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11일(현지시각)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과 관련해 긴장감 속에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막판 협상 타결을 통한 시한 연장과 다음달 2일 관세 인상 등을 놓고 투자자들이 저울질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1%(53.22포인트) 하락한 2만5053.11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07%(1.92포인트) 오른 2709.8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13%(9.71포인트) 상승한 7307.90에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헬스, 커뮤니케이션서비스, 유틸리티를 제외하고 8개의 업종이 상승했다. 재량소비재 0.18%, 에너지 0.21%, 금융 0.46%, 산업 0.55%, 소재 0.19%, 기술 0.05%가 내렸다.

종목별로는 모간 스탠리가 캐나다의 솔리움 캐피탈을 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에 나선 가운데 1% 이상 밀렸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캐너코드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높인 데 따라 3% 가까이 뛰었고, 버거킹의 모기업인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은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동일점포매출을 호재로 2% 가량 상승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이 베이징에서 이날부터 담판을 벌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내달 1일 시한까지 회담 결과에 촉각을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달 2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는 최악의 경우가 현실화될 경우 양국 모두 작지 않은 경제적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보좌관들 사이에 비공식적으로 논의됐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일정 부분 진정시킨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시한인 3월1일 이전에 시 주석을 만나고 싶어하지만 이달 27∼28일로 잡힌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변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시 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을 2017년 4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한 바 있다.

기업 실적도 혼조를 보였다. 모건스탠리가 보고서를 내고 S&P500 기업의 이익이 2분기 연속 감소하는 침체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뱅가드의 그레그 데이비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향후 10년간 미국 증시 수익률이 연간 평균 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4년 전만 해도 우리는 8%의 수익률을 기대했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CIO는 “우리의 전망은 분명히 낮아졌다”면서 “크리스마스 이브 최저치 이후 15%가량 오른 S&P500지수는 현재 적정한 가치의 윗자락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증시 수익률 및 기업실적이 둔화하고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어 미국인들은 더 많이 오래 저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렌트 슈트 전략가는 “투자자들도 무역 협상 결과를 지켜보며 관망하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시 대표는 보고서에서 “호재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면서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둬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