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사 뷰티 프리미엄 브랜드 ‘비디비치(VIDIVICI)’가 면세점에서 신흥 뷰티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벌써 매출 100억원 돌파하면서 면세 뷰티 필수템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 바디비치의 베스트 셀러인 폼클렌징과 일루미네이션 제품.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2년에 인수한 자체 화장품 브랜드로, 자사 화장품 중 최고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년도별 총매출액은 2016년 101억, 2017년 229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단독 브랜드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하며 전년대비 5배 상승한 1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바디비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인수 된 이후 끊임없는 투자와 제품 개발을 통해 2017년 처음으로 5억7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러한 매출의 꾸준한 성장은 면세점 업계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비디비치의 1월 면세점 누계매출이 11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회사가 계획했던 1월 매출 목표인 100억원 달성을 초과한 수치다. 또한 지난 1월 하루에만 2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일 매출 최고 기록을 세운바 있다. 이에 비디비치는 지난해 1000억원 돌파 달성에 이어 올해 말 브랜드 매출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업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면세점 실적이 면세점 업황에 대한 여러 우려 속에서 달성한 결과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1월~2월은 면세점의 비수기인데다 중국에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면세점 매출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최근 면세점에서는 중국 내에서 확고한 수요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에만 고객이 몰리고 있다”면서 “중국 내에서 비디비치 제품들이 히트를 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많은 고객들이 매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디비치는 지난해 중국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 폼’은 230만개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2016년 4월 출시한 클렌징 폼은 지난해 중국 내 인기 방송프로그램인 ‘미스뷰티’에서 전 세계 클렌징 폼 제품 중 종합 4위, 건성 피부용 베스트 3위로 소개된 적 있다.

출시 이후 중국의 SNS 인플루언서 왕훙과 중국 보따리상 사이에서 ‘모찌 세안제’라는 별명이 붙으며 입소문이 크게 났다. 이 제품은 찹쌀떡같이 쫀쫀한 피부를 만들어준다는 이유로 인기가 높다. 한국 여성들의 촉촉하고 매끄러운 피부 결을 갈망하는 중구의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사용 후기도 쏟아지고 있다.

또한 올해 초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는 비디비치 웨이보지수가 최근 90일 평균 대비 12183%라는 폭발적인 수치로 증가했다. 웨이보지수는 포스팅 뷰와 좋아요 수, 공유, 검색량 등을 웨이보만의 계산방식으로 산출하는 지수로 현재 화제가 되는 이슈와 트렌드를 한 눈에 보여주는 지표다.

이처럼 중국 내 비디비치의 인기가 높아지자 중국 최대 커뮤니티형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샤오홍슈’가 먼저 비디비치에 공식 브랜드관 입점을 제안했다. 이에 비디비치는 지난 1월 공식 으로 비디비치 브랜드관을 오픈하고 현지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비디비치 관계자는 “샤오홍슈의 비디비치 입점 제의는 특별한 케이스”라면서 “모든 화장품 브랜드들이 입점하고 싶어하는 곳에 역으로 제안이 들어와 공식 브랜드관을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디비치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전략은 무엇일까. 비디비치는 중국 내에서 세안제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프리미엄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점에 집중했다. 품질과 패키지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 수준으로 올리고, 가격은 럭셔리 브랜드 절반 수준으로 책정한 전략을 세운 것이다.

클렌징폼 제품이 한번 인기를 얻자 연관 제품인 메이크업 베이스 ‘스킨 일루미네이션’의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이스 제품이 110만개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중국 현지 매장없이 오직 면세점과 현지 직구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중국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제품을 개발한 전략이 적중했다”면서 “비디비치가 중국 고객들 사이에서 해외 럭셔리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품질을 갖고 있다고 입소문이 난 만큼 앞으로 다른 제품들도 밀리언셀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비디비치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배우 송지효를 모델로 발탁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는 이 외에도 인기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으로 유명한 배우 송지효와 중국에서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린 한 채영을 모델로 발탁하면서 인지도를 쌓은 점도 한몫했다.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연예인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K-뷰티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하게 굳혔다.

비디비치는 올해 보다 적극적인 브랜드 운영과 핵심 상품 육성에 나선다는 포부다.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 폼 같은 히트 상품을 10개 이상 만들 계획이다.

▲ 비디비치의 뉴오더 듀얼액티브 세럼 제품.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이에 비디비치는 지난 1월 첫 전략 상품으로 뉴오더 듀얼 액티브 세럼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품질이 뛰어난 제품에는 고가라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중국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반영했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철저하게 중국시장을 겨냥해 고기능성의 최고급 제품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뒀다.

또한 계속해서 중국 밀레니얼 세대를 면밀히 분석해 전략상품을 개발하고, 중국에서 영향력이 높은 왕훙과 면세점 VIP를 위한 다양한 초청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주문량 증가에 따른 제품의 원활한 공급을 준비할 예정이다. 상품 품절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위해 비디비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인 클렌징 폼은 월 100만개, 스킨 일루미네이션은 월 60만개까지 생산가능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 담당자는 “기획 단계부터 중국 시장을 철저히 분석해 전략 상품을 개발하고, 폭발적인 주문량에 대비해 생산설비를 확장한 결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비디비치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진 만큼 올해 1월의 성과가 연말까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제나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랜드 인큐베이팅 능력, 캡티브 유통망, 자본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서 “비디비치에 이어 연작의 글로벌 시장 안착 시 안정적 성장을 시현하는 화장품 업체로서 현재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디비치의 매출액이 작년 약 12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증가하고 작년 약9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수입 브랜드의 성장과 신규 화장품 브랜드 연작의 매출 기여가 예상된다”면서 “이들 브랜드는 중장기적으로 신세계그룹의 화장품 사업 성장의 중심에 있으며 진입장벽이 높은 고가 화장품을 공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패션 부문은 2~3%에 불과한 낮은 영업이익률과 해외 자회사 관련 투자비용 불확실성으로 실적 가시성이 낮다”면서 “올해 실적과 주가는 화장품 사업 성장에 연동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