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유플러스가 케이블 CJ헬로 인수에 나서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 CJ그룹이 이미 CJ헬로 매각 비용을 산정한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이사회를 열어 최종 결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LG그룹 내부에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관련되어 상당부분 진척사항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유료방송 인수합병에 최근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실제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8년 8월 CJ헬로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뜬금없는 소문'으로 술렁인 바 있다. 매물로 나온 CJ헬로가 '나를 품어줄 누군가'를 기다리며 일종의 몸값 올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LG유플러스가 결국 예정대로 CJ헬로의 손을 맞잡는 것으로 결론이 나는 분위기다.

▲ 하현회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LG유플러스

SKT는 실패..CJ헬로 품는 LG유플러스?
CJ헬로는 2015년 CJ헬로비전으로 활동하던 당시 SK텔레콤의 구애를 받은 역사가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당시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유료방송 업계의 맹주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2016년 4월까지 지분인수를 마치고 SK텔레콤의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CJ헬로비전에 흡수시킨다는 야심만만한 계획을 세웠다.

SK텔레콤의 야심은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수합병 불허 원칙으로 깨졌다. 공정위는 “경쟁제한적 우려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기업결합 자체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독과점 우려가 크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질적 성장을 이끌고, 나아가 소비자 후생 증대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했다”며 “그 동안 SK텔레콤은 최선을 다해 이번 인수합병의 당위성을 강조했으나, 결과적으로 관계기관을 설득하지 못하고 불허 결정을 받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에 있던 최순실 씨와 SK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빅딜이 깨졌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유료방송 업계는 IPTV 업체의 몸집 불리기와 케이블 업체의 위축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심각한 양극화에 시달렸다.

IPTV가 유료방송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며 KT가 발 빠르게 나섰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며 체력을 키웠다. 일각에서 국내 미디어 시장을 교란시키는 원흉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넷플릭스와 연합전선을 꾸렸으며, 이를 중심으로 강력한 시장 장악력을 키우고 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의 푹이 만났다. 두 회사의 결합은 넷플릭스를 의식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 콘텐츠 시장에 막강한 투자를 단행하는 넷플릭스는 글로벌 플랫폼 인프라까지 동원해 미디어 시장에 스며들고 있다. 통신사와 날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협력 관계도 타진하면서, 코드컷팅이 통하지 않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개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나서며 IPTV의 '케이블 MSO 쇼핑'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당장 딜라이브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된 상태에서 무한경쟁 체제가 본격화된 가운데, LG유플러스는 힘있는 행보를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지상파와의 연합전선을 꾸리며 5G 전략에 집중하는 한편, 딜라이브 등 매물로 나온 케이블의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KT는 유료방송 업계 1위의 자리를 지키며 순항하고 있으나 그 이상의 외연확장에는 소극적이다. 역시 케이블 MSO 쇼핑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