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삼성전자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폰이 20일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LG전자도 올해 MWC에서 듀얼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을 공개한다고 밝혀 양사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쟁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정형화됐던 스마트폰 폼팩터(기기의 모양이나 배열)의 변화가 시작된 만큼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 로욜이 작년 공개한 아웃폴딩 방식 폴더블 스마트폰은 부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UX)으로 혹평을 받았다. 출처=로욜

삼성전자 ‘인폴딩’방식 폴더블폰 출시 예정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첫 번째 폴더블폰은 인폴딩 방식의 7.3인치의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폴딩 방식은 디스플레이를 안으로 접히게 하는 방식으로 밖에서 디스플레이가 접히게 되는 아웃폴딩과는 다른 방식이다. 통상 인폴딩 방식이 아웃폴딩 방식보다 더 고난이도의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인폴딩은 높은 수준의 곡률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접히는 부분의 강도를 강하게 해야 하는 기술적 난이도가 있다. 아웃폴딩은 인폴딩에 비해 곡률 구현 난이도는 낮지만 디스플레이가 외부로 노출돼 있어 내구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스마트폰을 자주 떨어뜨리는 사람에게 아웃폴딩 방식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폰은 ‘수리비를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헤비유저의 경우 하루 평균 약 150회 정도 스마트폰을 열어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1년에 5만번 이상 접었다 펴도 디스플레이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제 폴더블 올레드(OLED)패널은 20만번 정도 접었다 펴도 괜찮은 수준까지 기술력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 4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인데 한국인이 평균 스마트폰 교체주이기인 2년 7개월 정도는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에 집중하는 스마트폰 제조사는 삼성전자, 샤오미, 화웨이, 모토로라 등이 있다. 샤오미는 1월 공동 창업자 중 한명인 린빈 총재가 자신의 웨이보에 더블 아웃폴딩 방식의 폴더블폰 동영상을 공개했다. 화웨이도 이번 MWC에서 폴더블 5G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모토로라도 과거 흥행에 성공했던 레이저폰(V3)을 폴더블로 다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일 열리는 갤럭시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10과 함께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 출처=SA, KB증권

LG전자 ‘듀얼 디스플레이폰’먼저

LG전자는 폴더블폰보다는 듀얼 디스플레이폰으로 시장의 반응을 확인해 본다는 계획이다. 폴더블폰 제작 기술은 있지만 먼저 디스플레이 폼팩터 변화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본다는 것이다.

권봉석 LG전자 MC/HE 사업본부장(사장)은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듀얼 디스플레이폰에 먼저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TV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는데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폴더블 디스플레이보다는 한 단계 앞선 기술”이라면서 “이번 MWC에서 공개할 5G 전용 V50에 폴더블 적용도 고민했지만 채택하지는 않고 우선 듀얼 디스플레이로 초기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내놓을 듀얼 디스플레이폰은 V50에 액세서리 형태로 결합하는 모습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에 경칩(힌지)이 V50과 디스플레이를 연결하는 형태로 예상되는데 얼만큼 자연스러운 듀얼 디스플레이 모습을 구현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권 사장은 “5G이동통신사별로 콘텐츠를 강조하는 업체가 있고, UX(사용자경험)를 강조하는 업체도 있는 만큼 통신사업자와 긴밀히 협력해서 5G에 특화된 서비스를 듀얼 디스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권봉석 LG전자 MC/HE 사업본부장. 출처=LG전자

사용 경험에서 특별함 줘야 성장 가능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세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올해를 스마트폰 재도약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폼팩터 변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5G 상용화도 올해 본격화됨에 따라 5G 관련 스마트폰 시장도 주시하고 있다.

폼팩터 변화는 소비자들에게 흥미로운 이슈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무리 폼팩터가 변화해도 변화된 폼팩터에 맞는 콘텐츠가 없으면 시장 확장에는 제약이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폴더블폰은 성장이 정체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과 편의성, 효용 등을 충분히 제공한다면 수요 창출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B증권이 예상하는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은 올해 300만대 수준에서 2022년 5000만대 정도다.

비싼 가격도 시장 확대의 변수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든 듀얼 디스플레이든 기존 디스플레이보다는 크기가 더 크거나 부품이 더 많이 들어간다. 이런 이유에서 당연히 가격도 높아진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도 일각에서는 2000달러가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고가의 스마트폰을 사려는 사람들이 얼만큼 있을 지도 시장 확대의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