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애플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3일(현지시간) 애플이 4월이나 5월 초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서비스가 출시되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채널과 유사한 iOS TV 앱에서 기존 디지털 스트리밍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애플 기기 이용자들에게는 무료로 제공된다. 애플이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게 되면서 공고한 '애플 생태계'가 콘텐츠 시장으로까지 확장될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막강한 플레이어들에게 밀려날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애플은 서비스별로 별도의 앱을 깔아야 하는 수고 대신 한 가지 앱에 콘텐츠를 모아 모바일 동영상 시청을 단순화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참여하지 않으며, HBO의 참여도 미지수라는 게 외신의 설명이다.

▲ 애플의 TV 어플리케이션. 출처=갈무리

외신에 따르면, 라이온 게이트의 스타즈, CBS, 그리고 쇼타임의 소유주인 비아콤이 애플 플랫폼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BO는 자사의 프리미엄 네트워크 사업자에 합류할 수도 있지만 애플과의 논의는 아직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플과 HBO의 정확한 이견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디어 회사들은 애플이 새로운 방식으로 기존 서비스의 통합을 시도하면서 데이터 공유와 수익 나눠먹기를 우려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애플이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새로운 뉴스 구독 서비스의 수익을 거의 50%를 가져오는 것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CNBC와 인터뷰한 익명의 전문가들은 애플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과점 동영상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 한 명당 30% 요금 인하를 추진하고 있고, 현재 애플은 HBO Now, 넷플릭스, 기타 스트리밍 앱에 가입하는 고객들로 인해 매출이 15% 감소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또 넷플릭스와 훌루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채널과 애플 모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수년간 기존의 미디어 회사들과 그들의 컨텐츠에 접근을 시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애플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고객들의 행동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케이블 번들의 붕괴와 함께 해가 갈수록 가속화될 것이며 올해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오프라와 다년간의 파트너십을 맺었지만, 아직까진 구체적인 얘기는 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엄청난 자신감을 가진 인재들을 몇몇 고용했고, 여기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나눌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사가 오프라 윈프리와 리스 위더스푼, 스티븐 스필버그와 같은 유명 연예인과 계약을 맺게 되면 애플 기기 소유자들은 추가 비용 없이 영화와 TV 콘텐츠를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둔화로 기기의 초고가정책을 이어온 애플의 성장 동력도 함께 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애플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은 작년 하반기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아이폰 매출이 급감하면서 ‘콘텐츠’에 본격적으로 눈길을 돌렸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등 이미 ‘킬러 콘텐츠'들을 상당 부분 비축한 기업들 사이에서 애플이 어떤 차별화를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