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주인공 엄복동 역을 맡은 배우 정지훈. 출처=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일제강점기는 우리 민족의 뼈아픈 역사다. 그와 동시에 한국인의 정서에 가장 적합한 감동의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소재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자전차왕 엄복동>은 삼일절 100주년을 앞둔 시기에 우리나라 관객들을 감동시키기에 매우 적합한 영화인 듯하다. 물론,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해석하기에 따라 ‘국뽕(무조건 우리나라가 최고라고 여기는 태도를 비웃는 표현)’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일제강점기 국권 회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는, 몇 번을 다시 봐도 감동이다. 이것을 꼭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일제 강점기에 열린 조선자전차대회에서 일본 선수들을 꺾고 우승하며 패배 의식에 사로잡힌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선사한 ‘엄복동’의 이야기에 항일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섞은 ‘팩션’ 영화다. 

일제는 조선인들이 모든 면에서 일본인들보다 열등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자전차 대회를 연다. 조선의 선수들은 일본의 선수들에게 계속 패배했고, 일본의 의도대로 조선인들은 ‘우리는 일본에게 상대가 안 된다’는 패배의식에 점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이 때에 시골 물장수 출신 청년 엄복동(정지훈)이 혜성처럼 등장해 일본 선수를 꺾고 대회에서 연전연승하면서 온 조선인들의 희망이 되어간다.  

▲ 출처=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영화의 스토리는 복잡하지 않다. 이전의 일제강점기 시기를 다룬 영화들이 취한 전형적 권선징악 전개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영화는 역사를 아는 한국인이라면, 가슴이 뭉클할 수 있는 여러 장면들을 마련해뒀다. 엄복동의 마지막 경주 장면에서 영화의 의도는 확실하게 드러난다. 교육적으로 나쁘지 않고, 전형적인 스토리텔링은 ‘무난’ 한 편이다.      일단 영화의 스토리텔링 측면을 이야기하자면 그렇다.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의 첫 제작 작품답게 캐스팅은 화려하다. 오랜만에 스크린을 찾아온 한류스타 정지훈에 배우 이범수, 강소라, 김희원, 이시언, 민효린, 고창석 등 캐릭터가 강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각 배우들은 이름값에 맞는 안정된 연기를 보여줘 이 쪽 으로는 특별히 부족한 점은 없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암울한 시기에 피어난 한 줄기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런 면에서 수많은 국난을 극복해 온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