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지난해 금융업권의 수익성 저하에도 신용등급은 상향평가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나이스신용평가의 ‘금융업권의 2018년 신용등급 변화와 방향성’에 따르면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가 부여한 유효등급 기준으로 장기등급 상향과 하향은 각각 6건, 5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등급전망(Outlook)은 상향과 하향이 각각 5건, 3건이며, 단기등급은 상향 4건, 하향 3건으로 모든 영역에서 상향이 하향보다 많았다. 나이스신평 측은 “은행, 증권 등 일부 업종의 업황이 개선된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점진적으로 인상되면서 긍정효과가 컸다”고 밝혔다.

◇ 은행·손해보험·저축은행 평가 '상향조정'에 해당

지난해 금융업권 중 은행, 손해보험, 저축은행의 신용평가는 상향조정만 발생했고 반대로 하향조정만 있었던 업종은 생명보험, 신용카드, 부동산신탁, 벤처캐피탈이다.

등급전망 변동의 주요사유는 △계열사로부터의 지원능력변화 △자체실적 및 재무안정성변화 등인데 지난해 롯데카드, 하이투자증권, SK증권은 등급 전망이 계열사 지원변화로 변동됐다.

나이스신평은 올 초에도 롯데카드 무보증사채 평가등급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당시 나이스신평은 “지난해 2월 롯데그룹의 주력회사인 롯데쇼핑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되면서 롯데그룹의 지원능력이 크게 저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 올해 주요 금융업종 수익성은?

 

나이스신평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업권의 수익성이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금융업권 주요 8개 업종의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기준으로 △은행 △생명보험 △증권은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올해도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낮았다.

특히 생명보험은 최근 2년연속 수입보험료가 감소하는 등 저성장이 심화됐다. 현재 생보사는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대응을 위해 수익성보다는 자본적정성 제고에 집중해야할 시기다.

손해보험은 생명보험과 마찬가지로 저성장 지속과 IFRS17 대응이 수익성을 제약할 전망이다. 생명보험사 대비 상대적으로 보험료성장이 예상되지만 자동차보험료 인상 등이 부정적 요인이다.

증권회사는 국내외 투자심리 위축으로 지난해 3분기 이후 유가증권 거래대금이 큰 폭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제성장률 하락, 기업의 전반적인 수익성 저하추세가 악제로 작용해 투자심리의 회복이 쉼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난해 만큼 수익성 유지가 어려울 전망이다.

신용카드는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간편결제 확대라는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맹점수수료 개편안에 따르면 신용카드 업계의 수수료 감소액은 연간 8000억원 내외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는 마케팅비용 축소,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경감으로 대응 중이나 수익성저하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할부리스는 불리한 사업환경에도 과거 수년간 순이익이 증가하고 총자산이익률(ROA)가 개선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연체율 상승과 내수경제 위축이 살적에 반영돼 올해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올해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경기하강과 신규 수주 감소되는 가운데 진행 중인 토지신탁 사업장이 종료되면서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하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부터 ROA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타 금융업종 대비 차주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내수경기 위축의 영향을 먼저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업종이다.

또한 저축은행은 부동산경기 하강과 차주 상환능력 저하로 대손비용이 확대될 우려도 존재한다.

이혁준 나이스 신평 금융평가본부 본부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권 수익성 개선이 전반적으로 둔화됐다”며 “수익성 저하 추세가 향후 신용등급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