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국내 상장보험사가 결산 실적과 무관하게 전년 수준의 현금배당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국내 상장보험사의 2018년 잠적 실적 발표에 따르면 11개의 상장보험사 가운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진 곳은 7개 기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보험사는 대체로 영업이익 감소 영향으로 순이익이 하락했지만 배당수준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현재 보험업계는 2022년 도입 예정인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준비로 회계 상 부채로 계상되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축소하면서 보험영업실적의 역성장이 지속되는 중이다.

보험사는 매년 보험영업에서 발생한 적자를 투자이익을 통해 보완 중이지만 성장이 정체하는 추세다. 보험사가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앞서 순이익을 최대한 확보해 이익잉여금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도 배당성향이 예년 수준을 유지한 배경은 주주가치 제고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는 저성장 환경에도 주주의 안정적인 배당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평균 20%의 배당성향을 유지중이다.

◇ 오렌지라이프, 영업익 8% 축소에도 고배당 유지…배당성향 68.5% 업계 ‘최고’

 

오렌지라이프의 지난해 원수보험료는 5조480억원으로 2017년 결산 4조3423억원 대비 16.3% 증가했지만 전체 영업이익은 8% 축소됐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는 사명변경으로 브랜드비용 증가해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올해까지 소액주주에게 고배당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오렌지라이프가 발표한 현금배당 총액은 2132억원이며 배당성향은 68.5%다.

오렌지라이프의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10.7% 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업계서 순이익 대비 가장 높다.오렌지라이프는 주주에게 올해까지 순이익의 50% 이상을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통해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지주에 자회사 편입승인이 마무리 됐고 향후 신한생명과 합병하게되면 상장폐지가 되는 만큼 올해를 마지막으로 고배당 지급이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생명, 원수보험료 1년간 3% 증가 불구 일회성이익으로 현금배당 32% 확대

삼성생명의 지난해 원수보험료는 32조8951억원으로 2017년 결산 31조9590억원 대비 3% 증가했지만 일회성이익이 급증하면서 영업이익이 1년간 53% 확대됐다.

지난해 5월말 삼성생명은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하면서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매각이익이 발생했다. 이에 삼성생명은 영업이익이 2017년 1조6906억원에서 지난해 2조5871억원까지 크게 확대됐다. 올해 삼성생명은 경상이익을 제외하고 삼성전자지분 매각이익 1조1000억원 중 30%를 올해를 포함해 세차례에 걸쳐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계획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1185억원은 주주에게 배당이 되고 2019년 현금배당도 경상이익에 더해 매각이익 1198억원이 결산 배당에 포함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일회성이익으로 배당변동성이 커지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안정성 확보차원에서 매각이익 중 배당에 지급될 금액을 분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동양생명, 저축성보험 감소탓 영업이익 1년새 70% 급감에도 배당성향 20%대 유지

동양생명은 지난해 저축성보험 및 연금상품을 대폭 축소하면서 보험료 일시납이 크게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투자이익도 축소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동양생명의 영업이익은 725억원으로 전년 2465억원 대비 70.6%로 보험업계에서 실적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에 올해 동양생명은 현금배당을 총액을 전년대비 72%(405억원) 축소했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도 1352억원 (71.2%) 감소하면서 배당성향이 28.5%로 2017년 29.5%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순이익이 각각 2422억원(-35%), 1193억원(-53%) 축소됐다. 이들 기업은 아직 현금배당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안정성을 위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대체로 배당변동이 클수록 주주에게 위험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현금배당성향은 각각 15.3%, 17.8% 으로 동종 업계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 동양생명, 오렌지라이프보다 주주환원 비율이 낮은 측에 속했다.

 

◇ 삼성화재, 삼성물산 지분 전량매각에도 배당성향 40.3%→28.2%로 하락

삼성화재는 지난해 삼성물산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삼성전자 지분도 일부 매각해 운용자산 중 주식수익률이 높아졌지만 배당성향은 2017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 하락은 전년 대비 배당금 지급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투자이익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78억원(15.7%) 증가한 1조455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외비용 증가로 순이익은 1% 성장에 그쳤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경상이익과 함께 지난해 관계 계열사 지분 처분에 따라 발생한 매각이익이 배당에 전액 포함됐고 분할지급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순이익 전년 대비 급감에도 20%이상 배당성향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장기보험 성장 악화와 자동차보험 요율 인하 경쟁 등으로 보험료수입이 감소해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은 전년과 유사하다.

지난해 현대해상은 손해율 상승과 사업비율 증가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973억원(1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908억원(19.6%) 축소됐다.

현대해상의 올해 현금배당 총액이901억원으로 전년 1196억원 대비 26% 감소했지만 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성향은 24%로 2017년 25.8%와 1.7%포인트 하락했다.

DB손해보험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7246억원으로 2017년 868억원 대비 16.5% 줄고 당기순이익도 1년간 1302억원(-19.5%) 축소됐다. 배당총액이 지난해 보다 189억원(-13%) 줄었지만 배당성향은 20%대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상장 손해보험사 가운데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지만 배당성향은 30%대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영업이익은 3127억원으로 2017년 결산 5136억원 대비 39% 축소했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현금배당 총액은 전년 대비 26% 줄어든 917억원을 주주에게 지급하지만 순이익도 감소하면서 배당성향은 32.4%에서 39.1%로 상승했다. 지난해 순이익 감소폭 대비 배당금 지급이 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메리츠화재 측은 지난해 결산 영업 실적에 대해 “원수보험료 증가로 매출액은 증가했다”며 “장기보험 신계약 증가로 인한 판매비 확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