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국내 금융지주회사가 기업외형 확대에도 수익성 다각화에는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20일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순이익 기여도가 지난 2017년 대비 모두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비은행부문 자회사의 수익 비중이 낮았던 이유는 업계 저성장과 금융당국의 규제, 회계기준 변경 등 제약적인 요인들이 많았다. 카드사의 경우 고객의 카드이용 실적 증가에도 대출제약과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 개편 등으로 자산 증가 대비 이익 성장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같은 기간 생명·손해보험사는 저축성보험 축소와 장기보험 저성장에 보험료수익 자체가 위축됐고, 저축은행은 당국의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영업이익 감소가 현실화돼 순이익 기여도가 줄었다.

◇ 신한금융지주, 비은행 기여도 30%대로 ‘뚝’…신한카드 순이익 1년새 43.2% 축소

▲ 출처=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비은행부문 순이익 기여도가 31.4%로 2017년 44.2% 대비 12.5%포인트 급락했다. 신한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순이익 비중은 국내 금융지주사 중 가장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는 비은행 자회사 중에서 신한카드의 실적이 가장 축소됐다.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5194억원으로 2017년 9138억원 대비 43.2% 줄었다. 새로운 회계기준(IFRS9) 도입으로 충당금 전입액은 같은 기간 3배 늘어난 452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비자카드 주식매각이익(1860억원)이 발생했지만 전체 순이익을 상쇄하지 못했다.

그룹 계열사 중 자산규모가 높은 신한생명의 작년 순이익은 1310억원으로 2017년 1206억원 대비 8.6% 성장했다.

신한생명은 보장성 체질개선에 집중하면서 신계약의 기준이 되는 초회보험료 실적이 1년간 259억원(35.9%) 떨어진 46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보험부문 수익성 개선을 기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가 성장 동력 대상으로 오렌지라이프를 꼽은 만큼 올해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하나금융지주, 비은행부문 순이익 기여도 18%…2년간 성장 정체

▲ 출처=하나금융지주 *각 기업별 연도별 순이익 비중은 지주사 및 기타 관계회사 연결조정을 차감한 순 당기순이익을 비중으로 작성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순이익 기여도는  2년간 18%로 사실상 성장이 정체했다.

하나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중 순이익이 감소한 곳은 하나저축은행이다. 하나저축은행은 국내에서 자산기준 대형 저축은행은 아니지만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만큼 자산 성장속도는 빨랐다.

하지만 지난해 당국의 법정금리 인하와 맞물려 영업이익이 2017년과 동일했고 순이익은 오히려 하락했다. 지난해 하나저축은행의 순이익은 14억원 줄어든 162억원으로 계열사 중 가장 낮았다.

하나생명은 국내 금융지주사 계열 보험회사 중에서 성장성이 낮다.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를 전업으로 그동안 하나은행의 점포망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영업해왔지만 저축성보험 판매 유인이 낮아지면서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한 상황이다. 하나생명은 올해도 보장성을 중심으로 판매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지난해 출시한 주가연계증권(ELS)보험 상품의 신계약 증가를 기대 중이다.

◇ KB금융지주, 비은행 순이익 비중 3년 연속 하락…계열사 절반이상 순이익 축소

▲ 출처=KB금융지주

KB금융지주는 금융지주 계열사 12곳 중 △KB증권 △KB손해보험△KB생명 △KB저축은행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신용정보 순이익이 축소하는 등 비은행 실적이 좋지 못했다.

특히 KB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손실과 주가연계증권(ELS) 헷지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해 전체 순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KB증권의 순이익은 1788억원으로 2017년 2717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KB금융지주가 보유중인 보험 계열사의 실적도 개선되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은 1년간 순이익이 680억원(20.5%) 축소됐다. KB손해보험의 실적 감소는 손해율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손해보험업계는 폭염 등으로 사고보험금 지급이 늘어나 손해율이 올랐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까지 105.1% 달하는 합산비율을 기록해 총 순이익이 줄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권에 실적에 대해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각종 규제로 수익성에 제약이 있었지만 은행은 기업 대출 등 고금리자산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방어했다”고 밝혔다. 이어 “카드, 보험, 저축은행 부문은 올해도 정부 규제에 대한 대응력에 주목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