장은 2015년 1403억달러에서 2021년 2165억달러로 연평균 7.5%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 2026년 총 인구 중 노인인구 비율이 20%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안티에이징 산업은 2011년 11조9000억원에서 2020년 27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임수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은 “노인 인구 증가는 노화방지 제품의 수요 증가와 정비례한다”면서 “안티에이징 제품은 코스메슈티컬의 지배적인 부분으로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코스메슈티컬 부문의 주요 화장품은 대개 피부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기초 화장품이다. 주목 받는 성분은 ‘히알루론산’이다. 이는 피부 노화에 따른 수분 부족을 예방하고 진피층까지 흡수돼 촉촉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안티에이징 부문 외에는 주로 여드름 치료용 제품이나 햇빛 차단 제품, 입술 관리, 건성 피부용, 흉터 보조 치료제 등이 있다.

임수진 연구원은 “기업에서는 노화방지뿐 아니라 여드름이나 홍조 등과 같이 기타 피부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제형 연구가 활발하다”면서 “코스메슈티컬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고 제조사의 적극적인 홍보가 시작됨에 따라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제약사가 만든 화장품은 더 좋지 않을까?

제약사가 화장품 분야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이유로는 ‘치료를 위한 약을 만드는 기업이 화장품을 만든다’는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산 것이 꼽힌다. 의약품 연구개발(R&D)을 통해 쌓은 노하우에 기반을 두고 화장품을 제조하고 있는 한국 제약사로는 동국제약, 일동제약, 동화약품 등이 주목된다.

▲ 동국제약은 흉터 치료제 마데카솔 성분을 함유한 센텔리안24 브랜드를 출시했다. 마데카 리페어 밤 크림 제품 모습. 출처=동국제약

흉터 치료용 일반의약품 ‘마데카솔’로 유명한 동국제약이 출시한 화장픔 브랜드 ‘센텔리안24’ 브랜드는 식물성분 R&D 역량이 집중된 기능성 화장품이다. 이 브랜드의 핵심원료인 ‘센텔라 정량추출물(TECA)’은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주는 식물성분으로 마다가스카르섬에 자생하는 청정원료 센텔라아시아티카의 유효성분을 동국제약의 노하우로 정량 추출했다. 센텔리안24 제품군 중 마데카크림은 핵심성분으로 TECA를 함유하고 있어 손상된 피부를 개선하고 피부진정에 효과적인 제품이다.

▲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강자 일동제약이 개발한 기능성 화장품 '퍼스트랩 프로바이오틱 마스크'. 출처=일동제약

약 50년의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R&D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일동제약은 유산균 발효물을 함유한 ‘퍼스트랩’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일동제약의 유산균 관련 기술력인 ‘더마바이오틱스 조성물 3501(원료명 락토바실러스발효물, 바실러스발효물, 아세틸글루코사민)’을 바탕으로 개발된 퍼스트랩 프로바이오틱 마스크는 피부 미백과 주름 개선에 도움을 주는 2중 기능성 화장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대한피부과학연구소에 의뢰한 임상시험 결과, 피부톤 개선, 외부 스트레스에 따른 손상 피부 개선(피부진정), 과색소침착증 개선, 피부 탄력 감소 개선, 피부 건조 상태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활명수와 121년 역사를 보유한 동화약품은 활명수의 성분 중 엄선된 다섯 가지 생약성분인 ‘육계, 건강, 정향, 진피, 육두구’ 등을 활용한 스킨케어 제품 ‘활명’을 선보였다. 활명에는 피부에 효과적인 생약성분 ‘WM1897-P5™’가 함유됐다. 한의학에서 다양하게 응용된 이 성분은 항산화와 항염 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부 활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활명은 2017년부터 미국과 캐나다에 위치한 약 30개의 노드스트롬 백화점에 입점해 판매되고 있다”면서 “2018년 10월에는 롯데 면세점에 입점하는 등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로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산업에 진출한 제약업계 현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이 이제 막 시작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아무래도 의약품과 화장품 R&D가 유사한 부분이 많아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본다. 약에 활용하는 성분을 담은 화장품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신뢰를 많이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