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호등에 장착된 센서가 자전거나 보행자를 인식하고 이를 자동차와 교신한다.   출처= 폭스바겐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자동차와 신호등이 (운전자가 있더라도) 운전자를 제처두고 서로 교신한다.

폭스바겐, 혼다, 포드, BMW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교통 체증을 완화하고 정차 중 배기가스를 줄이고 안전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와 신호등이 서로 교신하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멘스(Siemens)와 협력해, 독일 본부가 있는 볼프스부르크(Wolfsburg)에서 스마트 신호등 시스템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두 회사는 이 테스트를 위해 교차로를 만들고, 광 위상(light phases) 정보를 전달하는 교통 신호 시스템 10기를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자동차들과 교신해 전방의 녹색 신호가 언제 들어올 지를 (미래에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에게 알려준다. 궁극적인 목표는 폭스바겐 자동차뿐 아니라 모든 브랜드의 차와 교신하는 것이다.

지멘스의 커넥티드 모바일 시스템(Connected Mobility Systems) 팀의 프란츠 쇼버는 "BMW 차량에는 녹색 신호가 들어오기 전 5,4,3,2,1초로 카운트 다운을 세는 카운터가 있고, 메르세데스 차량에는 ‘지금부터 시속 32km에서 52km로 감속하면 녹색 신호를 만난다’고 말해주는 음성 장치가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내년에 모든 자동차에 이 기술을 장착할 계획이다.

이 네트워크는 와이파이(WiFi) 기술과 센서를 사용해, 스마트폰에 사용된 위치 확인 시스템인 GPS보다 더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자동차가 신호등에 불필요하게 멈췄다가 다시 시동을 거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며, 이에 따라 가스 방출 양도 줄여 줄 것이다. 자동차는 공회전할 때 움직이는 것보다 더 많은 가스를 배출한다. 이 기술은 또 교통 상황에 대한 정보를 자동차에 직접 전송해 안전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폭스바겐과 지멘스는 볼프스부르크의 교차로 두 곳에서 센서를 사용해 보행자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감지하는 테스트도 하고 있다.

지멘스의 프란츠 쇼버는 "센서가 이 정보를 감지해 처리하면, 교통 컨트롤러가 주변의 모든 차량에게 (왼쪽에) 자전거 이용자가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자동차와 신호가 교신해 녹색 신호가 언제 들어올 지를 자동차에게 알려준다.   출처= 아우디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유사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혼다 자동차도 지난해 말 오하이오주의 한 마을에서 ‘스마트 교차로’(smart intersection) 기술을 선보였다.

이 일본 회사는 교차로의 각 코너에 네 대의 카메라를 장착해 360도 방향에서 차량과 보행자의 움직임을 탐지한다. 탐지된 데이터는 커넥티드 자동차(connected cars)에 보내지고 차량에 장착된 컴퓨터에 의해 해독된다. 필요한 경우 운전자에게 시각적 청각적 경고도 보낼 수 있다.

포드는 한 발 더 나아가, 교차로를 지날 때 자동차끼리 서로 교신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 자동차는 필요하다면 충돌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조절한다.

포드는 보행자들이 군중 속에서 움직이면서 어떻게 서로 부딪히지 않고 피하는 지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이 기술이 앞으로 신호등을 쓸모 없게 만들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