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정부의 요청으로 KT, ISP 사업자들이 12일 서버네임인디케이션(SNI) 필드차단 방식을 이용한 웹사이트 차단을 시작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중국에서나 보던 장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실효성에도 의문부호가 달린다.

정부가 도입한 SNI 필드차단 방식은 URL 차단이나 DNS 차단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웹사이트 차단 기술이다. URL 차단을 해도 보안 프로토콜을 주소에 추가하면 사이트가 간단히 열리는데다 DNS도 우회 접속이 가능하지만, SNI 필드차단은 웹사이트 접속 과정에서 활용되는 표준기술 자체를 막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의 SNI 필드차단으로 많은 성인 콘텐츠 사이트가 막혔다.

▲ SNI 필드차단이 논란이 되고있다. 출처=갈무리

문제는 SNI 필드차단으로 정부의 감시기조가 거세지는 부분이다. 정부는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해지자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강력한 규제안을 준비하며 큰 비난에 직면, 이를 포기한 바 있다. SNI 필드차단이라는 극약처방을 통해 성인 콘텐츠 사이트를 막겠다는 의지는 의미가 있으나, 무자비한 방식으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최소한의 여지를 남기지 않은 대목은 논란이다.

IT 시민단체 오픈넷은 “SNI 필드를 차단하려면 정부가 기기 사이의 패킷을 볼 수 밖에 없다”면서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효성에도 의문부호가 달린다. 현재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SNI 필드차단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이 공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