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년 역사의 금융 서비스 회사 마스터카드가 오디오 브랜딩을 과감히 선보였다.  출처= FastCompa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회사의 로고는 소비자에게 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최근 몇몇 기업들은 사람들의 기억을 사로잡기 위해 눈으로 보는 로고 뿐 아니라 '들리는 로고'까지 개발하고 있다.

타-런-턴-타-런-턴.

이것은 마스터카드의 새로운 ‘소닉 로고’(sonic logo) 소리다. 53년 역사의 금융 서비스 회사가 오디오 브랜딩을 과감히 실험하고 있다고 미국 과학 전문매체인 쿼츠(Quartz)가 최근 보도했다.

마스터카드의 오디오 로고는 종이 위에 시각적으로 표시되는 기존 로고처럼, 오리지널 음악을 만들어 브랜드 제품을 보호하는 최신 전략이다. 카드에 음성 로고를 장착해 고객이 결제할 때마다 카드 단말기에서 특유의 멜로디가 나오도록 한 것이다.

마스터카드의 오디오 로고는 지난 9일, 그래미 시상식(Grammy Awards) 때, 카드결제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발랄한 6음조 멜로디가 나오는 광고를 내보내면서 세상에 데뷔했다. 광고에 나오는 6음조는 사실, 지난 2년 동안 이 회사가 예술가, 음악가, 마케팅 담당자들과 함께 개발한 보다 더 긴 멜로디의 일부다.

6개 음으로 구성된 2초 가량의 짧은 멜로디지만, 미국 록밴드 린킨 파크(LINKIN PARK)의 마이크 시노다 등 유명한 아티스트와 마케팅 전문가들이 대거 제작에 참여했고, 멜로디가 최종 완성되기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 결제 시 나는 소리는 이렇게 만들어진 90초의 전체 멜로디 중 일부다. 마스터카드는 이를 벨소리, 광고 배경음악, 통화연결음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마스터카드의 라자 라자만나르 마케팅담당 최고책임자(CMO)는 "사운드가 우리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강력한 새로운 차원을 부여할 것이다. 현재와 미래에 사람들이 마스터카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 사람들이 빨간색과 노란색 원형이 겹쳐진 모양만 봐도 마스터카드 로고임을 알 듯이 단 시일 내에 이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스터카드를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비자도 카드 단말기 업체 4곳과 협력해 결제할 때 음성 로고를 내보내는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비자는 미국 카드단말기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에퀴녹스 페이먼트(Equinox Payment), 인제니코 그룹(Ingenico Group), 포인트(Point), 베리폰(Verifone) 등과 함께 음성 로고 연동 시스템을 제작 중이다.

비자의 잭 포스텔 글로벌 거래 책임자는 "너무나 간단하고 쉬운 결제 방식이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고객들은 자신의 거래가 안전하게 이루어졌는지 불안해할 수 있다. 우리는 고객의 거래가 안전하게 완료되었음을 확신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스피커와 음성인식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음성 로고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마스터카드는 '사운드 커머스'(음성 주문결제)가 2022년까지 400억달러(4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패스트컴퍼니(FastCompany)는 "음성 로고는 눈에 보이는 스크린이나 중간 매체 없이도 사람들 간에 전달되고 인식된다"면서 "점점 더 디지털화하는 모바일 세계에서 소리는 가장 적합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음성 로고는 광고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조사기관 PHMG이 1000명의 영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 중 60%는 광고를 본 후 시각적 이미지보다 특정 멜로디를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5%는 음악이 브랜드 특성을 더 잘 이해하게 해준다고 답했고, 47%가 이로 인해 브랜드와 자신이 더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답했다.

라자마나 CMO는 "(음성 로고를 통한) 브랜딩은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며 "티파니에서 보석을 살 때와 오락실에서 결제를 할 때(즉, 결제하는 액수에 따라) 나오는 소리를 다르게 적용하는 등 고객의 기분에 따라 음성 로고의 다양한 버전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