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국제유가 올랐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간 무역협상에 우려와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수요 감소 전망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8일(현지시간)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0.13%(0.07달러) 오른 배럴당 52.7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만남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하루만에 2.5% 하락하는 등 일주일새 4.6% 내림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55%(0.34달러) 오른 배럴당 61.97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주간으로 1.24% 하락했다.

이날 유가는 이틀간 하락세 충격에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유가는 이번 주 유럽의 경제 지표 부진과 미·중 무역협상 우려 등으로 수요 둔화 전망이 다시 부각되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협상 마감 기한인 3월 1일 이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합의 과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양국은 이달 말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최종 타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헤리 칠링귀리안 BNP파리바 상품시장 전략가는 “거시적 리스크가 원유 수요에 대한 부진 우려를 키우는 상황”이라고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전했다. 카르텐 프리치 코메르츠방크의 원자재 연구원은 “경제 우려 확대와 주식시장 하락, 미·중 무역 갈등이 해결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 유가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6개월간 강세를 보인 미 달러화 역시 유가를 압박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주는 ICE 달러지수는 0.13% 오른 96.417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 가치는 이번 주 들어 1.2% 상승했다.

연초 랠리를 펼친 유가는 지난 1월 중순 이후 브랜트유 기준 배럴당 60~63달러의 박스권에서 머물고 있다. 브랜트 유가가 이 밑으로 떨어진다면 유가 하락속도에 불붙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유 수요 감소를 자극하는 무역갈등의 우려와 유럽연합(EU)이 유로존의 올해 성장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리스크까지 가해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의 감산 협력에 대한 비관적인 소식도 전해졌다. 러시아 석유 대기업 로즈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사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OPEC의 감산은 미국의 전략에 놀아나는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에 따라 OPEC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가 약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부상했다.

한편 미국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가 지난주보다 7개 늘어난 854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