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내 병원이 인공지능, 블록체인,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ICT를 접목한 ‘스마트병원’ 전환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 보건의료 정보화 사업예산은 지난해보다 26% 증가했다. 최근 개원한 이대서울병원처럼 새롭게 신축되는 병원들 또한 설립 단계부터 다양한 첨단 기술을 완비한 스마트병원의 형태로 문을 여는 추세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력과 변화하는 의료 트렌드에 빠른 대응력을 갖춘 헬스케어 스타트업도 의료업계의 잇따른 러브콜 속에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의료업계에서도 IT 역량이 주요한 경쟁력으로 꼽히는 만큼, 의료기관과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확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닛, 인공지능 솔루션으로 초기 병변도 진단 보조

‘루닛’은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인식 기술을 헬스케어에 적용해 의료영상 분석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는 의료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데이터 기반의 이미징 바이오마커(imaging biomarker)를 발견함으로써, 질병 진단과 치료 과정의 정확성과 효율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한 의료진이 딥러닝 기반의 의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를 활용해 진단을 하고 있다. 출처=루닛

최근 루닛은 AI 영상판독 보조 시스템인 ‘루닛 인사이트’를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상용화를 본격 개시했다. 루닛 인사이트는 루닛과 박창민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독자적인 딥러닝 기술과 20만장에 이르는 양질의 엑스선 영상 데이터를 접목시킨 AI 솔루션이다. 이는 흉부 엑스선 검사 시 폐암 진단에 활용되고 있으며, 사람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초기 병변에 대해서도 97%의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향후 폐암 외에도 다양한 질환에 대한 영상판독 기능을 선보일 예정으로, 현재 유방암에 대해서는 세브란스병원과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2곳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1월 말 필립스코리아와의 업무 협약을 계기로 향후 국내외 의료기관 임상 상용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메디블록, 블록체인 기반의 개인의료정보 플랫폼

블록체인 스타트업 ‘메디블록’은 각 의료기관에 산재해 있는 의료 정보를 통합해 환자가 중심이 돼 관리하고 유통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정보 플랫폼을 개발한다.

▲ 메디블록 관계자와 전남대병원 관계자가 의료 빅데이터 과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 이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메디블록

메디블록은 최근 전남대병원과 의료빅데이터 과제협력을 위한 상호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남대병원에 축적된 의료빅데이터를 메디블록의 개인건강기록(PHR) 기반 의료정보시스템을 활용해 확장하고 고도화하여 고품질 의료빅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예방·진단·치료를 위한 의료기기와 신약 개발에 활용해 의료비 경감과 의료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메디블록은 하버드 의대 수련병원, 한양대 의료원, 경희대 치과병원 등 다양한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어 의료정보 플랫폼으로서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최근 메인넷 코드 릴리즈로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정보 플랫폼으로써 첫발을 내디딘 만큼, 의료정보 플랫폼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젤리랩, 채팅 통해 환자 건강관리 돕는다

‘젤리랩’은 챗봇으로 환자와 의료진 간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헬스케어 챗봇 스타트업이다. 환자가 친숙한 채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의료 데이터를 생성하는 컨셉이다. 만성질환에 대한 환자의 증상 관리, 복약 관리, 문진, 질의응답 등을 제공해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고 의료진의 진료를 보조한다.

▲ 챗봇으로 환자와 의료진 간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젤리랩’ 활용 모습. 출처=젤리랩

챗봇은 진료 예약부터 정신과 상담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데, 환자들에게는 카카오톡을 통해 말을 걸어 사용자 응답을 유도하고 문진을 통해 건강 상태를 정량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 의료진에게는 치료 결과, 순응도 등을 대시보드로 제공해 진료를 효과적으로 보조한다. 진료시간이 짧은 국내 의료 현장에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젤리랩은 현재 아토피 등 피부과 만성질환 관리와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 관리 챗봇, 의료진용 대시보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파일럿 임상연구를 서울의료원, 서울아산병원 등과 진행 중이다. 향후에는 다른 만성질환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다.

레몬헬스케어, 병원·보험사·약국 연계 플랫폼…진료 예약부터 실손 보험 간편청구까지

모바일 헬스케어 스타트업 ‘레몬헬스케어’는 모든 진료 절차를 앱 하나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엠케어(M-Care)’를 서비스 한다. 환자는 진료 예약과 진료비 결제부터 실손 보험 간편청구에 이르는 모든 절차를 맞춤형 메시지로 안내 받으며, 시공간의 제약 없이 앱상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다.

▲ 환자가 경험하는 모든 진료 절차를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엠케어’ 활용 모습. 출처=레몬헬스케어

지난해에는 KB손보와 실손 보험 간편청구 서비스인 ‘M-CARE 뚝딱청구’를 선보이고, ‘전자처방전 약국 전송 서비스’를 주요 대형병원에 론칭하며 병원·약국·보험사를 연계하는 획기적인 원스톱 모바일 의료 서비스로 발돋움했다. M-CARE 뚝딱청구는 뛰어난 편의성을 인정받아 생보업계 최초로 NH농협생명과도 서비스 제휴를 맺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약 100개 병원으로 서비스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레몬헬스케어는 대구·경북지역의 중견 병원을 연결하는 ‘엠케어 클라우드 사업’을 발판으로 엠케어를 동네 병의원에서도 사용 가능한 전국 단위의 서비스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연계한 퇴원 후 복약 안내과 식단 관리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레몬헬스케어는 현재 빅 5병원에 속하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을 포함한 30여개 주요 대형병원에 엠케어를 구축‧운영하며 스마트한 진료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향후 병원·약국·보험사를 연계한 자사의 헬스케어 생태계에 축적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