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구글이 올해 130억달러를 투입, 미 전역에 데이터센터와 지사 등 거점을 마련하는 사실이 15일 확인됐다. 선다 피차이 구글 CEO는 13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13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와 거점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최소 1만명의 고용유발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2018년 실리콘밸리에 구글 빌리지를 건설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한편, 뉴욕 등 일부 지역에 구글 허드슨 스퀘어같은 새로운 거점 사무실을 속속 만들고 있다. 여기에 이번 정책으로 네바다와 오하이오 등에는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며 기존 시설이 존재하는 지역에는 시설 확충으로 가닥을 잡는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미 전역에 강력한 거점을 확보,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경쟁력을 키우는 쪽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포드와 같은 전통의 제조사들이 속속 시설 규모를 축소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시대의 패권이 일반 제조에서 ICT로 넘어왔다는 명확한 증거라는 말도 나온다.

구글이 이번 정책으로 탈 실리콘밸리를 선언, 이후 미국 퍼스트 전략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 탈 실리콘밸리 바람이 눈길을 끈다. 출처=갈무리

실리콘밸리는 오래전부터 글로벌 테크기업의 대명사이자, 오랫동안 혁신의 고향으로 여겨진다. 북미 전체에서 벤처캐피털 규모가 가장 큰 곳인데다 인재확보에도 용이한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자본과 인재가 풍부한 것을 넘어 지방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유명하다. 12월부터 3월까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습기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전자산업이 일어나기에 이상적인 입지조건을 가졌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에는 그 인기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높은 물가와 더불어 높은 ICT 기술로 굳이 실리콘밸리에 기업들이 존재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에서 구글의 이번 정책을 살펴봐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구글의 미국 퍼스트 전략 가능성도 의미심장하다. 구글의 이번 미 전역 투자로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대한 투자 여력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구글이 미국 우선주의로 정책 결정 방향을 잡았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