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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의 미래전망] 북미 핵협상에 대비하는 일본의 동아시아 전략
이성민 미래전략가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2.13  15:55:20
   

일본의 요격 미사일 도입과 러시아의 독립외교 요구

2019년 2월 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016년부터 루마니아에서 운용을 시작한 지상배치 추격미사일 발사시스템이 폴란드에 이어, 일본에까지 배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은 일본 정부가 도입하려는 미국의 육상배치형 추격미사일 시스템 이지스 어쇼어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미러간 INF(중거리 핵전력) 조약 파기를 파기한 미국은 지난 1월 말 일본에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 2기 판매를 승인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 이지스 어쇼어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일본의 설명을 수용하지 않고, 일본과의 외무, 국방장관 회의에서 우려를 전달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동맹국을 통해 전 세계적인 MD 배치를 하고 있으며, 일본이 이것을 계기로 군사력을 강화한다고 속내를 밝힌 것이다.

러시아와 일본은 현재 북방영토를 포함한 쿠릴열도 문제를 한창 논의 중이다. 일본은 이제까지 러시아가 점유하고 있는 쿠릴열도 4개 섬에 대해 불법 점거라고 주장해왔고, 러시아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합법적으로 귀속됐다며 일본의 반환 요구를 거부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러시아는 일본과 쿠릴열도 4개 섬 반환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나, 일본의 미국의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 도입과 관련해서 반발한 것이다.

2019년 1월 28일, 아베 신조 총리가 국회 시정연설에서 밝혔듯, 일본은 경제적 보상을 통해서라도 쿠릴열도 4개 섬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세르게이 외무장관은 이러한 일본의 의도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러시아는 일본에게 영토문제에서 양보할 터이니, 일본도 미국으로부터 독립외교를 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일본의 시진핑 주석 방일 요구와 센가쿠 열도 방치

2019년 2월 5일, 일본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2019년 한 해 동안 일본을 2차례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요구한 일본 방문 행사는 2019년 6월 오사카에서 열릴 G20 정상회담과 9월 국빈방문이다. 아베 총리는 이미 2018년 10월 중국 방문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이런 요청을 했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아베 총리의 방일 요청은 오는 10월 새 일왕 즉위의식과 관련이 있다. 아베 총리는 어떻게든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일을 이뤄낼 요량이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즉답을 피하며, 동아시아 관계 속에서 방일문제를 고려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2019년 1월 11일,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동중국해 센가쿠 열도의 일본 접속수역에 중국 군함과 잠수함이 진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방위성은 1월 10일 오후 미야코지마 동북동 해역에서 잠수함이 부상하지 않은 채 일본 접속수역을 북서로 항행하는 것을 해상자위대 호위함 등이 포착했다고 밝혔다. 중국 군함이 센가쿠 열도 접속수역에 들어온 것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었다.

센카쿠 열도는 동중국해 남서부에 위치한 5개 무인도와 3개의 암초로 구성된 군도로, 타이완과 류큐 제도 사이에 있다. 일본은 무주지 선점론을 내세우며 중국, 타이완과 영유권 분쟁 중이며, 현재 실효지배 중이다. 일본판 독도인 셈이다. 하지만 일본은 중국 군함과 잠수함의 센가쿠 열도 접속수역 침범에 대해서 큰 문제를 삼지 않았다.

 

일본의 독도 망언과 북한의 적극적 반응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019년 1월 28일 일본 정기국회 외교부문 연설에서 “일본 고유 영토인 다케시마(竹島, 독도의 일본명)에 대한 일본의 주장을 확실히 전달해 끈기 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에 대해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월 12일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 고노 외무상의 망언에 대해 “우리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도전이며 엄중한 침략행위”라고 강력 규탄했다. 독도와 관련된 일본 정부의 발언에 대해서, 북한이 공식 논평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 북미 두 정상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동의한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뉴시스

조선중앙통신은 ‘신성한 우리의 영토를 넘겨다보지 말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일본이 올해에도 독도 강탈을 기본 정책 과제로 정하고 더욱 노골적으로 달라붙겠다는 것을 공식 표명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조선중앙통신은 “시급히 청산해야 할 과거 죄악은 한사코 부정하고, 오히려 남의 땅을 제 것이라고 생억지를 쓰는 일본 반동들의 날강도적 행위는 전체 조선민족의 치솟는 격분을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독도는 명실공이 우리 민족 고유의 신성한 영토”라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예로부터 하나의 영토에서 단일민족으로 살아온 조선민족의 통일 분위기가 전례 없이 높아가고 있는 오늘의 시점에서 독도 문제를 오만하게 들고 나오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며 이를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광활한 아시아 대륙을 피에 잠근 과거의 침략 만행을 찬미하며 ‘대동아공영권’의 옛 꿈을 기어이 이뤄보려는 군국주의 야망의 집중적 표현”이라고 꼬집으며, “일본 반동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 나라들의 거듭되는 항의와 규탄에도 불구하고, 계속 해외팽창 야망 실현에 분별없이 날뛴다면 그것은 고립과 자멸을 재촉하는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의 논평은 북한 정부의 입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조선중앙통신의 논평은 2019년 1월 28일 아베 일본 총리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2019년 일본 정부의 정책목표 중 하나가 북한과 과거사 청산 및 수교라고 밝힌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생각임을 밝혔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조선중앙통신이 논평을 통해서 고노 외상의 독도 망언을 규탄하며,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일본식 과거사 청산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어불성설이라고 우회 비판한 것이다.

 

북한 비핵화 시대와 어긋나는 일본의 동아시아 전략

2019년 2월 27일과 28일 양일간,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약 8개월 만에 개최되는 이번 회담에서, 북미 양측이 과연 어떤 협상 결과를 도출해낼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물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최대의 목표는 북한 비핵화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북미 양측은 잃을 것이 없다. 2차례나 양국 정상 간에 대화를 실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3차, 혹은 제4차로 회담이 이어진다고 해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양측이 모두 기대하는 북한 비핵화는 가까운 장래에 달성될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 비핵화로 인해 새롭게 전개될 동아시아 국제질서이다. 북한 비핵화는 궁극적으로 북한 개혁개방이고, 주변국들과의 교역교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 비핵화가 실현되면, 북한과 우호관계를 유지했던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대치관계였던 한국과도 선린우호관계를 맺고, 인적 물적 교류가 이어질 전망이다.

종전 선언을 준비하는 한국과 북한을 사이에 두고 오히려 군사력을 강화하는 일본의 태도는 북미정상회담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동아시아 각국은 일본 제국주의의 피해국들이다. 일본은 지금 일본 제국주의의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동아시아 각국과 여전히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영토 분쟁을 진행 중이다. 비핵화를 추진하는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서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 2기를 수입한다는 일본은 북한은 물론, 한국, 러시아와 중국과도 불편한 관계를 맺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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