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LS산전은 2018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S산전은 작년 매출액 2조 4850억원, 영업이익 205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17년보다 각각 6%, 29.4% 늘어난 수치다. LS산전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전력, 자동화 기기 부문서 안정적 성장을 이뤘고, 스마트에너지사업도 흑자 전환에 성공해 작년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LS산전 청주 2사업장에 설치된 FEMS(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 스테이션 전경. 출처=LS산전

PCS기반 ESS 사업 주도

LS산전 스마트에너지사업의 핵심은 ESS다. ESS(에너지저장장치)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 발생시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대형 배터리다. 특히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에서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공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ESS는 배터리, 전력변환장치(PCS), 전력제어시스템(PMS), 계통연계설비로 구성된다. 이 중 LS산전은 자체 개발한 PCS 기술로 국내외 ESS 사업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LS산전이 PCS기술에서 강점을 보이는 이유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전력전자기반 자동화 인버터·태양광인버터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LS산전 관계자는 “ESS시장 확대를 미리 예상하고 기존 사업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던 자동화와 전력전자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ESS용 PCS개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ESS시장서 LS산전은 최근 10년래 다양한 성과를 냈다. 2009년에는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스마트 리뉴어블 분야에서 한국전력 컨소시엄으로 참가해 풍력발전기와 연계한 ESS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면서 출력 안정화 ESS운영기술을 확보했다. 이어 2013년 8월에는 스마트그리드 보급지원사업의 ESS 공급업체로 부산 동래시장, 부산산업용품유통단지 등 2곳에 1MWh(메가와트시)급 ESS를 구축했다. 2015년에는 정부가 추진한 주파수조정용 ESS 시범사업에 참여해 신안성변전소에 52MW규모의 주파수조정용 ESS 구축을 완료했다.

▲ LS산전이 한국전력과 참여한 일본 치토세 태양광 발전소 전경. 출처=LS산전

작년 세아그룹·LS니꼬동제련 등에서 ESS 수주

차별화된 PCS 기술을 바탕으로 한 LS산전의 ESS 수주는 작년에 특히 빛났다. LS산전은 2018년 7월 맥쿼리캐피탈과 함께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세아씨엠 등 세아그룹 주요 계열사 5개 공장에서 단일 프로젝트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인 배터리 175MWh, PCS 34MW 규모의 ESS 설비 구축·운영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LS산전이 설계·조달·시공(EPC), 통합운영(O&M)등 ESS 구축 운영을, 맥쿼리캐피탈이 특수목적법인(SPC) 투자구조를 통한 사업구조화·개발·금융조달 등을 맡게 됐다.

세아그룹에 설치되는 ESS는 전기요금이 싼 심야전기를 저장한 다음 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싼 낮 시간대에 전력을 방전하는 부하평준화 방식을 사용한다. LS산전에 따르면 이 방식으로 향후 15년간 약 1300억원 가량의 전기요금 절감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비용 절감에 따른 수익은 SPC와 세아그룹이 일정 비율로 공유한다.

작년 5월에는 LS니꼬동제련과 삼양그룹으로부터 ESS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LS니꼬동제련 온산사업장에 배터리 36MWh, PCS 6MW 규모의 ESS 스테이션을 작년 8월부터 구축해 향후 15년 이상 운영 계획을 갖고 있다. 삼양그룹도 5개 공장에 ESS를 구축하고 향후 15년간 운영을 통해 연 평균 13억 4000만원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S산전이 자랑하는 PCS 제품은?

LS산전이 자랑하는 PCS는 ‘모듈러 스케일러블 PCS(Modular Scalable PCS)’다. 이 제품은 PCS의 핵심 부품인 펩(PEBB·Power Electronic Building Block)을 125~158kW 용량 단위로 모듈화해 최대 16개 병렬 연결이 가능한 제품이다. 펩은 직류(DC), 교류(AC) 차단기와 함께 PCS를 구성하는 일종의 변환기로, 직류로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에너지를 교류로 변환시키고 양방향 전력제어를 통해 ESS와 계통이 안정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모듈형 PCS는 확장성, 안정성, 경제성을 기존 PCS보다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이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기본 250kW에서 2.5MW까지 최대 10배 확장이 가능하다. LS산전 관계자는 “현재까지 PCS는 kW, MW 단위의 일체형 구조로 수주한 후 설계하고 생산하는 방식이어서 사용 중 용량 변경이 어려웠지만 모듈형 PCS를 통해 용량 변경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LS산전은 현재 자사의 주요 사업장에 다양한 ESS 설비를 구축해 가동하고 있다. LS산전은 2017년 청주사업장 내 태양광 발전 연계 ESS 설비 구축을 완료했다. 기존 태양광 2MW 발전설비에 1MW급 ESS용 PCS와 1MWh 배터리를 연계해 발전과 매전을 시작했다. 또 안양 연구개발(R&D) 캠퍼스에도 1MWh 급 비상전원용 ESS도 설치해 비상상황 발생시 최대 2시간 20분 동안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했다.

구자균 LS산전 회장은 “청주사업장에서 ESS 연계형 태양광 시스템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능력을 입증했다”면서 “국내 공장 최초의 MW급 태양광 연계 ESS 발전소인 만큼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LS산전은 이 설비를 통해 연간 최대 7억 7000만원의 전력판매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LS산전은 작년 12월에는 ESS분야 북미 최대 기업인 ‘파커 하니핀(Parker Hannifin)’의 EGT(Energy Grid Tie)사업부를 인수해 글로벌 스마트에너지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인수된 사업부는 LS산전의 북미 법인 산하 자회사인 LS Energy Solutions(에너지 솔루션스)로 새롭게 출발했다.

파커 하니핀의 EGT 사업부는 2007년 ESS 사업을 시작해 글로벌 수준의 ESS 시스템 및 PCS 설계, 제조, 구축, 서비스 등 핵심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를 기반으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유럽, 중남미, 호주,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진출해 누적 공급실적이 400MW(PCS 기준)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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