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판매량(6만440대)이 2018년 1월 대비 17.5%나 증가했다. 1월 국산 승용차 판매량(11만7464대)의 절반(51.5%)이 현대차의 자동차다. 눈에 띄는 것은 SUV 판매량이다. 중형 SUV 싼타페(7001대) 인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신규 출시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5903대)가 가세했다. 팰리세이드는 국내 대형 SUV 역사상 역대 최다 월 판매 실적을 세웠다. 팰리세이드는 지금 예약하더라도 출고가 4개월이 늦는데도 인기몰이가 여전하다. 이런 대형 SUV를 선택한 예비 오너는 어떤 사람들일까.

▲ 팰리세이드 개인 연령별·성별 구매 비중. 자료=현대자동차

새로운 아빠차 등극?

현대자동차가 2018년 12월 사전계약 첫날부터 8일 동안 계약된 2만506대의 팰리세이드 구매자 데이터에 따르면 팔리셰이드를 구매자들의 평균 연령은 47.5세로 남성의 선택을 많이 받았다. 계약자의 남성 소비자 비율은 85.2%로 여성 소비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를 보면 팰리세이드 보다 한 체급 아래인 싼타페(TM)의 남성 소비자 비율이 80.5%인 것과 비교가 두드러진다. 남성 고객의 연령층을 보면 40대 이상이 많다. 팰리세이드 남성 계약자 중 40대 비율이 37%로 가장 높다. 50대가 26.9%로 그 뒤를 잇는다. 30대와 20대 비율은 각각 21.2%, 2.0%다.

▲ 대형 SUV 경쟁모델과 비교. 자료=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의 소비자 연령층을 보면 기존 대형 SUV와 비교했을 때 젊어졌다. 국산 대형 SUV의 주 구매층이 50대 이상인 것과 비교했을 때 팰리세이드 소비자 연령대는 40대가 중심이다. 경쟁 차종인 렉스턴이나 모하비는 50대 지지율이 가장 높다. 30대와 40대, 50대에 걸쳐 선호도가 약 25%대로 고르게 분포된 싼타페와 달리 팰리세이드는 30~40대의 선호도가 각각 36.5%와 21.6%로 높다. 보통 중형 SUV는 젊은 층, 대형 SUV는 장년층이 탄다는 통념에서 벗어난 통계다.

그렇다면 수입 대형 SUV와 비교하면 어떨까. 수입 대형 SUV와 비교를 통한 선호도를 보면 50~60대가 팰리세이드를 선택했다. 최근 들어 30대 구매 비중이 부쩍 높아진 수입차 시장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50대 이상부터는 팰리세이드가 수입 대형 SUV를 따돌리고 소비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50대에서 26.8%가 팰리세이드를, 19.7%가 수입 대형 SUV를 찾았다. 30대에서는 32.8%가 수입 대형 SUV를, 21.6%가 팰리세이드를 구매했다. 30대는 수입 대형 SUV를 선호하지만 40대부터는 선호도 차이가 크게 줄어 1.1%에 그친다. 이는 팰리세이드 가격대가 3000만~4000만원대에 형성되지만, 수입 SUV와 사양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40대 이상이 합리적인 소비를 선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팰리세이드 구매자 세부 주요 차급별 이전 차종. 자료=현대자동차

‘차급 업그레이드 재구매’ 구매 유형 3가지

팰리세이드를 구매한 소비자의 유형은 3가지로 나뉜다. 그중 가장 많은 유형은 ‘중형 SUV 보유 고객’으로 22.7%다. 여행과 레저를 위해 더 큰 공간을 갖춘 대형 SUV를 찾는 것. 팰리세이드는 길이 4980mm, 너비 1975mm, 축간거리 2900mm다. 싼타페와 비교하면 축간거리가 무려 135mm 더 길다. 경쟁차로 꼽히는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과 비슷한 덩치지만 실내 거주성과 관련있는 축간거리는 가장 긴 수치를 확보했다.

15%를 차지한 ‘준중형 자동차 보유 고객’도 눈여겨볼 만 하다. 이들은 30대에 결혼한 후 자녀가 초등학생 이상의 연령대가 되고 본인도 40대가 되자 대형 SUV의 필요성을 느끼는 소비층이다. 쉽게 말해 결혼 전후로 중소형 세단을 10년 가까이 타다가 가족과 함께 탈 차를 사기 위해 팰리세이드를 택한 셈이다.

대형 SUV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대형 세단 소비자 15%도 팔리세이드를 선택했다. 차체 사이즈는 대형으로 유지하되, 차종을 세단에서 SUV로 바꿔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중장년층 소비자가 대다수다.

▲ 팰리세이드 트림별 세부사항 선호도. 자료=현대자동차

소비자는 어떤 사양을 택했나? ‘돈 내더라도 고급감 잡겠다’

팰리세이드 구매자의 트림 선택 유형을 보면 비용을 더 내더라도 효율성을 중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팰리세이드는 7인승과 8인승의 시트 구성, 디젤과 가솔린의 엔진 구성 등으로 판매된다. 가격을 비교하면 7인승이 8인승보다 약 29만 원, 험로 주행 모드를 추가한 4WD 구매 시 2WD보다 약 231만 원 비싸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4WD 선택 고객은 44.4%로 높은 점이 눈에 띈다. 또 7인승과 8인승 구매 비율을 보면 76.4%대 23.6%로 7인승 선호도가 높다. 비용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7인승 시트 구성을 선택해 2열을 좀 더 넓고 안락하게 사용하려는 소비자가 많다.

엔진 선호도를 보면 가솔린이 많은 선택을 받았다. 앞서 출시된 싼타페 TM의 경우 13.2%가 가솔린 엔진을 선택했던 것과 비교해 팰리세이드는 22.6%의 소비자가 가솔린 엔진을 선택했다. 최근 가솔린 SUV 선호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구동방식은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의 비율이 각각 55.6%와 44.4%로 나타난다.

색상은 5가지 외장 컬러 중 화이트 크림이 전체 선호도에서 45.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어서 타임리스 블랙이 24.1%, 스틸 그라파이트 20.3%, 문라이트 클라우드 8%, 타이가 브라운 2.2% 순이다. 이러한 순서는 연령대별 선호도에서도 거의 그대로 이어진다. 

▲ 팰리세이드 사전계약 소비자 성별 색상 선호. 자료=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