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한국의 성인 폐기능과 관련 비만보다 대사건강이 더 밀접한 영향을 준다고 조사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11일 김영균‧이혜연 평생건강증신센터 교수팀(호흡기내과)이 2012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센터를 방문해 건강검진을 받은 19~85세 1만71명을 대사건강과 비만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한 결과, 비만보다 대사증후군 보유 여부 등 대사건강이 폐기능과 더 밀접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비만이지만 대사적으로 건강한 단순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ity, MHO)과 질환 연관성에 관심이 높은 가운데, 우리나라 성인 약 1만명을 대상으로 폐기능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첫 대규모 연구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단순비만(MHO)이란 체질량지수로 평가하면 비만한 군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인슐린감수성이 높고 내장비만도가 낮으며 혈압이나 지질대사 이상의 빈도가 낮아 대사적으로 건강한 상태의 임상적인 표현이다.
연구 대상 중 단순비만군은 15.6%인 1,569명이고, 비만이면서 대상증후군이 있는 군( Metabolically unhealthy obese, MUHO)은 16.3%인 1,637명이었다.
비만은 아니지만 대사증후군이 있는 군(Metabolically unhealthy non-obese, MUHNO)은 8.0%인 804명이고, 비만이나 대사증후군이 없는 건강한 군(Metabolically healthy non-obese, MHNO)은 60.2%인 6,061명으로 가장 많았다.
폐기능 저하가 가장 심했던 군은 MUHO군이었으며 그 이후에 대사증후군만 있는 MUHNO군이 단순비만인 MHO군보다 더 폐기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만 있는 MUHNO군의 평균 노력성폐활량(FVC)은 90.7%, 1초간 노력성호기량(FEV1)은 97.2%로, 단순비만인 MHO군의 평균 FVC 92.1%, FEV1 98.6%보다 낮게 조사됐다.
폐기능 검사는 2가지 항목을 측정한다. 폐활량(공기를 최대한 들이마셨다가 최대한 내쉬는 양, FVC)과 1초 호기량(1초 동안 강하게 불어내는 양, FEV1)이다. 폐활량은 나이, 성별, 키, 인종에 따라 정상 수치가 있는데, 건강한 사람의 FEV1은 FVC의 80% 이상이다.
연구진은 비만은 신장과 체중의 비율을 사용한 체중의 객관적인 지수인 체질량지수 25kg/m2이상이고, 대사건강은 대사증후군의 여부로 정의했다.
대사증후군이란 허리둘레(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 혈액내 중성지방(150mg/dl 이상), HDL콜레스테롤(남자 40mg/dl, 여자 50mg/dl 미만), 혈압(130/85㎜Hg 이상이나, 혈압 약을 먹고 있는 경우 포함), 공복혈당(100mg/dl 이상, 100미만이라도 과거 당뇨병을 앓았거나 당뇨병 약을 먹고 있는 경우 포함) 등 5가지 주요 건강지표에서 3가지가 기준치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이혜연 교수는 “기저 폐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 특히 정상체중이라도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폐기능이 저하될 수 있고, 이는 기도나 폐질환의 발병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균 교수는 “폐기능 저하는 또한 심혈관질환 등 다른 합병증 위험을 높이므로, 정상 체중이라도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대사질환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SCI급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