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내 연구진이 퇴행성관절염과 관련, 단순히 노화에 따른 부수적인 질병이 아니라 동맥경화처럼 콜레스테롤 대사에 따라 능동적으로 유발되는 대사성 질환임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전장수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와 류제황 전남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관절연골 콜레스테롤이 퇴행성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임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관절연골이 파괴되고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콜레스테롤은 지방의 일종으로 생명현상 유지에 필수적인 성분이지만 동맥경화나 치매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성분이다.

▲ 왼쪽 사진의 왼쪽부위는 정상연골이 남아 있고, 오른쪽은 연골이 마모돼 아래 뼈가 노출됐다. 생쥐 대조군(Sham)은 적색으로 온전한 연골조직이 관찰되나 관절염을 일으킨 DMM 생쥐는 연골조직이 파괴돼 있다.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팀 관계자는 “관절 연골이 점진적이고 비가역적으로 닳아 없어져 유발되는 퇴행성 관절염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이지만 현재까지 명확한 발병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예방과 치료  방법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고 연구 필요성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생쥐에서 고농도의 콜레스테롤 식이요법이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을 촉진시키고, 사람과 동물의 정상연골에 비해 퇴행연골에서 콜레스테롤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있는 것을 분석해 콜레스테롤과 퇴행성관절염 발병 간의 높은 상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콜레스테롤에 따른 퇴생성관절염 유발 모식도.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팀 관계자는 “퇴행 연골세포에서 증가된 콜레스테롤은 CH25H와 CYP7B1 이라는 콜레스테롤 수산화 효소에 의해 옥시스테롤로 변환되고, 생성된 25-HC와 7α 25-HC라는 옥시스테롤은 전사인자인 RORα를 활성화시켜 연골기질을 분해하는 다양한 효소들의 발현을 유도하여 연골조직을 파괴함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콜레스테롤 수산화 효소는 콜레스테롤을 옥시스테롤로 전환하는 효소 단백질이다. 옥시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의 대사산물이다. 전사인자는 세포내에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정상연골에 비해 퇴행연골에서 콜레스테롤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유입되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증가된 콜레스테롤 대사산물이 일련의 과정을 거쳐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함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퇴행성관절염이 단순히 노화에 따른 부수적인 질병이 아니라 동맥경화처럼 콜레스테롤 대사에 의해 유발되는 대사성 질환인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전장수‧류제황 교수는 “이 연구는 퇴행성관절염이 단순히 노화에 따른 부수적인 질병이 아니라 동맥경화처럼 콜레스테롤 대사에 의해 능동적으로 유발되는 대사성 질환임을 밝혀낸 것”이라며 “퇴행성관절염의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집단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돼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월 7일자로 게재됐다.