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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피하는 ‘법’①] 잘 쓴 임대차계약서 하나로 ‘깡통전세’분쟁 피한다
   

# A씨는 얼마 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신혼희망타운’에 당첨되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으나, 마음이 편치 않다. 분양대금 잔금을 치르려면 현재 세 들어 살고 있는 아파트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돌려받아야 하는데, 임대차기간이 끝난 지 벌써 몇 개월이 지났음에도 집주인은 차일피일 이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답답한 마음에 집주인에게 ‘전세금’ 반환을 독촉하면,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그 돈을 받아 A씨에게 돈을 돌려줄 수 있는데, 줄곧 ‘전세가’가 내려 그만한 돈을 내고 세 들어 살겠다는 사람도 없어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소식도 A씨로서는 달갑지 않다. 계속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 혹시나 A씨가 돌려받아야 할 ‘전세금’도 못 찾는 경우가 발생하면 어쩌나 싶어 A씨는 요즘 ‘전세금’ 생각만 하면 골치가 아프다.

최근 서울 기준 연속 12주째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덩달아 ‘전세가’까지 내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때 ‘전세 대란’으로 ‘전세 난민’ 생활을 전전했을 세입자로서는 분명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지만, 앞선 A씨의 경우를 보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 역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다음 세입자로부터 ‘전세금’을 받아 ‘전세금’을 반환하는 거래관행상, 만약 ‘전세가’가 떨어지면 집주인에게 지급한 ‘전세금’만큼 돌려받기 어려워지거나,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져 집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아파트 입주 물량의 증가와 전세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세입자들은 ‘깡통전세’ 문제를 어떻게 피해갈 것인가에 대한 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개념부터 정확히 짚고 넘어가보자. 일상적으로, 심지어 언론에서조차 ‘전세’, ‘전세금’과 같은 표현을 쓰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는 ‘주택임대차’, ‘주택임대차보증금’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맞다. 물론 ‘전세’ 제도는 우리나라 고유의 법제도로서 지금도 일부 활용되고 있고 일반적으로는 ‘임대차’보다 훨씬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는 사실상 사문화된 제도이기 때문이다. 1981년부터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임법)상의 임대차제도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전세’ 제도보다 임차인을 보호하는 정도가 두텁고, 임대인 입장에서도 ‘전세’ 제도보다 편리해 실무에서는 압도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에 현실적으로 매우 빈번하게 쓰이는 주임법상의 임대차계약을 전제로 ‘깡통전세’를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리하기로 한다.

   

분쟁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제대로 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깡통전세’ 문제를 피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부동산등기부등본의 내용부터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등기부등본(등기사항전부증명서)은 ‘표제부’, ‘갑구’, ‘을구’로 크게 나누어볼 수 있는데, 임차인으로서는 ‘표제부’에 기재된 주소와 임대차계약서상의 주소, 그리고 자신이 전입신고를 하려는 주소가 모두 일치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특히 ‘표제부’에 기재된 주소와 자신이 전입신고하려는 주소가 서로 다르면 주임법에서 임차인에게 보장하고 있는 대항력, 우선변제권 등 각종 권리가 전혀 보장되지 않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갑구’와 관련해서는 현재 소유자와 임대차계약상의 소유자가 서로 일치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만약 각 소유자가 서로 다르면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민사소송에서 승소를 하더라도, 해당 판결문으로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거나 이미 진행 중인 경매절차에서 임대차보증금을 우선변제받기 어렵다. 또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이미 부동산등기부등본 ‘갑구’에 가압류나 가처분 등기가 마쳐져 있거나 ‘을구’에 저당권 등이 설정되어 있다면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임차인이 1순위로 임대차보증금을 받을 수 없으므로, 이러한 부동산은 아예 처음부터 임차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한편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임차인은 부동산을 인도받자마자 그날로 주민등록상의 주소를 부동산 주소지로 이전해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까지 받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단 이러한 절차를 마친 후에는 함부로 이사를 가거나 주민등록상의 주소지를 옮겨서는 안 된다. 주임법상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에는 부동산을 제대로 ‘점유’하고 ‘주민등록’상의 주소를 계속적으로 유지하는지 여부가, 임차인에게 주임법상의 권리를 보장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주민센터 등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어느 시점에 이 같은 절차를 밟았느냐가 간발의 차이로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짓는 사례가 수도 없이 많다. 때문에 단 하루라도 빨리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는 것이 ‘깡통전세’가 쏟아지는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임대차보증금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2.10  20: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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