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종합 콘텐츠 기업 CJ ENM에게 연초부터 경사가 겹쳤다.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 영역에서 좋은 성과들이 나타나면서 올해를 순조롭게 출발하고 있다. CJ ENM의 영화사업부문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 그리고 제작에 참여한 영화 <극한직업>은 설 연휴 5일 동안 525만명의 관객들을 끌어 모으며 올해 첫 1000만 관객동원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또 CJ ENM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 <프로듀스48>로 탄생한 걸그룹 ‘아이즈원(IZONE)’은 일본 진출 후 첫 싱글앨범이 발매 당일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2019년 첫 1000만 관객 영화로 이름을 올린 영화 <극한직업>.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65억원으로 1000억원 벌어들이다 

영화 <극한직업>은 지난달 23일 개봉한 이후 순식간에 국내 영화계의 흥행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극한직업>은 지난달 23일 역대 코미디 영화 개봉 당일 최고 흥행기록, 역대 1월 개봉영화 중 개봉 당일 역대 1월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한 데 이어 역대 설 연휴 최다 누적 관객수 1위 기록까지 추가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통계에 따르면 <극한직업>은 설 명절 5일(2월 2일~ 2월 6일) 동안에만 525만7243명의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이러한 흥행에 힘입어 <극한직업>은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누적 관객 수 1130만404명을 기록하며 개봉 15일 만에 올해 첫 1000만 관객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극한직업>은 콘텐츠의 수익성으로도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 <극한직업>의 제작비는 약 65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국내 영화계에서는 제작비의 약 2배를 영화 상영으로 벌어들이면 한 작품이 BEP(손익분기점)을 맞춘 것으로 간주한다. 이렇게 계산한 <극한직업>의 손익분기점 기준 관객 수는 약 200만명이다. 이미 극한직업은 손익분기점 기준 관객 수의 5배를 넘어섰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일을 기준으로 <극한직업>은 914억8440만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서의 매출은 관객들이 영화관에 지불한 입장권 가격으로 올린 수익이다. 지난 5일 헐리웃 블록버스터인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이 개봉했음에도 <극한직업>이 박스오피스 1위에서 내러오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극한직업>의 영화 상영 수익은 100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이즈원, 일본을 사로잡다 

<극한직업>이 국내에서 올린 CJ ENM 영화 콘텐츠의 성과였다면, 해외에서는 음악 콘텐츠 부문에서의 성과가 들려왔다. 지난해 CJ ENM의 음악 채널 M.net은 일본 연예기획사와 협업으로 제작한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을 통해 글로벌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IZONE)’을 탄생시켰다. 지난해 10월 국내 데뷔 후 연말 가요제 신인상을 휩쓴 아이즈원은 지난 6일 일본에서 첫 싱글앨범을 발매했다. 이 앨범은 발매 당일 하루에만 19만3469장이 팔려나가 아이즈원을 오리콘(일본의 인기 음반·음원 순위) 차트 순위 1위에 올렸다. 더 놀라운 것은 같은 날 발매돼 18만3115장이 판매된 일본의 인기 남성 아이돌 그룹 ‘Kis-My-Ft2’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 일본 오리콘 차트 순위. 일간(6일 기준) 오리콘 차트 싱글앨범 판매 순위 1위에 오른 아이즈원 싱글 앨범. 출처= 일본 오리콘 차트 홈페이지

음반 1장이 일본에서 약 1만7600원(1760엔, 통상판 기준)에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아이즈원은 음반 판매로 하루 만에 최소 약 34억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아이즈원은 일본의 여성 아티스트 데뷔 음반 초동(1차 생산분) 판매기록 1위의 기록을 갈아치울수도 있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참고로 이 부문의 최고 기록은 일본의 여자 아이돌 그룹 '케야키자카46(欅坂46)'이 세운 26만1580장이다.   

물론, 아이즈원의 음반 판매 수익이 CJ ENM의 수익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은 크지 않다. 하지만 그룹의 탄생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것을 기획한 CJ ENM의 콘텐츠 제작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증명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유니버셜뮤직 재팬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 올라와 있는 아이즈원. 출처= 유니버셜뮤직 재팬

 실제로 아이즈원이 일본에서 올린 성과는 일본 내에 다시 성장하고 있는 한류의 분위기에 힘입어 현지 음반시장 공략을 도모한 CJ ENM의 기획에서 비롯됐다. 일본의 대형 기획사 AKS와의 협업, 현지 최적화 마케팅 그리고 아이즈원 음반 발매에 맞춘 <프로듀스48>의 현지 재방송 시기 조절 역시 모두 CJ ENM의 계획이었다.

일련의 성과들은 CJ ENM의 주가도 춤추게 만들었다. 설 연휴 직후 개장된 7일 주식시장에서 CJ ENM의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1일 대비 4%(8500원) 오른 22만1200원으로 마감됐다. 이는 지난 3주간의 거래 동안 –3%에서 +1%대를 오르락내리락 하던 CJ ENM의 주가 추이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같은 기간 거래량도 6만2487주에서 14만1929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 직전 거래일 대비 4%오른 7일 CJ ENM의 주가. 출처= 네이버 금융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CJ ENM의 성장 전망은 밝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속적 광고비 증가와 지난해 부진했던 영화 부문 실적의 개선 기대로 CJ ENM의 추후 전망은 밝다”면서 “이러한 전망들로 볼 때 CJ ENM은 장기 관점에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콘텐츠 역량을 증명한 CJ ENM이 올해에는 영화와 음악사업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2019년의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CJ ENM이 연초의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가에 대해 국내 콘텐츠 업계와 투자업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