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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국내 ELS변액보험 시장에서 유일하게 월지급식 상품을 판매하던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독주를 할 수 없게 됐다. 새로운 경쟁자 하나생명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하나생명은 ELS에 투자한 뒤 매월 발생하는 투자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월지급식 ELS변액보험 상품을 시장에 내놨다. 이 상품은 원금만 ELS로 재투자하며, 수익을 고객에게 매월 지급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과거 2012년 무렵 변액보험 판매를 중단했다"며 "당시 변액보험의 높은 사업비 등으로 인해 판매 실적이 저조했고, 이로 인해 펀드사들도 많이 줄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2017년경부터 변액보험에 대한 사업비를 줄이는 등 탈바꿈해 다시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며 "변액보험 상품에 대한 펀드 규모를 키우기 위해 ELS상품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덧붙였다.

ELS변액보험과 월적립식 ELS변액보험은

먼저 변액보험이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의 금융상품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계약자에게 나눠 지급하는 실적배당형 보험 상품을 말한다.

기존의 보험 상품이 보험회사 책임 아래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었다면, 변액보험은 투자결과에 대한 책임이 가입자에게 있다. 대신 채권 투자에 비해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즉 고객에게 자산 운용 형태 선택권이 주어지는 반면 자금 운용에 따른 비용으로 다른 보험 상품 대비 보험료가 비싸다. 또 원금이 손실될 가능성도 있다.

ELS변액보험은 ELS(equity-linked securities)에 투자하는 보험상품으로 ELS는 주가연계증권이다.

ELS는 보통 원금보장이 가능하도록 투자금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도록 설정하며, 나머지 소액을 통해 코스피 200 같은 주가지수나 개별종목에 투자한다. 주가지수 옵션은 상승형과 하락형 등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으며, 옵션투자에 실패해도 채권투자에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전에 정한 2~3개의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기준으로 계약 시점보다 40~50%가량 떨어지지 않았다면 약속된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한다. 다만 ELS는 증권회사가 발행하기 때문에 부도나 파산의 경우 원금을 잃을 수 있다.

월지급식 ELS변액보험의 경우는 ELS에 장기투자 하면서 지급 조건을 충족할 경우 월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지급 조건 등은 보험회사별로 다를 수 있다.

▲ 사진=하나생명 제공

하나생명 ELS변액보험의 'Go-Stop'

이번에 하나생명이 내놓은 월지급식 ELS변액보험 상품은 '(무)월지급식 ELS의 정석 변액보험'으로 가장 큰 장점은 매월 수익금을 지급받는 것과 동시에 'Go-Stop' 구조로 유연한 자금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누릴 수 있는 절세 효과는 하나생명이 강조하는 장점 중 하나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원금만 ELS로 재투자하고 수익은 고객에게 매월 지급해 저금리와 고령화시대에 맞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능하게 한 상품"이라며 "Go-Stop 기능을 활용하면 매 월 발생하는 쿠폰수익금을 연간 12회까지 지급 중지 또는 재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이용해 보험차익이 발생하는 시점을 조정할 수 있는데다가 절세까지 가능해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이 상품은 예적금에 비해 높은 수준의 수익을 추구하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종목형이 아닌 지수형에, 매 월 수익을 확정 지을 수 있도록 월수익확정식 ELS에 투자한다. 즉 지수형(KOSPI200, S&P500, HSCEI 등) 월수익확정식 ELS에 투자해 위험성을 낮추고 수익 달성 가능성을 높이도록 했다는 것이다.

매 월 발생되는 수익(쿠폰)은 고객에게 지급되며, 관련세법 요건에 부합하는 경우 보험 차익 비과세 혜택에 선취수수료 없이 자동 재투자도 가능하다.

고객의 위험 성향에 따라 주가지수ELS인컴형, 국내주식형, 글로벌채권형, MMF형 펀드로 운용되며, 중도인출이나 약관대출, 추가납입 기능으로 유연한 자금활용도 가능하다. 각 기능별로 연간 12회까지 아무런 수수료 부담없이 펀드 변경과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최소납입보험료는 500만원이며, 만15세부터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고안조 하나생명 변액보험자산운용부 본부장은 "Go-Stop으로 장기간 투자 시에도 필요한 자금을 충분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자금의 셀프디자인을 통해 투자수익과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추구하는 고객에게 좋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하나생명의 방카슈랑스 채널인 KB국민은행과 경남은행을 통해 판매 중이며, 오는 3월부터는 KEB하나은행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 이미지=BNP파리바카디프생명 홈페이지

BNPP카디프생명의 'No Knock-in'

BNPP카디프생명의 월지급식 ELS변액보험은 '무배당 월지급식 ELS스타변액보험(일시납)'으로 개별주식 대비 주가 흐름과 변동성에 영향을 적게 받는 지수형 노낙인(No Knock-in) ELS에만 투자해 안정성을 높였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노낙인(No Knock-in)이란 ELS 중에서 투자원금손실하한기준이 없는 구조를 말한다.

BNPP카디프생명 관계자는 "장기 투자 측면에서 편의성과 안전성을 고려했다"며 "일반적으로 개별 ELS 투자의 경우, 조기상환 또는 만기상환 시 새로운 투자처를 다시 찾아야 하는데 이 상품은 자동으로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을 제시하는 ELS에 재투자되는 구조로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수형 노낙인(No Knock-in) ELS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기간 내 발생하는 주가지수 변동에 관계 없이 '만기 평가일'에만 미리 정해 놓은 조건을 충족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상품은 만 15세부터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보험료는 일시납으로 1000만원부터 납입이 가능하다.

아울러 지속적인 ELS 재투자 대신 이미 얻은 수익금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싶다면, 가입 기간 중이라도 저축보험처럼 공시이율로 관리되는 '일반계정'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 일반 변액보험과 동일하게 시장 상황에 따라 ELS펀드(ELS스타주가지수연계형) 이외의 펀드(주식형, 채권형 등)로 '펀드변경'도 가능하다.

한정수 BNPP카디프생명 상품개발부장은 "주식 직접투자보다는 위험이 낮으면서도 즉시연금 등 매 월 공시이율이 적용되는 금융상품보다는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고객들을 위해 업계 최초로 ELS변액보험을 개발해 제공 중"이라며 "'월지급식 ELS스타 변액보험'은 당사의 ELS변액보험 노하우와 매 월 수익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의 니즈가 결합된 상품으로, 은퇴 등으로 인한 수익 변동에 '월 수익 지급'이라는 대안을 제시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누가 가입하면 좋을까…주의 점은?

BNPP카디프생명과 하나생명이 판매하는 월지급식 ELS변액보험의 주요 타깃은 은퇴 고객 혹은 은퇴를 준비 중인 고객이다. 이들의 고정적인 현금 흐름이 끊기는 것에 대한 대안 상품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국민연금에서 은퇴자들이 금전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충당해야 하는데 그런 기능은 줄어들 것 같다"면서 "보험 산업도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어 이번 상품은 은퇴자들이 가입하면 좋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변액 상품인만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펀드로 알고 가입하면 안 된다"며 "초기에 사업비가 빠지는 등 보험에 대해 알고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투자를 하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은퇴를 대비하는 중년층에서 가입하면 알맞다"면서도 "만일 투자 경험이 없고,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면 가입을 하면 안 된다"고 못박았다.

BNPP카디프생명 관계자는 "지금까지 월지급이 안 된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월지급식 ELS변액보험은 은퇴자와 은퇴를 앞둔 자 등이 가입하면 좋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타 보험사가 아직 뛰어들지 못 한 이유

현재 보험업계는 새롭게 도입될 새 국제보험회계기준 IFRS17로 인해 변액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월지급식 ELS변액보험은 BNPP카디프생명과 하나생명 단 두 곳에서만 판매 중이다.

그 이유는 이 상품이 은행에서 판매되는 방카슈랑스 상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주 계열 은행을 끼고 있어야 영업을 하기 편하다"며 "지주 계열이 아닌 생명보험사의 경우 설계사 위주로 판매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도전하지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의 고객 중 특히 은퇴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KB생명이 KB국민은행 고객을 타깃으로 월지급식 ELS변액보험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KB생명 외에 은행 계열사가 아닌 생명보험사들도 월지급식 ELS변액보험 상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에서는 현재 BNPP카디프생명과 하나생명의 월지급식 ELS변액보험 상품이 모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KB생명의 월지급식 ELS변액보험이 등장한다면 KB국민은행에서 KB생명의 상품을 더 밀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곧 KB국민은행에서 은퇴 고객을 대상으로 이들 3사의 월지급식 ELS변액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하거나, 기존의 두 회사가 영업 실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하나생명의 경우 새로 판매한지 얼마되지 않아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월지급식 ELS변액보험의 개정 가능성은?

최근 금융감독원은 보험상품의 실질수익률과 사업비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보험회사들은 장기 상품인 보험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며 반발 중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굳은 의지에 보험회사들은 상품 개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월지급식 ELS변액보험의 경우도 각 보험회사들은 상품 개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상품이 개정된다면 사업비와 유지비 등에 대해서만 달라질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분석이다.

월지급식 ELS변액보험 관계자는 "금감원의 이번 방침으로 편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수익률로 안내될지라도 고객에게 월 지급되는 수익금에는 문제가 없다"며 "수익률과 조건에 따른 월 수익금 지급은 전혀 다른 별개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익금을 지급하는 조건은 수익률과 상관없이 각 보험회사별로 다르다"며 "예를 들면 기초자산 가격의 40% 이하 혹은 50% 이하 등의 조건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