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애큐온캐피탈의 할부리스 사업은 80%가 두산그룹에서 나온 물량으로 이뤄지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등 재무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애큐온캐피탈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두산과 관련된 할부리스 사업의 자산 규모가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 수준이다. 애큐온캐피탈은 두산그룹 계열 외 여타 기업과의 거래를 늘려 영업 안정성 확보로 대응하고 있다.

▲ 출처=애큐온캐피탈

13일 한국기업평가는 애큐온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평가요인으로 자산성장, 자산구성 다변화 등 사업기반 안정화를 꼽았다. 애큐온캐피탈의 자산 안정성에 두산그룹 발(發) 물량 취급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큐온캐피탈은 두산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지게차, 굴삭기, 휠로더, 터닝센터, 머시닝센터 등 할부·리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게차는 (주)두산, 굴삭기와 휠로더는 두산인프라코어, 터닝센터 머시닝센터는 두산공작기계(MBK파트너스 인수) 물량을 취급한다.

애큐온캐피탈의 영업자산(Gross) 대비 두산그룹 물량 비중은 2016년 말 약 15%에서 2018 년 9 월 말 약 23%로 증가했다. 할부리스자산 중 80%가 두산그룹 계열 물량이다. 정확히는 두산그룹 계열사로부터 각종 기계들을 사들이는 구매자들이 애큐온캐피탈의 주 소비층이다.

애큐온캐피탈은 2017년 1월 두산캐피탈을 흡수합병했다. 두산캐피탈의 핵심사업인 기계금융을 기반으로 물적금융이 강화됐다. 더불어 애큐온저축은행 인수로 리테일금융 조정, 통합 IT시스템 구축 등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사업기반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9월 기준 애큐온 캐피탈의 전체 영업자산은 2조2494억원으로 2016년 1조7285억원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 애큐온캐피탈의 자산 구성 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그러나 최근 두산그룹의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우발채무 부실화 우려가 계속 제기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19일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BBB+)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요건으로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 감소·수주부진 ▲자체적인 현금흐름 창출 부진 ▲상각전영업이익/매출 지표 5% 미만 지속 ▲총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 지표 9배 초과 지속을 제시했다.

두산중공업의 순현금흐름은 계속해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2017년보다 약 600억원 감소한 4048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단기차입금은 계속 늘어나 1조9780억원을 기록했다.

두산건설 또한 작년 12월 20일 신용등급이 BB+(부정적)에서 BB(부정적)으로 하락했다. 두산건설은 과도한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으로 매년 당기순이익 적자를 내고 있다.

박신영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수익 창출 능력 대비 과중한 차입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현 수준의 영업 창출 현금으로는 이자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두산건설은 사업 부문을 주택·건설로 집중했다. 이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한다. 작년 11월 30일 기준 PF 관련 우발채무는 31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박 연구원은 “두산건설의 우발채무는 두산건설 자체의 부담”이라며 “과거 사례를 고려했을 때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과도한 부채에 따른 재무부담을 가지고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다만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는 BBB급의 한계를 극복하고 공모시장에서 증액발행에 성공하는 등 재무건전성 가꾸기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두산그룹 의존도가 높은 애큐온캐피탈의 할부리스 금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박광식 한기평 금융실장은 “만약 두산그룹의 영업 물량이 줄어들어 애큐온캐피탈의 수익성 등 자산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다만 이 경우 애큐온캐피탈이 두산그룹 외에 다른 사업을 확장하는 등 회사의 계획과 실현상황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애큐온캐피탈 관계자는 “두산그룹과 현재는 직접 여신거래를 하고 있지 않아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애큐온캐피탈은 수익선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 및 엄격한 심사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