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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규제, 중국과 인도 '온도차' 극명권력 유지 위한 극단적 조치 vs 시장 질서 개선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세계 인구 1위인 중국(약 14억2000만명)과 2위인 인도(약 13억6800만명)으로 세계 최대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두 나라에서 올해 나란히 주목할 만 한 변화가 일어나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월부로, 인도는 2월 1일부로 자국의 전자상거래 산업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거래가 기본인 전자상거래에 대한 규제 자체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두 나라의 규제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분명한 온도차가 있다. 

지난해 8월에 열린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5차 회의에서 중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전자상무법(中华人民共和国电子商务法, 이하 전상법)’이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2019년 1월 1일부로 중국의 모든 전자상거래 업체들에 적용됐다. 총 7개 장, 89개 조항으로 이뤄진 중국 전상법의 주요 내용으로는 웨이상(微商·모바일 메신저로 상품을 홍보·판매하는 상인)의 전자상거래 경영자 범주 포함, ‘타오바오(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입점 자영업자의 정식 사업자 등록 의무화 등이 있다.  

   
▲ 중국 전자상거래법 2장 일반규정 원문과 번역본. 출처= 중국 전국 인민대표상무위원회

과거 특정 산업분야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개입이나 규제 강화는 글로벌 업체들의 중국 내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는 ‘자국 업체 보호’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 전상법은 초고속 성장과 함께 발생한 여러 가지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의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자 하는 지향점이 있어 이전의 규제와는 다르게 해석되고 있다. 

전상법의 다른 규정에는 소비자가 남긴 서비스 평가내역 조작 금지, 소비자 권익 침해 시 판매자가 아닌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책임 부담 그리고 택배 배송기한의 엄수 등 철저한 소비자 측면의 업계 개선에 대한 내용들이 명시돼있다.  

일련의 규제들은 ‘가품(假品)’ 유통의 온상으로 불리는 중국 온라인 마켓들의 대외 신뢰도를 올리기 위한 조치로도 여겨지면서 중국 내부, 혹은 현지 전자상거래 업계에 진출해 있는 해외 업체들에게도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이 자사 브랜드를 무분별하게 베껴 만든 제품들이 유통됨으로 얻는 여러 가지 피해가 줄어드는 것을 기대할 수도 있게 됐다. 

그러나 중국과 약 한 달 가량 기간을 두고 실시되는 인도의 전자상거래법 규제는 인도 자국 내에서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짧은 기간에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인도상공회의소연합회(Assocham)가 조사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09년 38억달러(약 4조2200억원)에서 2015년 230억달러(약 25조5000억원)까지 6배 가까이 커졌다. 

이는 인도 정부의 정책과도 관게가 있다. 지난 2014년 취임한 인도의 모디 총리는 ‘디지털 인디아’, ‘스타트업 인디아’ 등 슬로건을 내세우며 해외 IT·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자국 진출과 투자를 적극 유치했다. 이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확장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은 지난 2013년 인도 시장에 진출했고, 비슷한 시기 이베이(eBay)는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 스냅딜(Snapdeal)에 1억3400만달러(약 1380억원)를 투자했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는 인도 시장의 아마존을 견제하기 위한 현지 전자상거래 업계 1위 업체인 플립카트(Flipkart)를 150억달러(약 16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지난해 그간 추진해 온 정책의 방향과 반대되는 전자상거래 규제를 논의한다. 규제 정책의 핵심은 온라인 기반 사업자가 인도 제조업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해당 업체 제품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는 것 그리고 특정업체 제품의 매출이 동일한 품목군에서 판매 점유율 25%가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 전자상거래 업체에 대한 인도 정부의 완강한 태도는 업계에 큰 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인도에서 열린 한국-인도 확대회담에 참석한 모디 총리. 출처= 뉴시스

규제의 시행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시장 지배사업자인 플립카트와 아마존은 “인도 정부가 시행하는 모든 법을 준수하겠다”는 의견을 전하면서 “사전 준비를 위해 법안 시행을 몇 개월만 늦춰달라”고 요청했으나 인도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지난 2월 1일부로 칼같이 법안을 시행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wC)는 “규제의 시행으로 올해 인도 전자상거래 업계는 8억달러(약 8998억원)의 매출이 감소하고, 향후 3년간 450억달러(약 50조원) 상당의 누적 매출이 감소해 인도 정부의 세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련의 배경에는 5월 총선을 앞둔 가운데 정부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한 모디 정권이 자국 업체들을 보호해 표심을 반전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인도 로컬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단체인 올인디아온라인벤더협회(AIOVA)는 아마존과 플립카트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정부에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세계 최대의 시장을 보유한 두 나라 전자상거래 업계의 급격한 성장은 매우 비슷했다. 그러나  이를 대하는 정부 정책에서 나타난 소비자 편익과 정치 논리의 간극은 성장의 궤적과는 매우 대조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9.02.12  06: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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