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국제유가가 12일(현지시각) OPEC의 감산 이행에 상승 탄력을 받았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3%(0.69달러) 상승한 배럴당 53.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5%(0.91달러) 오른 62.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유시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소식에 들썩였다. 이날 OPEC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기구 회원국들은 지난 1월 일 평균 전달보다 약 79만7000배럴 가량 감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PEC이 지난해 12월 약속한 감산 목표인 약 80만배럴에 근접한 수치다.

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규모가 가장 컸다. 1월 산유량은 일 평균 1020만배럴로 지난해 12월보다 35만배럴 감소해, 목표치보다 평균 10만배럴 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오는 3월 일일 산유량을 하루 980만 배럴까지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잔 쉴드롭 SEB마켓 원자재 수석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11월 절정에 이른 생산량을 줄이는 데 성공했고 특히 브렌트 시장이 강하게 탄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지난 12월 유가 지지를 위해 OPEC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일 평균 12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비회원 산유국의 감축분은 일 평균 40만배럴이다.

감산과 함께 유가 수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도 시장을 움직였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각료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오는 3월 1일로 정한 관세 인상의 시한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톰 살 인터내셔널 FC스톤 선임 부대표는 로이터통신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관련 합의 가능성이 가격을 높였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분업무 일시 중지 우려 또한 완화되면서 유가 투자를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의회가 합의한 예산안을 두고,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2차 셧다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는 국경 장벽 건설을 포함한 약 14억달러의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남은 상태다.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는 이날 미국의 올해 산유량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단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 산유량 예상치는 일일 1241만배럴로, 1월 전망치보다 2.8% 상향됐다. 올해 WTI 가격 전망치는 1.1% 상향된 배럴당 54.79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