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최근 상용차 업계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는 노후화물차 조기 폐차 보조금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올해 약 2400억원의 예산을 배정한 상태다. 여기에 상용차 업체들이 추가 지원 행사를 마련하면서 시장이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배출가스저감사업 속도 붙나

앞서 정부는 2022년까지 도로수송 부문 미세먼지 배출량 43%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2월 15일부터는 2008년 이전 등록, 10년 이상 된 배출가스 5등급 노후화물차 130만대가 고농도 미세먼지에 따른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면서 수도권 지역에서 운행도 제한된다. 정부는 동시에 배출가스저감사업의 일환으로 노후 경유 화물차 조기 폐차 시 보조금 지원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중·대형 노후경유차 소유자가 차량을 폐차한 뒤 신차를 구매하면 조기 폐차 보조금을 3~4배 인상해 지원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검토 방안은 중형(배기량 6900~1만㏄ 미만) 노후경유차에 최대 1100만원, 대형(배기량 1만㏄ 이상) 노후경유차에 최대 300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현재 중·대형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보조금은 최대 770만원이다. 조기 폐차 예산에는 국비 1207억원을 배정했다. 전국 지자체별 예산과 합치면 약 24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다. 이는 2018년 대비 약 30% 증액된 수준이다.

다만 소형차량의 조기 폐차 보조금은 최대 165만원으로 유지한다. 소형차량은 현재 보조금 수준으로도 조기 폐차 수요가 충분하나 중·대형차량은 폐차 규모가 작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7년 기준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실적은 겨우 161대다. 전체 6만9036대의 0.2%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대형차량의 조기 폐차로 인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크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평균 163.4㎏의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대형 노후경유차의 조기 폐차를 3년간 지원할 경우 총 817㎏의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같은 기간 소형차량을 지원함으로써 얻는 미세먼지 저감량이 10.5㎏ 수준에 불과하다.

▲ 차종별 조기폐차 보조금 및 저감효과. 자료=환경부

조기 폐차 쉽게 가능할까?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섰지만 조기 폐차 신청조건은 까다롭다. 신청자격이 있는 노후화물차는 차량 정비사업체에서 발급한 조기 폐차용 자동차 성능점검 기록부상 정상가동(도로용 3종 건설기계는 정기 검사 관련법 의거) 판정을 받아야 한다.

또한 정부나 지자체 지원으로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하거나 저공해엔진으로 개조하지 않아야 한다. 차량 보유 기간도 보조금 신청일 전 6개월 이상이어야만 신청할 수 있다. 지원대상은 2008년 이전 등록된 10년 이상 된 배출가스 5등급 노후화물차와 2005년 12월 31일 이전 제작된 도로용 3종 건설기계다. 다만 신청 조건에 맞더라도 보조금 예산 한계로 인해 우선지원 대상이 갈린다.

우선지원 대상은 ▲배출가스 5등급 경유자동차 중 비상저감조치로 인한 과태료 처분 유예 중인 차량 ▲LPG 화물차 전환사업 지원대상 차량 ▲총중량 3.5톤 이상 차량 ▲2000년 이전 제작·출고 차량 ▲인증받은 배출가스 저감장치 등이 없거나 장치 미개발로 저공해조치 명령 유예를 받은 차량 등이다.

▲ 볼보트럭 'FM'. 사진=볼보트럭코리아

업계도 동참 나서

정부가 노후상용차에 대해 조기 폐차를 지원하자 상용차 업계도 동참에 나섰다. 볼보트럭코리아는 기존 경유트럭을 폐차하고 볼보트럭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80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는 환경부가 지원하는 ‘조기 폐차 보조금’과는 별개다. 회사에서 별도로 제공하는 지원금이다.

볼보트럭코리아에서 마련한 이 행사는 볼보트럭이 아니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 트럭을 폐차하고 신규로 볼보트럭을 구매하면 보조금을 주는 형태다. 특히 정부 지원금 대상차량이 아니더라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2005년 이후에 등록된 트럭이거나 유로4, 유로5 이상의 배출가스 등급을 가진 차량도 폐차 후 볼보트럭 신차를 구매하면 같은 혜택을 받는다. 지원 금액은 차종별로 ▲덤프트럭 800만원 ▲트랙터 600만원 ▲대형카고 600만원 ▲중형카고 300만원이다.

스카니아도 지난 1월부터 트럭 조기 폐차 지원에 나섰다. 지원 대상은 브랜드에 상관없이 유로3 차량을 말소 등록하고 ‘올 뉴 스카니아’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다. 이에 해당하는 소비자는 정부 보조금과 함께 최대 700만원에서 3000만원 이상 가능하다. 다만 지자체별로 시행 시기와 보조금 예산이 다르므로 미리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상 차량 여부는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스카니아 트럭 '올 뉴 스카니아 S500 High'. 사진=스카니아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