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은 CG인가 실사인가. 출처= 네이버 영화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우선 칭찬부터 하고 시작하자. <알리타: 배틀 엔젤>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아바타>보다 먼저 영화로 만들려고 애썼다가 좌절됐다는 ‘그 작품’의 명성답게 SF영화로써 아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의 원작 만화인 ‘총몽(銃夢)’의 어두운 세계관과 배경을 영화로 구현한 것들을 보면 세계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대작 <아바타>의 제작진이 만든 작품이라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즉, <알리타: 배틀 엔젤>은 SF영화의 생명과도 같은 시각적 요소 측면을 영화의 최대 강점으로 극대화시킨 것에 성공한 것 같다. 여기에 더해진 호쾌한 액션도 볼만하다.

그러나 기자가 이 영화에 대해 내릴 수 있는 긍정적인 평가는 딱 여기까지다. 지금부터가 이 영화에 대한 진짜 의견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알리타: 배틀 엔젤>은 관객들에게 매우 불친절한 영화다. 왜냐? 배경이나 세계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해 영화의 스토리가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주인공 알리타의 진짜 정체와 관련된 ‘큰 사건’은 대체 왜 발생한 것인지, 영화 속 고철도시의 사람들과 원래는 ‘적(敵)’이었다 라고 설명되는 알리타는 자신의 정체에 대해 인식한 후에도 갑자기 왜 그들을 위해 싸우는 것인지 등 설명되지 않는 내용이 한둘이 아니다. 영화의 초반에서 중반까지 뭔가 잔뜩 늘어놓았다가 시간 제약에 쫒겨 후반부를 급전개시켜버리는 영화의 전개도 엉성하다.

그렇다보니 영화를 보다 보면 “저건 대체 무슨 뜻이지?”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많다.

▲ <해리포터>에 퀴디치 경기가 있다면 <알리타: 배틀 엔젤>에는 '모터 볼'이 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물론 원작인 ‘총몽’의 내용 자체가 워낙 암울하고 난해하기로 소문난 작품이고 세계관도 방대한 인지라 원작의 내용을 축약해 영화 한 편으로 구현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원작을 본 이들만이 이해하고 넘길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총몽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렇게 잘 알려진 작품도 아니고.

불친절한 배경 설명, 스토리 급전개 그리고 관객들을 허무하게 만드는 마무리로 많은 이들을 실망시킨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 영화 2편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와 그 흐름이 매우 유사하다.

설명이 좀 부족해도 ‘이해할 사람은 이해한다’라는 의도인지 아니면 아예 속편 영화 제작을 염두에 두고 전편에서 부족했던 모든 것을 속편으로 설명하겠다는 의도인지 도무지 감이 잘 안 잡힌다.

정리하자면, 영화의 시각적 측면은 더할 나위 없이 좋으나 관객에게 영화의 스토리를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매우 부족한, 불친절한 작품으로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