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UAE 유망 벤처기업과 협력, 글로벌 전략에 속도를 낸다. 현지에 공인 암호화폐 거래소를 설립한다고 12일 발표했다.

빗썸은 최근 UAE의 엔벨롭(N-VELOP)사와 암호화폐 거래소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조인트벤처·JV) 설립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UAE에서 최초의 정부 공인 법정통화(FIAT) 거래소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의 암호화폐 가이드 라인이 명확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엔벨롭은 아부다비 정부의 사업파트너인 E11 투자펀드와 아시아계 벤처캐피털 트릴벤처스그룹이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기업이다. 빗썸은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오일머니가 풍부한 중동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설명이다.

▲ 빗썸이 중동에 진출한다. 출처=빗썸

빗썸의 글로벌 전략 자체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빗썸은 2018년 미국 핀테크 기업 시리즈원(seriesOne)과 계약을 맺고 증권형 토큰 거래소 구축을 위한 투자와 기술 지원에 나서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인가를 받으면 현지에 증권형 토큰 거래소를 설립하며 빗썸은 기술을 제공하는 한편 거래소 사업을 담당한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외부 전략도 눈길을 끈다. 2018년 9월 러시아 가즈프롬뱅크의 올렉 왁스만 부회장, 예카테리나 프롤로비체바 부사장을 비롯해 가즈프롬뱅크의 전략적 파트너사인 디지털호라이존의 이리나 왁스만 매니징 디렉터, 러시안퀀텀센터(RQC) 루슬란 유느소프 최고경영자(CEO) 등 7명이 빗썸을 방문했으며 이 자리에서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가즈프롬뱅크는 러시아 최대 에너지 국영기업 가즈프롬의 금융자회사로 러시아 3대 은행이다. 가즈프롬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과 긴밀히 연결됐으며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20%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가스 생산 업체다. 빗썸이 이들과 연결고리를 확보할 경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평가다.

빗썸이 올해 최재원 대표 체제로 전환된 점도 비슷한 행간이다. 최 대표는 정통 금융인 출신이면서 빗썸에서 글로벌 경영을 총괄한 인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빗썸의 글로벌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국내의 가이드라인 부재, 해외 시장의 기회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