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김난도 교수팀은 새해가 되기 전에 그해의 트렌드를 분석해서 발표한다. 또한 책과 강연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명확한 키워드를 제시한다. 올해 발간된 <트렌드코리아 2019>에서 가장 큰 키워드는 바로 콘셉팅이다. 콘셉팅을 비롯한 9가지 키워드가 있지만 창업을 하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콘셉팅이다. 콘셉팅은 생각을 모은다는 뜻인데 소비자의 생각을 모으면 사업이 된다. 콘셉팅 다음으로 눈여겨봐야 하는 키워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소확행이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즉, 아침에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면 행복해지는 사람에게 한 잔의 맥심커피는 소확행이 된다. 저성장이 지속되고 소비자의 지갑도 덩달아 열리지 않고 있다 보니 고객이 원하는 것은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이다. 고객의 생각을 모으고 그것이 바로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아이템이라면 고객의 구매는 정해진 프로세스인 것이다.

라벨영이라는 코스메틱브랜드에는 콘셉팅과 소확행을 실행하는 아이템들이 넘친다. 그중에서 고객에게 재미의 요소와 가격적인 즐거움, 효과적인 측면을 고려한 쇼킹시리즈 상품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상품인 쇼킹두피탄산팩은 일반적인 두피팩으로 주 1~2회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제품의 디자인이 참 눈에 띄는데 이유는 바로 사이다병의 디자인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사이다는 아닌데 사이다처럼 막힌 속을 뚫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이다팩이라는 애칭의 두피팩은 명확한 고객층의 맞는 가격대, 디자인, SNS 전략을 잘 사용하고 있다. 특히 돋보이는 점은 바로 광고문구인데 사이다를 마시면 속이 뻥 뚫린다는 점을 강조한다. “두피 속 벌레~가려움, 냄새까지 뻥! 속~시원하게 뚫어드립니다.” 머리가 가렵다는 느낌을 벌레가 산다고 표현한 재치와 사이다처럼 속을 뻥 뚫어주는 효과라는 발상은 매우 신선하다. 이외에도 마요네즈통에 담긴 쇼킹마요네즈헤어팩, 머릿결의 심폐소생술을 하는 볼륨빵빵의 뽕빨크림 등 재미, 가격, 콘셉트 등에서 성공한 제품들이 있다.

콘셉팅은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데 명확하면서 완성도가 높지 않아도 재미있거나 나랑 맞는다는 생각이 있으면 소비자는 구매라는 결과를 만들어 준다. 콘셉팅에 맞는 창업을 고민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완벽한 제품보다는 명확한 콘셉이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다소 불완전해 보여도 재미가 있거나 나이대별 소비자의 니즈를 명확하게 저격한다면 그것이 바로 콘셉팅의 성공이다. 경기가 어렵지만 여전히 소비는 이루어지고 있고 생활필수품이 아닌 소확행, 탕진잼을 즐기는 소비족은 넘쳐나고 있다. 자기 시장을 어디로 정할 것인가가 저성장을 이기는 성공창업의 포인트라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