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내 산업재금융·기업금융을 담당하는 현대커머셜의 지난해 실적이 영업활동 악화 등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74.8% 감소했다. 건설경기 부진 여파로 덤프트럭과 트레일러 등 주요 산업부문에서 연체율이 치솟았고 대손비용증가는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

현대커머셜은 우수한 리스크관리능력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가능성, 자금조달능력 등 사업기반이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자본적정성 측면에서 규제 수준에 근접하는 높은 레버리지, 급감하는 당기순이익, 연체율 상승 등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산업재금융·기업금융을 담당하는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실적이 영업활동 악화 등 영향으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나이스신용평가

급감하는 당기순이익

현대커머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39억원으로 전년대비 74.8% 축소됐다. 지난해 현대카드 주식을 인수한 뒤 발생한 염가매수차익 등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탓이다.

염가매수차익은 지분을 살 때 가격보다 자산의 가치가 커지면 발생한 이익분이다. 낮은 가격에 산 이후 가치가 오른 것이다.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하면 이익분 만큼 기업의 자기자본도 커지게 된다.

당기순이익 급감에는 일회성 요인 외에도 부진한 영업 실적도 한몫했다.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018년 취급실적은 캡티브(captive·계열사 간 내부시장) 신산업재와 비캡티브 신산업재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6%, 17% 감소했다. 중고산업재도 전년 보다 5% 감소했다.

현대커머셜은 영업자산 내 80%가 산업재금융이다. 현대·기아차 대형트럭과 대형버스, 현대중공업의 건설기계, 위아의 공장기계 등을 취급하고 있다.

▲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018년 취급실적은 캡티브(captive·계열사 간 내부시장) 신산업재와 비캡티브 신산업재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6%, 17% 감소했다. 중고산업재도 전년 보다 5% 감소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그러나 최근 업계 내 경쟁심화, 조달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이자마진율은 내림세다. 건설 경기 하강,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용차금융 건전성이 저하되며 대손부담률도 높아졌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향후 1~2년간 산업재 부문의 수익기반은 정체 내지 소폭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관계사의 손익도 실적을 끌어내렸다.

현대커머셜은 2017년 현대카드 지분 매입, 2018년 푸본현대생명보험(구 현대라이프)의 보완자본 인수 및 유상 증자 등으로 관계사 투자 규모(2018년 말 관게기업주식투자 8691억원,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 후순위사모사채 100억원)를 확대했다.

그러나 푸본현대생명보험은 장기간 손실 지속으로 지분법평가손실이 발생했다. 푸본현대생명보험은 2018년 상반기 보유 부동산 매각과 사업구조 개편을 바탕으로 이익전환했으나 이자마진율 및 대손부담률 추이 등 경상적인 영업이익 창출력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계사의 이익창출력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커머셜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우수한 수준이나 최근 산업재금융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2018년 9월말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8%, 고정이하자산비율은 0.9%로 2017년말 대비 각각 0.1%p, 0.2%p 상승했다. 수송·화물차량을 중심으로 구성된 현대·기아차 신산업재금융 및 기업금융 자산의 건전성(2018년 9월말 연체율(+1개월), 0.7%/0.2%)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건설·화물차량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현대·기아차 신산업재금융 및 중고산업재금융의 연체율(1.4%/1.3%)이 상승하고 있다.

▲ 건설·화물차량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현대·기아차 신산업재금융 및 중고산업재금융의 연체율(1.4%/1.3%)이 상승하고 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다만 회사의 전반적인 건전성 지표는 캐피탈사 평균 보다 우수한 수준이다. 현대캐피탈로의 부실자산 매각으로 건전성이 보완되고 있다. 2018년 9월말 연체자산 대비 충당금커버리지비율은 192.2%로 손실흡수능력이 우수하다. 2018년 8월 이후 산업재금융 취급 기준 보수화, 추심관리조직 확대, 연체채권 조기매각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안정적으로 관리될지 지켜봐야 한다.

레버리지 부담

현대커머셜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염가매수차익 발생, 전환우선주 발행 등으로 회계상 자본규모가 늘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자산규모 역시 빠르게 커지며 레버리지는 규제 수준에 다시 근접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높은 수준의 레버리지는 영업 확대를 저해하는 요인이자 자본적정성 측면에서 현대커머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현대커머셜의 레버리지는 규제 수준에 다시 근접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현대커머셜은 이에 대응해 Book-off 유동화화, 대출채권 매각 등을 통해 총자산 규모를 조절했다. 총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1000억원의 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였다. 현대카드 지분 인수에 따른 염가매수차익도 자본규모 확대에 기여했다. 다만, 자기자본 내 신종자본증권 비중이 39%에 달하고, 관계기업투자주식 규모가 8691억원으로 자산의 부실을 흡수할 순수자 의 규모가 크지 않은 것은 부담이다. 

현대커머셜은 2018년 12월 20일 1412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완료하였다. 제 3자 배정 대상자는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투자목적 SPC인 Centurion Resources Investment Limited이다. 
 
유상증자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확충된 자본의 활용방안이 중요하다.

한기평은 리스크관리를 위해 영업자산 취급액을 줄이는 등 자산성장 속도의 조절이 병행돼야 자본적정성의 실질적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서 향후 FI의 경영 참여로 인한 경영전략의 변화가능성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