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 새 달, 새 날의 경이를 기대하고 흥분했던 일이 엊그제 같은 데,

벌써 2월 중순이 지났습니다.

연초 가졌던 목표나 하고 싶은 일들을 떠올려 보니 벌써 희미해져갑니다.

목사님이 새해 초 설교 중 자신의 해프닝을 고백하며

간절함에 대해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새해 설교하기 며칠 전 꿈에서 축구를 했는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골을 넣을 수 있는 순간이 다가왔다지요.

발을 살짝 대기만 해도 골인인데, 아무리 발을 뻗으려 해도 안 되더랍니다.

그 안타까움에 몸부림을 치다가 그만 침대서 떨어졌습니다.

정말 다행히 며칠간 물리치료 받는 정도로 큰 후유증 없이 지나갔습니다.

꿈에 많이 안타까워 한 것을 보면

실제로 세상에서 무언가 간절함이 있기에 그런 것 아니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며 잠시 잠깐인 인생길을 무엇보다 간절함이 있는 삶, 신앙 생활로

우리 인생을 빚자고 도전을 주었습니다.

지난주 탈북한지 7년여가 지난 분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자식 하나를 남겨 놓고 나온 점만 빼고(?)는 아내, 다른 자녀와 남쪽에 와서

비교적 잘 정착한 삶으로 보이는 분 였습니다.

첫 직장이 경기도 북쪽의 안정적인 일터로 정해졌는데 문제는 거리였습니다.

이사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그분으로서

아침에 서울 남쪽 집에서 지하철 첫 차를 타고 출근 하는데, 출근에만 3시간여가 걸렸습니다.

어떤 날은 막차를 놓쳐 현지 기차역에서 노숙을 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바로 그때 북쪽에 남겨놓고 온 자녀를 생각하며 버티었다고 합니다.

또 직장 내에서 편견 때문에 아주 심하게 부딪칠 때,

그 갈등의 순간에도 그 자녀를 생각하며 넘겼다고 합니다.

그렇게 낯설고, 먼 직장이라 직장 내 모두들

‘1년이나 다닐 수 있을까?’했다는데 벌써 7년여를 다니다,

얼마 전 서울 그것도 집에서 20분 거리의 직장으로 전보되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인간 승리! 간절함의 너머에 있는 그것이 그의 오늘을 만들었겠지요.

하고 싶었던 일들을 떠 올리며, 희미해진 간절함을 생각해봅니다.

나는 대학 1년을 마치고 이십대 초의 어린 나이에

군대에 입대, 3년여의 군 생활을 했습니다.

돌아보면 당시 인생의 모든 면에서 꽉 막혔다고 생각해서

탈출구를 찾아 떠난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렇게 탈출구를 찾아 툭 떠날 수 있는 여건도 아닐 터.

마음속에 작동하는 역동을 살펴보며 간절함을 회복해보려 합니다.

겨울 너머 봄처럼, 간절함 너머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